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려 2천만 원짜리 자전거 부순 '사고 조작단' 적발

최고 2천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외제 자전거를 가짜 교통사고로 망가뜨려 보험금을 타낸 '사기 조작단'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사기 및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이 모(41)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2016년 초 자전거 수리·판매점을 운영하던 이씨는 고가 외제 자전거를 이용하면 보험금을 한몫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해 함께 자전거동호회 활동을 하던 김모(38)씨를 꼬드겨 '가짜 사고'를 기획했습니다.

이들은 이씨가 매장에 보유하던 '치폴리니' 브랜드의 약 2천만원짜리 자전거와 '룩' 브랜드의 1천200만원짜리, '윌리어' 브랜드의 600만원짜리 등 자전거 3대를 이용해 범행했습니다.

첫 번째 범행은 2016년 4월 15일 송파구 한강공원 주차장에서 이뤄졌습니다.

자전거 세 대를 나란히 세워놓고는 김씨가 차를 후진시켜 들이받았고, 생각보다 파손 정도가 약하자 이씨가 발로 마구 밟거나 바닥에 질질 끌어 파손했습니다.

이 사고로 이들은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1천600만원을 챙겼습니다.

이들은 보험 사기 의심을 피하고자 주범 이씨의 지인인 이모(36)씨와 유모(34·여)씨를 동원해 보험사 측에 "김씨가 자동차를 후진하다가 이씨와 유씨가 세워놓은 자전거를 실수로 들이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1년 6개월가량 지난 지난해 10월 13일 또다시 '치폴리니' 자전거를 동원해 두 번째 가짜 사고를 냈습니다.

이번에는 김씨가 직장동료로부터 소개받은 강모(47)씨가 범행에 참여했습니다.

강씨가 잠원동의 한 도로에서 운전석 문을 열고 내리는 순간, 이씨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문에 부딪히는 수법을 썼습니다.

이 사고로 이씨는 치료비용 380만원을 챙겼고, 자전거 파손 비용 2천만원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고가의 자전거로 다시 사고가 나자 보험사 측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 수사로 2년에 걸친 조작 범행이 드러났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렌터카를 이용해 범행하고, 폐쇄회로(CC)TV가 없는 장소를 찾기 위해 사전답사를 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전거 수리·판매점 운영이 어려워져 빚이 많아졌다"고 범행 이유를 설명했고, 공범들도 모두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경찰은 주범 이씨와 김씨, 공범들, 김씨에게 강씨를 소개한 이모(39)씨 등 6명을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고가 외제 자전거가 늘어나고 있어 보험사기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제공=서울 강동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