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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추경 3조 8,317억 원 어디에 쓰이나?"

[2018 국민의 선택]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5월 21일 (월)
■ 대담 : SBS 권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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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경안 통과, 정부가 낸 3조 8,535원 중 219억 원 줄어
- 3조 8,317억 중 ‘청년 일자리 6 : 위기 지역 대책 4' 사용
- 국회 예산처 "추경 시행에 4만여 명 일자리 창출" 분석
- 추경안 분석 보고서, 윗선의 지시로 수정됐다는 제보 접수
- 윗분들 지시 "부정적인 내용은 긍정적으로 다듬어라"
- ‘한계가 있을 것이다 → 중장기적 논의'…내용 바뀌어



▷ 김성준/진행자:

앞서 주요 뉴스에서도 전해드렸습니다만.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추가경정 예산안입니다. 추경이 오늘(21일) 오전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번 추경은 청년 고용 위기를 막고, 한국GM 사태에 따른 지역 위기를 타파한다는 목적으로 편성한 거죠. 정부는 오늘 밤 즉시 임시국무회의를 열어서 추경 집행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오늘 SBS 보도국 정치부 권란 기자와 함께 이 추경과 관련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권란 기자: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애초에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이 3조 9천억 원 규모였죠. 오늘 통과된 액수는 좀 줄었죠.

▶ SBS 권란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지난달 정부가 낸 추경안이 정확히는 3조 8,535억 원이었습니다. 약 3조 9천억 원이었는데요. 오늘 말씀하셨다시피 통과한 추경안은 3조 8,317억 원. 그러니까 219억 원이 줄었습니다. 심사 과정에서 정부안에서 3,985억 원이 감액됐고요. 3,766억 원이 증액되면서 순감 219억 원이 생기게 된 겁니다. 오늘 이 추경안은 재석 261명에 찬성 177명, 반대 50명, 기권 34명으로 가결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추경안에 대해서 반대 50명이다. 어쨌든 당론 투표는 없었던 거네요.

▶ SBS 권란 기자:

거의 그렇다고 봐야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번 추경의 목적이라는 게 청년 일자리 창출, 지금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니까요. 그리고 한국GM을 비롯한 구조조정 지역에 대한 지원이 핵심인데. 좀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이게 되는지 얘기 좀 해주시죠.

▶ SBS 권란 기자:

말씀하셨다시피 이 추경안의 제목 자체가 청년 일자리 위기 지역 대책을 위한 추경안입니다. 그래서 전체 3조 8천억 원 중에서 6:4의 비율로 청년 일자리 6, 그리고 구조조정에 따른 위기 지역 대책에 4를 쓴다는 방침입니다. 그래서 국회 예산처에서는 이런 추경이 시행되면 4만여 명의 청년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이렇게 분석을 내놓기도 했어요.

그래서 추경안 내용을 몇 가지 살펴보면요. 가장 최대의 쟁점이 됐던 게 산업단지 중소기업 청년 교통비 지원 사업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산업단지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들에게 교통비를 지원해주겠다는 건데요. 그래서 원래 정부는 청년 10만 명에게 1인당 한 달에 교통비 10만 원씩을 주겠다. 그래서 976억 원을 편성해놨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그런 교통비 지원을 해주면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많이 지원할 것이다. 이런 건가요?

▶ SBS 권란 기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산업단지가 대부분 떨어져 있는 곳이 많잖아요. 그래서 이런 계획을 세워서 976억 원을 편성해놨는데. 이번 심사 과정에서 절반이 깎였어요. 488억 원. 10만 원 주겠다는 것에서 5만 원으로, 그리고 애초에 지급 기간도 9달 반을 주겠다고 했는데 6달로 단축을 했습니다. 이 청년 교통비 지원은 아마 올 7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또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한다. 그래서 청년 TLO, 기술 이전 전담 조직 사업이라는 것도 있었는데요. 이렇게 되면 공공기술의 활용률도 높이고, 이공계 일자리도 창출하겠다. 이런 사업이었어요. 이것도 일단 410억이 깎였습니다.

그리고 고교 취업 연계 장려금 사업 이런 게 있어요. 직업 교육을 받는 고3 학생들이 졸업 전에 중소기업에 취업한다. 그럴 경우에 장려금을 지원하겠다는 사업인데요. 원래 1인당 1년에 400만 원씩 지원해줄 방침이었는데요. 이번 심사 과정에서 100만 원이 깎여서 300만 원씩 지원하게 됐고요. 그래서 전체 규모도 240억 원이 삭감됐습니다.

