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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한여름인데 전기요금이 6천 원? 이거 실화야?"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5월 29일 (화)
■ 대담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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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전기세 1천 원…한여름에도 6천 원 나와
- 15평의 방 3개 구조의 집에서 여자 3명 거주
- 단열 위해 벽에 훈탄 15~20cm 발라
- 자기 전 대기 전력 끄고, 컵에 물 담아 양치질
- 세면대에서 사용한 물, 변기 내리는 물로 재활용
- 흙과 톱밥, 미생물 발효제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
- 에코하우스 비결,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시작


▷ 김성준/진행자:

지난 4월에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에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기 시작했죠. 외국을 나가보면 캐나다 같은 경우 내년 6월부터 식당에서 일회용 빨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하고요. 유럽연합 같은 경우 플라스틱 제품 10가지 종류의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세계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 친환경에 주목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이미 국내에서도 친환경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분을 한 번 인터뷰해보겠습니다. 이 분 얘기 들어보니까 한여름 전기세를 6,000원 정도까지 낮출 수 있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 지 한 번 알아보죠.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고금숙 작가 연결해보겠습니다. 고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지금 정말 한 달에 전기료 6,000원 내시는 건가요?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요새는 여름철이 아니어서요. 방금 전에 이번 달 5월 전기료 확인했더니 1,000원 정도 나왔더라고요. 봄가을에는 베란다에 설치한 미니 태양광 발전소가 햇빛을 많이 받잖아요. 해가 좋아서 이럴 때는 800원에서 1,000원 정도 나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제일 싸게 나온 게 얼마 정도 나왔었나요?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790원 정도 나왔던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한여름에 가장 전기료가 많이 나왔을 때 얼마 내셨어요?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아직 올해 여름은 안 돼서요. 작년 여름 2017년도를 봤더니 6,000원 정도 나왔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게 최고치였다는 말씀이군요. 그런데 그러면 집이 아주 미니 아닙니까? 2평짜리 이런.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스몰 하우스가 맞기는 하는데요. 작은 집이기는 한데 서울은 사실 그렇게 큰 집이 많이 없잖아요. 도시 서민들이. 저희도 그 정도 됩니다. 한 15평 정도 되고요, 방이 세 개 있고, 오밀조밀한 도시 서민의 다세대 주택에 살고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몇 분이 거주하세요?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저희는 서민 여자 세 명이 살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세 분. 집은 지은 지 오래된 겁니까?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되게 오래됐어요. 딱 보시면 서울 오래된 도심의 붉은 벽돌집 있잖아요. 이렇게 낡아서 어떡하지? 노후해 보이는 붉은 벽돌집인데요. 올해 26년 정도 된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대개 낡은 집이면 단열도 잘 안 되고 전기료 같은 게 많이 나온다고 하지 않나요?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요즘은 최신 브랜드, 좋은 브랜드 아파트들은 건물 에너지 효율 등급화 같은 게 실시가 되기도 하고. 굉장히 제도가 좋아졌어요. 예를 들어서 6리터 쓰는 절수형 양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된다든지, 벽 두께가 어느 정도 돼야 한다든지. 그런데 이런 집들은 다 300세대 이상 아파트, 대규모 아파트 같은 경우인데요. 사실 서울에서 아파트 사시는 분들은 중산층이죠. 그래서 저는 환경운동을 해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수준이 안됐기 때문에 다세대 빌라를 택했는데. 확실히 벽은 얇고, 오래된 집이어서 바람은 많이 새고, 단열이 안 되고, 이런 문제가 있었어요. 양변기는 12리터 이상을 쓰는 예전 양변기가 설치되어 있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아마 그 말씀을 하시려고 했던 것 같은데. 한 달 전기료 790원의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작업이 어떻게 시작이 됐는지부터 궁금한데요. 우선 그러면 그냥 들어가서 몸만 절약하자, 이것은 아니지 않았습니까? 무언가 수리도 하고, 에코 하우스답게 변화를 시켜야 하지 않았습니까? 어떤 변화를 만드셨나요?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사실 인테리어라든지 이런 것보다 여름에는 좀 덜 덥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이런 집들을 원했는데, 이게 바로 좋은 집인데. 이게 단열 공사인데요. 단열이 가장 비싼 공사비더라고요. 가장 어렵고 가장 비싸고. 특히 한국이 여름에는 되게 극악무도하게 덥고, 겨울에는 굉장히 춥잖아요. 시베리아보다 더 추웠다, 이럴 때도 있고. 그래서 그게 되게 힘든 기술이기는 한데. 저는 단열재를 많이 넣고 이런저런 절전형 기술이라든지, 전기세 적게 나오게 하려면 1등급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을 선택한다든지. 그런 것들을 했어요.

그래서 단열을 하기 위해서는 단열재들은 많이 나와 있는데. 저는 훈탄이라고 벼가 껍질이 있잖아요, 벼를 싸고 있는 껍질, 그것들을 숯처럼 한 번 태워서 퇴비로도 쓸 수 있고 생분해도 되죠. 당연히 곡물인데요. 이것들을 단열재로 벽에 15~20cm로 발랐어요. 그래서 집이 좁아지죠. 이게 선택하기가 힘들기는 한데, 집이 좁아지는 대신 가구 같은 것들을 덜어냈어요. 물건을 덜어내고 단열재에 신경을 많이 썼고. 그리고 오래된 집이다 보니까 고쳐도 굉장히 돈을 많이 들이지 않는 한은 요새 아파트처럼 아주 따뜻하고 이러지는 않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몸을 사부작사부작 움직이는 것도 많이 썼어요.

