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혁명 이후 이란 축구는 10여년의 암흑기에 접어듭니다. 독재 정치와 전쟁의 그늘 아래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 국내 리그가 조금씩 활성화되면서 이란 축구는 다시 경쟁력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A매치 109골을 터트린 이란의 전설적인 골잡이 알리 다에이가 등장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알리 다에이를 앞세운 이란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고, 당시 앙숙이었던 미국을 2대 1로 격파하며 처음으로 승전보를 울렸습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1무 2패로 마감한 이란은 알리 다에이의 은퇴로 잠시 침체기를 겪었습니다. 2010년 월드컵 진출에도 실패했습니다. 이란 축구의 반등을 이끈 인물은 레알 마드리드를 지휘했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었습니다.
● '케이로스-이란'의 두 번째 동행…더 강해진 이란
케이로스 감독의 강점은 ‘강력한 포백 수비’와 압박에 있습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란은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나이지리아와 첫 경기에서 지지 않으려는 이란은 수비에만 전념하면서 0대 0으로 비긴 뒤 관중의 야유를 받았습니다. “이란의 수비 축구가 월드컵의 격을 떨어뜨렸다.”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경기인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의 날카로운 공격력을 막아내며 허를 찌르는 역습을 선보이며 ‘실리 축구’의 힘을 보여 줬습니다. 후반 추가시간에 리오넬 메시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1대 0으로 지긴 했지만,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할 수 있는 최적의 전술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마지막 경기였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을 이기면 16강도 바라볼 수 있었지만, 공격적으로 맞불을 놨다가 3대 1로 패해 아쉽게 짐을 쌌습니다.
케이로스와 7년을 함께 한 이란의 수비 조직력은 안정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6승4무로 유일하게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1위로 본선 티켓을 따냈습니다. 10경기에서 단 2골만 내주는 강력한 수비력을 선보였습니다. 월드컵 예선이 끝난 뒤에 다른 대륙 팀들과 가진 7번의 평가전에서도 4골만 내주며 5승1무1패의 상승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 아즈문-쇼자에이 '후계자 콤비'가 희망
아즈문은 유럽 빅리그팀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러시아 리그에서 뛰면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리그에서 이번 시즌 4골로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이란 유니폼만 입으며 펄펄 날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 사상 첫 16강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