지금 청년 일자리 사업이라고 해서 많이 돈을 붓는다. 이런 목적이 있었는데. 사실 보면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도 200억 원대가 줄었고. 기술혁신형 창업 기업 지원 사업, 이런 곳에 170억 원 정도가 줄었어요.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게 진짜 청년을 위한 게 맞느냐. 이런 얘기도 좀 나오고 있고요. 대신에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조선업계, 자동차업계, 이런 예산은 조금 늘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군산이나 거제 이쪽이죠.

▶ SBS 권란 기자:

그렇죠. 조선소 있는 그쪽인데요. 그래서 협력업체에 수출을 지원한다, 그리고 자금 공급을 해준다. 이런 곳에 600억 원이 늘었고요. 업종 전환하는데 활로 개척, 연구개발, R&D 비용도 580억 원을 늘려놨습니다. 그리고 실직자 생계 지원 부분에 있어서도 120억 정도가 늘었고요. 그런데 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이. 이게 청년 일자리, 그리고 구조조정 지역에 대해서 지원을 해준다고 했는데 SOC에 예산이 새로 추가가 됐어요.

▷ 김성준/진행자:

왜 갑자기 SOC가 나와요?

▶ SBS 권란 기자:

함양울산 고속도로, 광주강진 고속도로. 이런 곳의 SOC 예산이 새로 추가가 됐는데요. 이에 대해서 기재부는 이게 구조조정 취약 지역의 SOC를 좀 늘리는 데에 투입하겠다. 그래서 그 지역에만 한정했다. 이렇게 설명을 했고요. 그리고 전국 경로당이나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설치에도 560억 원 정도가 새로 배정됐는데요. 이것은 미세먼지 때문에 아주 시급한 예산이다, 이렇게 해서 일단 배정이 됐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대충 내용을 보니까 청년이라는 국회의원들의 지역구로 특정할 수 없는 전국적인 개념이 있는 예산은 줄이고. 그다음에 지역구가 특정되는 예산에 대해서는 늘려달라고 국회의원들이 얘기해서 된 거네요.

▶ SBS 권란 기자:

예. 아마도 그런 측면이 좀 강한 것 같은 게. 오늘도 보도자료가 예산안 처리가 끝나고 나서 많이 나왔는데. 주로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어느 지역의 예산이 많이 늘었다, 이런 보도자료가 많이 나왔어요.

▷ 김성준/진행자:

당연히 그랬겠죠. 그런데 추경 관련해서 의혹이 제기된 게 있던데 말이죠. 지난주에 권 기자가 8시 뉴스에서 리포트도 했고 취재 파일도 썼던데. 추경안 분석 보고서 작성 과정이 문제가 있었다. 어떤 문제입니까?

▶ SBS 권란 기자:

이 추경안 분석 보고서가 뭐냐면요. 예산안이나 추경안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면, 국회에 예산정책처라는 기관이 있어요. 그래서 여기서 그런 예산안이나 추경안 내용을 꼼꼼하게 분석해서 보고서를 냅니다. 이 보고서가 어디에 쓰이냐면 국회의원들이 예산 심사를 하잖아요. 그때 예산 심사를 하는 토대로 쓰이는 것이라서. 이 예산안 심사의 토대가 된다, 지원을 한다. 이런 개념으로 이런 보고서를 만듭니다.

그래서 이게 예산정책처에는 분석관들이라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대부분 경제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뤄져 있는데요. 예산안을 당파적으로 보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분석해서 이 보고서를 좀 더 추경안이나 예산안이 잘 통과되도록 한다. 이런 목적으로 보고서를 만드는데요. 그래서 에산정책처라는 기관은 법적으로도 중립성이 보장된 기관입니다. 그래서 예산정책처법을 보면 직무에 있어 중립성을 보장한다고 써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당연히 추경안이 제출됐으니까 예산정책처에서 보고서를 만들 것 아닙니까? 이 과정에서 정부안에 대해 약간 부정적인 내용이 들어있으면 이것을 수정하라. 이런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 이런 내부자들의 제보가 저희에게 들어왔어요.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 저희가 지난 달에 제보를 받고 계속해서 취재를 해왔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실제로 수정들이 있었던 모양이죠?

