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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남북 관계 순풍…실향민, 이산가족 상봉 '기대'

<앵커>

최근 2차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다시 순풍이 불면서, 북한에 가족을 두고 있는 실향민들은 이산 가족 상봉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남북한 당국 간 이산가족 상봉 논의도 급진전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국내 유일하게 실향민들이 집단으로 정착해 살고 있는 속초 아바이마을에 최경식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속초 청호동 노인회관은 이북이 고향인 실향민들의 대표 사랑방입니다.

최근에는 연이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고향을 주제로 한 대화가 끊이질 않습니다.

함경남도 북청군 양화면이 고향인 김진국 할아버지는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개입한 이른바 1·4 후퇴 때 12살의 나이로 남한에 넘어왔습니다.

그때만 해도 금방 돌아갈 줄 알았던 고향은 68년째 어렴풋한 기억 속에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미 100세를 훌쩍 넘긴 부모는 가슴 속에 묻은지 오래지만, 고향 생각은 한 번도 지워본 적이 없습니다.

[김진국 (79세)/함경남도 북청군 양화면 출신 : 남북이 이렇게 잘 되면 내 고향에 한 번이라도 가서 땅이라도 밟아보고 죽는 게 소원입니다.]

김 할아버지와 같은 고향에서 나고 자란 박규순 할아버지는 22살의 나이에 홀로 월남했습니다.

북에 있는 부모와 형제의 생사도 모른 채 혈혈단신으로 지내오다 어느덧 아흔을 맞았습니다.

비록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는 접었지만, 이산가족 상봉이 정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늘 한결같습니다.

[박규순 (90세)/함경남도 북청군 양화면 출신 : (정례화) 되면 좋죠. 서로 교류가 되면 가족끼리 서로 면회하고 만나고 대찬성이에요. 100% 그렇게만 된다면…]

다음 달 1일 열릴 예정인 남북고위급 회담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관련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 도내에 남아있는 이산가족은 3478명. 이산가족 생존자보다 사망자가 더 많아진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과 정례화를 기대하는 실향민들의 염원은 어느때보다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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