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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재명과 남경필의 청년실업률 논쟁…누가 맞나?

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작성 2018.05.30 15:55 수정 2018.05.30 15: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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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민의 선택] 

진흙탕 싸움이었습니다. KBS에서 방송된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인신공격이 이어졌습니다. 정의당 이홍우 후보가 마지막 자유토론 시간에, 본인에게 주어진 10분의 상당 부분을 ‘네거티브 좀 그만하자’고 발언하는데 쓸 정도였습니다. 물론 정책 토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깊이는 없었고 유권자 판단을 돕는데 미흡해 보였습니다. 검증을 가장해서, 불확실한 의혹으로 상대 후보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데 훨씬 많은 시간이 할애됐습니다. 그나마 오간 정책 언급이라면 경기도의 일자리와 청년실업률에 대해서입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 발언의 사실 여부를 따져보겠습니다.

● 이재명 "경기도 청년실업률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아" vs 남경필 "경기도 청년실업률 좋아지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 청년실업률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전국에서 3번째로 높다는 것입니다. 데이터 출처는 ‘한국은행 경기본부’입니다. 지난 달 ‘경기도와 여타 15개 광역시도의 주요 경제지표 비교 분석’이라는 자료가 나왔는데, 그 안에 경기도의 청년실업률이 나와 있습니다. 통계청의 2017년 데이터입니다. 경기도의 청년실업률은 10.5%로 이재명 후보가 데이터를 정확하게 인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17년만 보면, 경기도 청년실업률이 3번째로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의 말이 틀린 걸까요? 그것도 아닙니다. 남 후보는 경기도 청년실업률이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변화 추이를 얘기한 것입니다. 토론회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어떻게 청년실업률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느냐, 숫자가 틀렸다고 반박하자, 남 후보 본인이 착각했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만, 사실 실제 데이터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조금 달랐습니다.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경기도의 올해 1분기 청년실업률은 9.3%입니다. 지난해 1분기에는 11.6%, 재작년 1분기에는 11.0%였으니까, “좋아지고 있다”는 남 후보의 말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11%대에서 9%대로 내려간 건 사실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지적한 건 뭐고, 남경필 후보는 왜 착각이었다고 했을까요. 이 후보는 연도별 청년실업률 자료를 인용해서, 2014년에는 경기도 연 평균 청년실업률이 8.3%인데, 2017년에는 10.5%로 나타났다, 청년실업률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남 후보에게 따진 것입니다. 하지만, 2018년 데이터는 토론회에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2018년 1분기에는 청년실업률이 9.3%로 다시 낮아지기 시작했다는 것, 또 1분기 데이터를 과거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실제로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는 것, 남 후보가 토론회에서 이 점을 언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2017년 데이터에서 좀 더 업데이트를 해서, 통계청이 내놓은 올해 1분기 경기도의 청년실업률은 이재명 후보가 주장한 것처럼, 전국에서 3번째가 아닙니다. 올해 1분기 전국 평균 청년실업률은 10.0%인데, 경기도는 9.3%니까 전국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경기도보다 청년실업률이 높은 곳은 경상북도 16.6%, 대구 14.4%, 전라남도 13.2%를 비롯해 9곳입니다. 경기도가 10등이니까, 중간 정도는 한 셈이고, 전국 평균보다 좀 괜찮았습니다. 결국 두 후보의 청년실업률 논쟁은, 숫자 논쟁이 늘 그렇습니다만, 무엇과 비교하느냐, 언제를 기준으로 잡느냐, 또 무엇을 제외하고 언급하느냐에 따라 표현이 달랐을 뿐입니다. 

● 남경필 "성남의 청년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팩트키오청년실업률 논쟁에서 하나 더 짚어볼 게 있습니다. 두 후보의 논쟁이 뜨거워지면서 남 후보가 한 말입니다. 본인이 도지사를 했던 경기도의 청년실업률은 좋아지고 있는데, 이 후보가 시장을 한 성남의 청년실업률은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경기도 청년실업률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연도 기준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이재명 후보처럼 2018년 1분기 데이터를 빼고 나빠졌다고 표현할 수 있고, 2018년 데이터를 넣으면 좋아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성남의 청년실업률은 어떨까요. 고용노동부 성남고용노동지청에서 매달 ‘성남 지역 고용동향’이라는 자료를 내놓습니다. 자료에는 성남 지역 청년실업률이 집계돼 있습니다. 남 후보는 특정 시점을 거론하지 않고 성남의 청년실업률이 높아졌다고 했습니다만, 일단 2017년 4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청년실업률을 확인해본 결과 남 후보의 발언은 사실과 달랐습니다. 실업률은 계절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보통 전년도 같은 달과 비교하는데, 2017년 4월 성남의 청년실업률은 11.2%였고, 2018년 4월은 10.7%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0.5%p 낮아졌습니다. 남경필 후보 측은 성남의 청년실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취재진에게 근거 자료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 남경필 "올해 1~4월, 경기도가 전국 일자리의 90%를 만들어"팩트키오경기도 인구가 많다고 해도, 어떻게 전국 일자리의 90%를 만들 수 있을까? 쉽게 수긍이 가는 주장은 아니었습니다. 경기도 일자리재단의 ‘경기도 고용동향 브리프’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했습니다. 이 자료에 경기도의 ‘일자리 창출’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남 후보 측이 근거 자료라고, 저희 취재팀에 제공한 것은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경기도 고용 동향’인데, 데이터 자체는 경기도 일자리재단 것과 같습니다. 모두 통계청 자료입니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경기도는 전국 일자리의 28.7~57.3%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통 40~50%대를 차지합니다. 이건 경기도 일자리재단이 통계청의 ‘취업자’ 데이터를 가공해서 2차적으로 만든 데이터로 보시면 됩니다.

올해 경기도에서 창출된 일자리 숫자는 1월 210,000개 / 2월 133,000개 / 3월 131,000개 / 4월 136,000개 / 1~4월 합계 610,000개입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만들어진 일자리 숫자는 1월 335,000개 / 2월 104,000개 / 3월 112,000개 / 4월 123,000개 / 1~4월 합계 674,000개입니다. 계산해 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경기도에서 만들어진 일자리는 전국의 90.5%로 나타납니다. 90.5%라는 숫자는 과거 경기도가 차지해 온 40~50%대 비율과 비교해 무척 튀는 수치입니다.

90.5%라는 수치는 지난해 57.3%와 비교해도 갑자기 급증한 것인데, 통계를 작성한 연구원도 왜 갑자기 이렇게 늘어난 것인지,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이렇게 창출된 일자리의 상당수가 질이 좋지 않은 비정규직 일자리라는 지적이 나왔고, 남 후보도 숫자에 치중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남 후보는 또 임금 수준이 좀 낮더라도 본인의 행복을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좋은 목표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일자리의 질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어쨌든 경기도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만들어진 전국 일자리의 90%를 차지했다는 주장은 사실입니다. 90%가 나온 이유는 추가 취재할 만한 사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