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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벌써 장마?…비구름 막아선 고기압이 원인

안영인 기상전문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8.05.17 13:30 수정 2018.05.17 14:3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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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장마?…비구름 막아선 고기압이 원인

마치 장마처럼 장대비가 쏟아진다. 잠시 잠잠 하는가 싶다가도 1시간에 20~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다. 오늘(17일) 새벽에도 서울과 경기, 강원영서지방 곳곳에 시간당 20~30mm 가량의 폭우가 쏟아졌다. 천둥⋅번개까지 치면서 잠에서 깬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이에 앞서 어제 점심시간(12~13시)에는 서울에 시간당 최고 37mm의 기습폭우가 쏟아졌고, 경기도 화성에는 1시간 동안 56.5mm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1시간 동안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것과 같은 물폭탄이 떨어진 것이다.

기습적인 집중호우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기습폭우가 쏟아진 어제 낮 서울 정릉천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한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고 용인에서도 한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늘 새벽 팔당역에서는 낙뢰로 단전사고가 발생해 경의중앙선 전철 운행에 차질이 빚어져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 때 아닌 한여름 폭우가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벌써 장마가 시작된 것은 아닐까?

장마는 통계적으로 볼 때 보통 지금부터 한 달 정도 뒤인 6월 중순 후반에 제주도부터 시작돼 하순에는 남부와 중부지방에도 장맛비가 내린다.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시작된다. 시기적으로나 또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 정도로 봤을 때 장마는 아직 아니라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일부 장마와 비슷한 점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번 비는 내일 낮부터는 그치겠고 이후에는 당분간 비가 예상되지 않는 만큼 장마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오래 비가 이어지고 곳곳에 폭우까지 쏟아지는 것일까?

한반도 주변 기압배치를 보면 원인이 보인다(아래 그림 참조). 현재 한반도 동남쪽인 타이완부터 일본 북동 해상에 이르기까지 넓게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고기압 북서쪽인 중국에서는 계속해서 저기압이 한반도로 다가오고 있다.
한반도 주변 기압계 모식도(자료:기상청)기상청은 우선 한반도 동남쪽에 고기압이 머물면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한반도 지역으로 비를 뿌릴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수증기가 들어오고 있는 곳으로 보고 있다. 고온의 수증기가 충분한 상태에서 중국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는 동안 중부지방에 강한 수렴대와 상승기류가 만들어지고 특히 상층의 찬공기나 지형 등의 영향으로 국지적으로 대기불안정까지 강해지면서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는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또 한반도 동남쪽에 머무는 고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는 저기압을 가로막아 이동속도가 떨어져 비가 오랫동안 이어지는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기상청은 내일부터는 저기압의 흐름을 막고 있는 한반도 동남쪽에 머무는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점차 동쪽으로 물러갈 것으로 보여 내일 낮부터는 비구름도 한반도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오늘(17일) 발표한 여름철 재난대책 자료를 보면 올 여름 강수량은 평년(1981~2010)과 비슷하겠지만 예측이 쉽지 않은 국지성 집중호우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평균 폭염일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 이른 더위 뒤 찾아온 장마와 비슷한 이번 국지성 집중호우가 올 여름 폭염과 게릴라성 집중호우의 예고편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오키나와를 비롯한 일본 남쪽지역은 이미 장마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