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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문 대통령, 김정은과 핫라인 통화 나서야"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5월 25일 (금)
■ 대담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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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보였던 노골적인 적대감이 방아쇠 역할
- 트럼프, 정상회담 실패 확률 높다고 판단했을 것
- 최선희, 김계관, 미국 비난하는 낡은 전략 사용
- 北 행태, 미국 내 깔려있던 회의론 상승시켜
- 트럼프, 대북 강경파 볼튼 말에 귀 기울이게 돼
- 김계관 전문, 기존 北 어투와 다른 표현들 있어
- 회담 재개, 북한이 미국 조건 받아들이느냐가 관건
- 남북 핫라인 통해 北 입장 유연하게 만들 필요 있어


▷ 김성준/진행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 소식부터 한 번 다뤄보겠습니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던 우리 정부로서도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황입니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 연결해서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 다들 궁금하면서도 한참 분석이 치열할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렇게 북미회담을 갑자기 취소했을까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표면적으로 나오는 얘기는 결국 북한이 지금까지 보였던 커다란 분노와 노골적인 적대감 때문이라고 얘기하는데요. 결국 이것은 방아쇠 역할이었다고 보고, 지금까지 북한에 대한 회의론, 실망, 분노 이런 게 쌓였겠죠. 그래서 중국 배후론 얘기도 하고 있는데. 북중정상회담 이후부터 결국 김계관 명의의 담화부터 시작해서 북한의 입장이 상당히 강경해지기 시작했거든요. 

그 전과는 달리 어쨌든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게임의 룰을 바꾸고, 북한에 좀 더 유리한 조건으로 만들려고 하는 노력이 계속해서 있었고. 그러면서 결국은 북미 간에 아주 중요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에 대한 조건들이 계속해서 좁혀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아마 어느 정상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아요. 지금 상태로 가서 정상회담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러면 그 때 가서 깨지는 것보다 지금 발을 빼는 게 정치적인 데미지가 적다고 판단해서 깨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하기는 실제로 회담까지 열었는데 만약 거기서 합의가 안 돼 깨지면 그건 서로 타격이 굉장히 크겠죠. 다시 회담 열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이렇게 북한이 이제까지 외교에서 벼랑 끝 전술을 많이 사용했었는데. 벼랑 끝 전술에 북한이 당해보는 것도 처음일 것 같아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저도 이번에 최선희, 김계관 이런 북한의 외교 관료들이 계속해서 과거와 똑같은 벼랑 끝 전술. 미국에 대해서 상당히 강경하게 비난 어조를 내세우면서 결국 미국을 궁지로 몰려는. 그런 과거와 똑같은 전략을 펴면서, 한국 사람들도 다 알고 미국 사람들도 다 아는 전략을 왜 아직까지 쓰고 있을까. 솔직히 이런 아쉬움이 남았고요. 두 번째는 그동안 미국이 이러한 북한의 전략 전술에 넘어갔었던 이유는 아마 이전의 미국 정부들은 북한 핵 문제에 지금처럼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핵미사일 기술 개발 능력은 미비하다고 생각을 했고. 지금 트럼프 정부는 어쨌든 북한 핵 문제, ICBM 문제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미국을 대하는 이상으로 더 절실히 북한을 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상태에서 북한이라는 약소국과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전략 대결에서 당연히 북한이 질 수밖에 없다. 그게 오히려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게 된 배경에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를 비롯해 미국 외교안보 라인의 주요 플레이어들. 이 사람들의 역할 얘기들이 솔솔 나오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볼튼 국가안보 보좌관이 취소 결정을 주도했다고 봐야 할까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그렇다고 보여집니다. 지금 볼튼 국가안보 보좌관 아시겠지만 매우 강경한 인사고. 예를 들어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다 하더라도 결국 사찰단이 북한에 들어가서 사찰하고 검증하는 과정에. 사찰단이 북한이 미신고 의심 지역에 대해 개방을 요구할 것이고. 그 경우에 북한이 거기에 대해서 완벽하게 응하지 않으면 결국은 다 짐 싸들고 나오겠다. 이런 입장을 보인 사람이었거든요. 

