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장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심경을 담은 글과 함께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에는 이 병장이 사고를 겪기 전 건강했던 모습과 사고 후 전신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인 모습도 담겨있습니다.
이어 그는 "현재 군은 K-9 자주포 기계결함으로 잠정적 수사 발표를 한 상태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직 실제 사격을 하고 있으며 훈련을 지속해서 강요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안전에 보호받지 못한 희생양이자 실험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병장은 "1평도 안 되는 그 밀폐된 차가운 철갑 안에서 장약 5호 3개가 터졌다"며 "40억짜리 40t급 자주포는 허무하게도 날아갔고 그 안에선 불꽃이 휘몰아쳐 극한의 고통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 병장은 꾸준한 정신과 치료와 약물 복용도 병행하고 있지만 후유장해판정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병장을 간호하느라 가족의 삶도 피폐해졌음은 물론이고 앞으로 제대하면 한 달에 500~700만 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충당해야 합니다.
연기자의 꿈을 안고 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이 병장은 이 사고로 꿈을 놓아야 했습니다.
고통을 호소하는 이 병장의 글에 7만여 명의 누리꾼이 '좋아요'를 누르고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자주포 폭발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장병을 치료해주시고 국가유공자로 지정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3일 현재 8만 5천 명이 동의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8월, 강원도 철원에 있는 육군 훈련장에서 북한의 화력 도발에 대비한 사격훈련을 하던 K-9 자주포 1대에서 화재가 발생해 내부에 있던 장병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이에 K-9 자주포 사고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의 측은 "승무원이 격발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격발 해머 및 공이의 비정상적인 움직임, 중력 및 관성 등에의해 뇌관이 이상 기폭해 포신 내부에 장전돼 있던 장약을 점화시켰다"며 "유출된 연소 화염이 바닥에 놔뒀던 장약을 인화시켜 급속 연소되면서 승무원이 순직하거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페이스북 '이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