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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③][단독] "군 병원 못 믿겠다"…민간병원 찾는 병사 더 많다

수술받아야하는데 전부 "이상 없음"…군 병원 불신 심각

이병희 기자 able@sbs.co.kr

작성 2018.05.30 20:49 수정 2018.05.30 21: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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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방부는 군 의료시스템을 민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12년 전부터 홍보해 왔지만 실상은 방금 보신 대로입니다. 군 병원을 찾는 사병들에게 "이상 없다"며 그냥 돌려보내거나, 소화제나 두통약만 몇 알 주고 돌려보내는 일이 여전합니다. 이렇다 보니 현역병들이 군 병원보다 민간병원을 더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는 병원을 가기 위해 휴가를 나오는 사병들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목발을 짚고 나온 한 병사를 만났습니다.

[휴가 나온 현역병 : 계속 아팠는데 참고 계속 일하다가 도저히 이건 못 참겠다 싶어서 (군)병원을 계속 가봤는데 전부 이상이 없다고 했어요.]

몇 달을 참다가 휴가를 나와 진료를 받아보니 심각한 근육 파열이었고, 결국 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말합니다.

터미널에서 만난 또 다른 병사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휴가 나온 현역병 : 군 병원에서는 별거 아니라고 했는데 (그 말을) 못 믿겠어서, 휴가 나와서 진료를 받았는데 알고 보니까 (인대가) 거의 파열됐다고…]

겉보기에 증세가 심각하지 않으면 군의관을 만나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의무병 출신 (지난 1월 전역) : 군의관이 야! 안 죽잖아. 이런 거…열이 39도야? 아니잖아! 당장 이것 때문에 죽는 것도 아닌데…이렇게 하고 돌려보내요.]

[의사 C씨 (군의관 출신) : 그전에도 약(진통제) 하나 물리고 보냈다고 엄청 언론에서 욕을 먹었던 부분이 있는데, 사실 저도 그전(입대 전)에는 왜 그렇게 약을 줘서 보냈느냐고 생각했지만. 상황이 닥치니까 그럴 수 밖에 없어요.]

군 병원에 대한 심각한 불신은 수치로 나타납니다.

지난해부터 현역 병이 군 병원보다 민간병원을 찾는 건수가 더 많아져 외래는 물론 입원까지, 진료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민간병원 이용에 따라 국방부가 건강보험공단에 지급해야 하는 진료비도 2010년에 비해 지난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군 병원이 불신 받는데는 의료진의 숙련도도 한 이유가 됩니다.

전체 군의관 가운데 6% 정도를 제외하고는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막 마치고 입대한 단기 군의관입니다.

[황일웅/전 국군의무사령관 : 자기 전문과가 아닌 모든 과 환자가 다 오는 거죠. 군의관도 당황스러운 거예요. 자기가 (레지던트) 4년 동안 그런 환자들을 본적이 없거든요. 병사들 입장에선 불안하고, 군의관 입장에서도 불안하죠.]

진료의 질이 아니라 양으로 판단하는 군 병원의 평가 시스템 역시 의료의 질 개선을 막고 있습니다.

[의사 A씨 (군의관 출신) : 진료 숫자가 병원의 실적이 돼요. 병원장님도 수술 개수, 난 필요 없다. 진료 숫자만 유지하라고…한창 많이 (진료) 볼 때는 의사 1명이 (환자) 100명 본다고 했어요. 하루에…]

'군대가 다 그렇지 뭐…', '큰 기대 하지 마라'는 푸념 속에 아버지 세대 때에 머물러 있는 군 병원은 아들 세대 병사들의 불신과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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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불법 의료행위' 명시적 지시 문건 확인

[SBS 이병희 기자 : 군대를 다녀온 분들은 그럴 줄 알았어 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드러나서 군의관이나 지휘관이 처벌받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2013년에 의무병에게 주사를 놓게 한 군의관이 3개월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고, 그 처벌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의료계에 사례로 알려진 정도입니다. 전해 드린 군병원장은 묵인을 넘어 사실상 불법 의료행위를 지시한 것인데,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군대에서 이런 지시가 어떻게 이행됐을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Q. '불법 의료행위 지시', 국방부가 설명한 것이 있는지?

[SBS 이병희 기자 : 불법 의료행위를 지시하는 문건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는데, 국방부는 해당 문건의 존재는 확인하면서도 무면허 진료 지시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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