결국 김계관 성명도 그러한 볼튼을 찍어내고 트럼프 정부에서 나갔으면 좋겠다, 이러한 희망 사항으로 볼튼을 비난했었는데. 결국 북한이 지금까지 보여왔던 행태들이 미국 내 이미 깔려있던 회의론적인 분위기를 좀 더 상승시켰고. 그래서 오히려 트럼프가 볼튼의 말을 더 귀 기울여 듣는 상황으로 바뀌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게 되면 폼페이오 국무장관 같은 경우에 이번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밀렸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그런데 트럼프 입장에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그만큼 다른 식으로 활용도가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볼튼은 자기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계속해서 트럼프에게 직언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이 잘못되면 트럼프와 관계가 멀어질 수도 있는, 맥마스터 전 국가안보 보좌관처럼 오히려 해직될 수도 있는 사람이지만. 폼페이오는 상당히 정치적인 야망도 있고 정치인으로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아마 자기가 트럼프 정부를 배경으로 해서 좀 더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하는 야망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트럼프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보기에는 결이 다른, 쓰임이 다른 두 사람이라고 보는 게 바르다고 보여집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어쨌든 의회로, 상당히 빨리. 더군다나 내용도 이례적으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일종의 답변을 했어요. 제가 보기에는 이제까지 북한에서 내왔던 답변이나 성명 중에서 이렇게 유화적이라고 할까요. 이런 것은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이 얘기는 북한이 좀 다급하게 생각한다. 그만큼 북미정상회담을 원한다. 이런 분위기 아니겠습니까?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전문의 스타일을 말씀하셔서 잠깐 말씀드리면. 일단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보낸 이번 서한을 보면 기존의 정책 결정자들이 쓰는 서한의 어투와는 완전히 틀리잖아요. 상당히 간결하고, 직접적이고. 그래서 예를 들어 마음이 바뀌면 전화하거나 편지를 써달라. 이런 어구도 들어가 있고요. 김계관 전문 보면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 상당히 기존의 북한 어투와는 다른 솔직한 표현들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보면 어떻게 북미 간에 서한 교환이 과거와도 상당히 바뀐 느낌이 저는 좀 많이 가졌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일단 취소는 했지만. 이렇게 얘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게 진행되다 보면 다시 또 회담 재개 가능성도 우리가 꽤 긍정적으로 점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저도 그렇고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예상하고 있는데. 과연 6월 12일까지 충분하겠는가. 지금 취소된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본 궤도에 올려서 실무진 간의 조건을 맞추고 정상회담 준비까지 하는데 충분한 시간이겠는가 하는 게 첫 번째 문제점이라고 보이고. 두 번째는 트럼프가 북한으로 하여금 그냥 가만히 들어오게끔 내버려 7두겠는가 하는 거죠. 이제 주도권을 쥐었단 말이죠. 

북한으로 하여금 많은 양보를 해야 다시 북미정상회담을 열어주겠다고 상당히 주판알을 튀기고, 허세를 부리고, 주도권을 잡으려고 할 거죠. 그 과정에서 아마 또 북한은 순순히 안 들어오려고 할 겁니다. 일괄 타결 다 받아주고, 기존에 주장했던 단계적 핵폐기안 다 포기하고, 또 CVID 검증까지 다 받아주겠다고 하면서 과연 미국이 원하는 대로 북미정상회담 조건을 맞춰서 들어오겠는가. 저는 그것도 쉽지 않아서, 그것도 아마 두 번째 장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이럴 때 쓰라고 사실 남북 간에 정상 핫라인 전화를 설치한 것 같은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화라도 한 통 해서 이걸 좀 잘 해봐라.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싶은데. 어쨌든 우리 정부의 역할이 커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남북에서 북미로 넘어간 다음에 우리의 외교적 노력의 필요성이 조금 줄어들었던 것은 사실인데. 이제는 우리가 또 본격적으로 나서야 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남북 간 핫라인. 한미정상회담장에서도 그렇고 결과를 봐서도 그렇고, 그 이후의 상황을 보니까 이제 한국이 가서 설득해도 늦지 않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상당히 강경한 쪽으로 굳어진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이제는 핫라인을 통해서 우리가 대북 외교, 북한의 입장을 좀 유연하게 만드는. 어쨌든 지금 북한 입장에서 몸이 달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을 좀 타겟으로 하는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말씀하신 대로 아무리 김계관 부상의 담화가 유화적이라 하더라도 북한이 그냥 고개 숙이고 들어오지는 않겠죠.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그러니까요.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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