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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①] 무자격 의무병이 복강경 수술 참여…軍, 불법진료 지시

군병원 문건 내 "비의료인 불법 진료 문제, 국군 의무사령부와 병원장 충분히 인식"

박하정 기자 parkhj@sbs.co.kr

작성 2018.05.30 20:36 수정 2018.05.30 21: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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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들의 가장 큰 걱정은 군에서 혹시 어디 아프지는 않을지. 또 아플 때 제대로 치료는 받을 수 있을지 하는 겁니다. 많이 좋아졌다는 요즘도 이런 걱정이 끊이지 않는 것은 군 의료 체계가 여전히 미덥지 못한 게 큰 이유입니다. 그래서 SBS 탐사 보도팀은 군 의료 시스템의 실태와 이런 현실이 바뀌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연속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30일) 그 첫 순서로 먼저 자격도 없는 의무병이 복강경 수술에 참여하고 엑스레이 촬영까지 하는 불법 의료 행위의 실태와 이걸 묵인하는 걸 넘어 명시적으로 "하라"고 지시하는 군 간부들을 고발하겠습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수도권의 한 군 병원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하다 최근 전역한 의사 A 씨가 탐사 보도팀의 취재에 응했습니다.

자격이 없는 의무병이 수술실에서 보조를 하면 안 되는데, 복부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내 수술 도구와 카메라를 집어 넣어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에 의무병이 참여하고 있다고 A 씨는 말합니다.

[의사 A 씨/군의관 출신 : 복강경이 구멍을 뚫고 (기구를) 안에 넣어서 배 속을 휘젓는 거예요. 구멍을 3개를 뚫는다 그러면 손이 2개밖에 없잖아요. 하나는 누군가 해줘야 하는 거예요. 그게 의무병인 거죠.]

복강경 수술은 의사도 관련 교육을 받고 투입됩니다.

그런 수술에 관련 지식이나 기술, 면허가 없는 의무병을 참여시키니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다른 전역 군의관도 말합니다.

[의사 B 씨/군의관 출신 : 비전문 인력과 함께 하니까 고도로 집중해서 빨리 끝낼 수가 없는 거죠. 외부에서 하면 1시간 이내에 끝나는 수술인데 막 3시간, 4시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수술받는 환자도 그래서 수술 시간이 길어지고 더 위험해질 수가 있는 거예요.]

[이관철/외과 전문의 : (해부학적) 이해도가 없는 상태에서 복강경 수술을 하면 무리하게 장기를 당긴다든지, 장기를 밀어서 천공되거나 찢어진다든지 하는 장기 손상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A 씨는 군 병원장에게 위험성을 보고했지만 돌아온 답은 그냥 하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의사 A 씨/군의관 출신 : 그렇게 따지면 의무병이 뭘 할 수 있겠냐, 그거 큰 문제 아니다, 괜찮다고 말씀하셨었거든요.]

병원장의 이런 태도는 2016년 부임할 때부터 줄곧 이어졌다고 합니다.

해당 군 병원의 문건입니다. 부임 직후 첫 지시에서 "'비의료인의 불법 진료' 문제는 국군 의무사령부와 병원장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병원장이 책임을 질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진료에 임해 달라"고 되어 있습니다.

[의사 A 씨/군의관 출신 : 의무사령관이 그렇게 구두 지시한 게 내려왔고요.]

수술실 보조, 복강경 수술 등 비의료인인 의무병에 의한 의료행위를 병원장 지시에 의거, 시행하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지난해 병원장 지시 사항을 담은 문건입니다.

의무병의 엑스레이 촬영, 오더 입력, 야간 진료 5분 대기조가 무면허 행위인 것을 알지만 공론화된 사안이라며 용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강동철,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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