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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다시 뜨겁게!] '감독의 무덤' 사우디의 위태로운 도전

러시아 월드컵 참가국 분석: A조 사우디

[취재파일-다시 뜨겁게!] '감독의 무덤' 사우디의 위태로운 도전
1994년 미국 월드컵에 사상 처음으로 출전해 16강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킨 사우디는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으며 아시아 축구의 대표주자로 입지를 쌓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2010년과 2014년 월드컵 예선에서 잇따라 탈락했고, 이번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12년 만에 본선 티켓을 따냈습니다. FIFA랭킹 70위로 32개 월드컵 참가국 가운데 최하위인 사우디는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뒤에도 고질적인(?) '감독 교체 습관' 때문에 후유증을 앓고 있습니다.
사우디 1994년 월드컵 16강 진출
● '감독의 무덤' 사우디…2010년 이후 감독만 10명

2010년 이후 사우디가 내리막길을 걷는 과정에서 사우디축구협회는 1년이 멀다 하고 감독을 교체했습니다. 지난 8년 동안 사우디 지휘봉을 잡은 감독이 무려 10명일 정도로 사우디는 위기 때마다 사령탑을 갈아치우며 적극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러시아 월드컵 예선이 시작된 이후에도 세 번이나 감독을 바꿀 정도로 '눈앞의 성과'에 집착했습니다. 어쨌든 월드컵 티켓을 따냈으니 감독교체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월드컵 진출 확정 이후에도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화를 자초했다는 겁니다. 

● '판 마르바이크 효과'를 걷어차 버린 사우디
사우디 판 마르바이크 전 감독
2015년 아시안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사우디는 루마니아 출신 코스민 올리 감독을 경질하고 새 감독 찾기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2015년 8월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도중 지휘봉을 잡은 판 마르바이크 감독의 부임과 함께 반전을 시작됐습니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판 마르바이크 감독은 사우디 축구에 '압박'을 도입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부임 이후 13승 4무 3패 러시아 월드컵 티켓을 따냈습니다. 특히 최종예선 B조에서 마지막 일본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호주를 밀어내고 2위를 확정한 건 대단한 성과였습니다.
사우디 판 마르바이크 효과로 월드컵 출전
하지만 사우디 축구협회는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중반까지 승승장구하다가 막판 3경기에서 1승2패로 흔들리는 모습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협회는 네덜란드에 상주하며 사우디로 출장 오듯 하는 판 마르바이크의 적극성과 지도 스타일과 코칭 스탭 구성에 간섭을 하기 시작했고, 결국 최종예선이 끝난 뒤 계약 연장을 포기했습니다.

● 교체, 망신…그리고 또 교체

다급해진 사우디는 이웃나라 UAE의 감독을 맡은 지 4개월도 채 안 된 에두아르도 바우자를 전격 영입하게 됩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 출신 바우자가 아시아 최종예선 도중 UAE 지휘봉을 잡았고, 결국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자 4개월 만에 사우디 감독으로 자리를 옮긴 겁니다. 월드컵을 경험하겠다며 UAE로부터 '배신자' 소리까지 들으며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바우자가 이끄는 사우디는 포르투갈과 평가전에서 3대 0으로 완패하는 등 5경기에서 2승3패의 부진을 보이다가 2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사우디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
그러자 사우디는 다시 판 마르바이크에게 구애를 했지만, 퇴짜를 맞는 망신을 당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우디는 전 칠레 감독이었던 후안 안토니오 피치를 영입했습니다. 안토니오 피치 감독은 칠레 대표팀을 이끌고 2016년 코파아메리카 우승에 이어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준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는 듯했지만, 러시아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지휘봉을 내려놓은 상태였습니다.
사우디 후안 안토니오 피치 신임 감독
지난해 11월 사우디 사령탑에 오른 피치는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부터 4번의 평가전에서 1승1무2패를 기록 중입니다. 월드컵에도 오르지 못한 이라크에게 4대1로 패했고, 벨기에게는 4대 0으로 충격적인 완패를 당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오른 사우디의 앞날이 어두운 이유입니다.

● 알 살라위가 살아야 사우디가 산다!
사우디 골잡이 알 살라위
사우디의 최전방 공격수인 알 살라위는 판 마르바이크 체제에서 '황태자'로 떠오른 31살 골잡이로 사우디 프로축구 알 나사르에서만 11년째 뛰며 통산 102골을 터트리고 있는 대표 골잡이입니다. 빠른 스피드로 역습 상황에서 뛰어난 결정력을 선보이며 판 마르바이크의 신임을 독차지했습니다.
사우디 골잡이 알 살라위
2010년 A매치에 데뷔해 36경기에서 28골을 터트렸는데, 판 마르바이크 감독 부임 이후 2년여 동안 17경기에 출전해 17골을 몰아쳤습니다. 하지만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교체된 이후에는 아직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부상도 있었지만, 바뀐 감독들이 잦은 실험 속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조직력이 급격히 저하된 사우디의 전력에서 알 살라위의 부활은 절실합니다.
사우디 골잡이 알 살라위
사우디는 1994년 미국 월드컵 16강 진출 이후 3번의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습니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독일에게 역사에 남을 8대 0 참패를 당하며 3패로 수모를 당했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우크라이나에게 4대 0으로 패하며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했습니다. 두 번 모두 감독은 사우디를 맡은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우디는 12년 만에 월드컵을 앞두고 갓 부임한 피치 감독을 앞세워 도전에 나섭니다.
A조 조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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