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모닝 스브스] 우리보다 좋은 조선인 영어 발음…남달랐던 교육법

조선 시대의 영어 교육은 말하기 중심으로 이뤄져서 1900년대 초반 조선인의 영어 실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말하기 중심의 교육은 어떤 방식이었을까요?

교실 한가운데 짧은 머리에 양복 차림을 한 외국인이 보입니다. 이 사진은 1800년대 후반의 조선영어학교 사진인데요.

[김태용/중앙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 (당시는) 문법을 위주로 배웠다기보다는 원어민들이 직접 와서 프리토킹 하는 식으로 수업이 됐었(습니다.)]

당시 영어 단어장을 복원한 책을 찾아봤는데요.

[레이/미국 조기 유학 출신 스브스뉴스 에디터 : 타다, ride 앞에 '으'를 붙여주면서 r 발음을 유도해 준다는 게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1800년대 서양과 교역을 시작했던 조선에선 영어만 잘해도 높은 관직에 오를 수 있었는데 실무에서 써야 하다 보니 진짜 실용영어를 가르쳤다고 합니다.

회와 중심 수업 덕분에 조선인의 영어 실력은 널리 인정받았고 한 일본인 관리는 자신의 책에 조선사람이 동양에서 가장 뛰어난 어학자라고 평가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외국인 앞에 서면 왠지 긴장돼 대화를 못 하곤 하는데요.

[김태용/중앙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 일제 말로 가면서 (일본이) 미국이랑 영국과 사이가 안 좋아지면서 (미국인, 영국인) 강제 추방령을 내리기 때문에 원어민들이 없는 상황(이 됐다.) 그 상황에서 일본인 영어교사들이 손쉽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었던 방법이 아무래도 문법을 위주로 해서 그런 식으로 벙어리 영어를 하게 된 것이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말하기 중심의 교육이 문법 위주로 바뀌었고 조선인의 영어 실력에 대한 평가는 30년 만에 정반대가 됐습니다.

일본이 미국과 적국이었던 일제강점기 말에 영어 수업은 없어졌다가 광복 후 다시 시작됐는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급조된 영어 교사들은 일제 강점기 때 문법 식으로 영어수업을 받은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김태용/중앙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 그래서 해방이 되고 나서도 한동안 일제시대 때 배웠던 문법 번역식 영어 교육이 꽤 오래 지속됐다고 볼 수 있겠죠.]

조선시대의 말하기 중심 영어 교육이 지금까지 지속됐다면 영어로 말하기 실력이 조금이라도 더 향상되지 않았을까요?

▶ "원어민과 프리토킹하는 식"…조선 시대의 영어 교육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