▶ SBS 권란 기자:

예정처가 4월 6일 날, 정부 예산안을 제출받아서 분석에 들어가게 되고요. 그때 정부에서 제출이 되면서 바로 국회의장에게 보고를 했다고 합니다. 전체적인 규모나 개괄적인 내용을요. 그러고 나서 원래 지난 달에 예산 추경 심사를 하기로 돼 있었잖아요.

4월 임시국회에서. 당시 방송법, 드루킹, 그리고 김기식 전 금감원장 이런 사태들로 계속 국회가 공전되면서 예산 추경 심사가 계속 미뤄졌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4월 13일부터 예결위가 열려서 예산 심사가 진행됐어야 했거든요. 4월 6일 날 정부의 추경안이 들어왔는데 4월 13일 날 심사를 시작하려면 예정처가 그 사이 일주일 동안 분석 보고서를 만들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예정처 분석관들에게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는 거죠.

그래서 아주 열심히 분석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분석 보고서를 다 만들고 11일 날 발간 심의라는 것을 열어 분석 보고서의 최종안을 만들어서. 발간 심의위에서 심의를 해서 가제본을 만들었대요. 이 가제본을 만들고 나서 바로 발간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또 국회의장의 보고를 거쳐야 하잖아요. 그 주에 국회의장의 보고를 거쳤는데 왠지 모를 이유로 다녀오신 윗분들이 이 내용을 좀 고치자. 이런 얘기가 있었고, 그래서 분석관들이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나와서 내용을 대대적으로 고쳤다고 하는데요.

그 대대적으로 고친 내용이 보통 분석 보고서에서 수정을 할 때는 수치가 다르거나, 새로운 사업이 추가됐거나, 이럴 경우에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에는 좀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던 게. 내용을 고쳐보자, 부정적인 내용은 긍정적으로 다듬어봐라. 이런 게 있었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를 들자면 어떤 겁니까?

▶ SBS 권란 기자:

제가 그래서 이 가제본을 어렵게 구했어요.

▷ 김성준/진행자:

수정 전의 것이네요.

▶ SBS 권란 기자:

그래서 실제로 하기 전에 지난달에 만든 가제본을 어렵게 구해서. 이번 추경 심사 바로 직전에 나온 최종본, 인쇄본과 비교를 해봤어요. 봤더니 총 41곳이 달라져 있었거든요. 제가 하나하나 봤는데. 우선 청년 일자리 부분, 이번 추경안의 핵심이잖아요. 거기를 보면 가제본의 표현 중 어떤 게 있냐면. 상당수가 한시적인 재정 사업으로 편성이 돼 있어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분석한 내용이 있습니다. 약간 부정적인 뉘앙스죠.

그래서 최종본에는 이 문구가 빠져있고요. 대신 어떻게 들어가 있느냐. 상당수가 한시적 재정 사업이므로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좀 중장기적으로 논의를 해보자. 이렇게 바뀌었어요.

▷ 김성준/진행자:

소위 말하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것처럼 마사지를 했네요.

▶ SBS 권란 기자:

네. 그렇죠. 마사지를 해서 톤다운을 시킨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구조조정 인력이나 지역 관련 부분에서도 비슷해요. 가제본에서는 어떻게 돼 있냐면. 산자부의 자동차 산업 퇴직 인력 전환 교육 및 재취업 지원 사업의 경우 아직까지 자동차 산업의 퇴직 인력을 채용할 기업의 수요조사가 이뤄져 있지 않다. 그러니까 아직 좀 미흡하다, 수요조사도 없다. 이런 내용인데. 최종본에서도 이 문장이 아예 삭제가 됐고요.

대신 어떻게 대체가 돼있냐면. 산자부는 자동차 산업 퇴직 인력을 채용하는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게 인건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렇게 아주 무미건조하게 대체가 돼 있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 부분이 있는데. 주경야독 장학금이라는 게 있어요.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취업자들을 위해 장학금을 주는 부분인데. 가제본 부분에서는 이 장학금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냐면, 기존 산업체 재직자를 지원하기 때문에 연도 내 고용 창출이라는 추경 편성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렇게 분석을 내렸는데요.

이게 최종본에서 어떻게 바뀌었냐면 단기적인 추가 고용 창출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선취업 후진학을 통한 고용 창출 확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사업효과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하죠. 냄새가 좀 풀풀 나기는 하네요. 지금까지 SBS 정치부 권란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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