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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트럼프'가 간과한 '협상가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

"'대통령 트럼프'가 간과한 '협상가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
북한의 태도 돌변으로 6·12 북미 정상회담의 기상도가 흐려지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보여준 대북 협상 전략을 놓고도 워싱턴 DC주변에서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 협상의 달인을 자처해온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부동산 협상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고난이도의 북한 비핵화 협상을 맞아 전술적 난맥상을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현지시간) ''협상 해결사 트럼프'는 '대통령 트럼프'가 겪고 있는 북한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통령 트럼프'가 놓치고 있는 '거래의 기술'들을 언급했다.

현재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겪고 있는 문제점들은 사실 그가 사업가 시절 펴낸 저서 '거래의 기술'에 다 나와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저서 '거래의 기술'이 최고의 협상 결과를 끌어내기 위한 '11가지 조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지정학적 승리와 국제적 찬사, 전임 대통령들은 결코 이뤄내지 못했던 성공 등에 눈이 멀어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여줄 좋은 패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지렛대를 사용하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회담을 수락하는 순간부터 큰 지렛대를 잃어버리게 됐으며, 한반도 문제의 성공적 해결을 이루고 싶다는 열망을 너무 노출함으로써 협상력을 더 약화했다고 WP는 지적했다.

WP는 '거래의 기술'에 들어있는 '시장에 대해서 알라'는 '지피지기'의 조언도 거론했다.

아무리 뛰어난 배구 전략가라도 럭비 시합을 진두지휘할 경우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한 부동산 협상가더라도 부동산 거래보다 훨씬 복잡한 외교정책 영역에 대한 학습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일 정보 보고를 잘 읽지 않고 일정이 없는 상당시간을 TV 시청으로 보내는 등 복잡다단한 정보 분석에 무관심한 것이 상황을 설상가상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

WP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저서에 나오는 '선택지의 극대화' 조언을 간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성공적인 결과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상정 가능한 선택지들을 최대화해야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평화와 비핵화된 북한'이라는 단 하나의 특정한 선택지 조합만 내세워 왔다는 것이다.

WP는 "북한(문제를 풀) 기회가 왔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일대일 협상, 누구도 풀지 못한 문제의 해결사가 될 흔치 않은 기회 등에 이끌려 덥석 물었다"며 "협상가 트럼프는 대통령 트럼프가 협상 입지를 스스로 약화하고 있는 지점에 대해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모두 그의 책에 나와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북한의 강경 입장 선회로 북미 정상회담 계획에 구름이 드리워지면서 북미 간 협상 결과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전면적 합의에 미치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감수해야 할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평가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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