예를 들면 저희는 자기 전에는 텔레비전, 셋톱박스 이런 대기 전력 등을 다 끈다든지. 눈에 되게 많이 들어왔던 것들 있잖아요. 양치할 때 물을 잠그고 컵에 쓰세요, 대기 전력 안 쓸 때는 뽑으세요. 이런 굉장히 단순한 것들 실천하고 살고 있어요. 그런데 집을 고치는 것도 한편으로 크게 도움이 됐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그런 생활습관도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럴 수 있겠네요. 그러면 그런 생활습관 중에서 화장실 물도 어떻게든 아껴야 할 것 아닙니까? 화장실 변기에 벽돌 집어넣는 사람도 있던데.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네. 그런 방법도 좋은데. 제가 봤더니 일본 같은 곳에서 여행했더니 변기 위에 손을 씻는 장치가 있는 거예요. 왜냐하면 가정집 수돗물 사용량의 약 50% 이상이 변기에 쓰이거든요. 되게 많은 물이 변기에 사용되는데. 생각해보면 수돗물은 되게 깨끗하고, 염소 소독도 돼 있고, 심지어 마실 수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변기 물은 어차피 하수도로 한 번에 흘러가고 마는 물이거든요. 그래서 일본에 가서 여행할 때 보니까 변기 위에 이렇게 손 씻는 장치가 있어서.

▷ 김성준/진행자:

물을 재활용하는군요.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예. 허드렛물을 딱 재활용하는데 너무 좋아 보여서. 나도 세면대에서 한 번 썼던 물을 재활용해서 변기에 들어가게 해야겠다. 그래서 그런 장치를 설치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말씀 듣고 보니까 혹시 이건 에너지 절약이나 전기료와는 상관이 없습니다만. 혹시 보니까 음식물 쓰레기도 무언가 재활용하거나 방법을 만드실 것 같은데요. 맞습니까?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이번 쓰레기 대란 사태에서도 보시다시피. 저희가 재활용품을 내놓고 나면 저게 어딘가 가서 잘 재활용이 되겠지. 이렇게 안심하는 경향이 저도 있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예.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음식물 쓰레기도 찾아봤더니 퇴비로 만들거나 가축 사료로 준다 하는데. 썩기도 하고, 가는 과정에서 너무나 오물 같은 게 많이 나오기도 하고. 폐수가 많이 나오기도 하고. 염분기도 많대요. 그래서 이게 다 음식인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다가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서 거기에 흙과 톱밥, 미생물 발효제 등을 뿌려서 집에서 묵혔다가 화단에 심어줘요. 그러면 시간이 지나서 보면, 화단에 심기 위해서 파보거든요. 그러면 웬만한 야채 같은 것들은 다 흙이 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 미생물 발효제를 넣으면 냄새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아요. 그래서 어렵지 않게 하고 있고. 그걸 화단에 넣으면 정말 흙이 반질반질 까맣거든요. 윤기가 잘 나서 좋은 일 하고 있구나 이런 느낌이 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꿈만 키우지 말고 농사도 지으셔서 채소 같은 것도 거기서 드시면 좋겠네요.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원래 그렇게 했는데요. 역시 친환경 하려면 시간이 많아야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것하고 직장 다니고 이런저런 것 하다 보니까. 작년까지는 채소를 키웠고 설거지했던 마지막 물로 텃밭에 물을 줬었어요. 그렇게 키웠는데. 직장 다니고 이것저것 하려니까 올해는 농사를 짓지 않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시겠죠. 원래 환경을 지켜나간다는 게 발품, 손품, 시간 다 들여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네. 그런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에코 하우스를 시작해서 조금 힘이 들더라도 환경을 지켜보자고 마음먹은 분들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간단히 조언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겠습니까?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물론 개인이 사부작사부작해서 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있고. 시스템의 일부이기 때문에 저희가 시스템대로 바꿔나갈 수 있어요. 이런 낭비하는 시스템들을. 그렇기도 하지만 모든 게 개인의 원인과, 개인의 탓, 개인의 책임은 아닌 것 같아요. 사실 시스템이 바뀌어야 바뀌는 부분이 많은데. 모든 것을 환경적인 이슈가 나오면 개인이 다 해결해야 할 것처럼 말을 해서 저도 좀 부담스러운데요. 하실 수 있는 만큼 선을 그어서 건강하고 자기 삶을 충실히 돌보는 느낌으로 하실 수 있는 한 발자국씩 차곡차곡 해나가시면 좋을 것 같고.

너무 죄책감을 가지시거나 너무 힘든데 나 이걸 다 해야겠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시면 굉장히 힘들 것 같아요. 굉장히 에코 라이프가 힘들 것 같지만 아주 건강하고 즐거운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집 유지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확실히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용기를 가지고 즐겁게 사부작사부작 해나가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바꿔야 하는 시스템은 같이 힘을 합쳐서 제도는 바꿔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아주 도움 되는 말씀 많이 들어서 고맙습니다.

▶ 고금숙 작가 ('망원동 에코라이프' 저자):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환경을 지켜나가고 있는 고금숙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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