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 씨의 정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계기는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였습니다. 이화여대 입학처장과 총장까지 개입한 정 씨의 부정입학과 학사 특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 씨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게 밝혀진 겁니다. 특히 이화여대 합격 특혜 논란이 일었던 2014년 말, 정 씨가 자신의 SNS 계정에 "능력 없으면 부모를 원망하라"며 "돈도 실력이다"라고 남겼던 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사회적 공분은 더 거세졌습니다.
또 최 씨에게는 정 씨가 수업에 빠지거나 과제물을 내지 않았는데도 정상 학점을 받도록 만들어 이화여대의 학사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와, 정 씨가 다니던 청담고등학교 체육 교사에게 30만 원의 뇌물을 주고 봉사활동 실적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도 포함됐습니다.
■ "원심 판단 증거법칙 위반하지 않았다"…1·2심 판결 확정한 이유는?
이화여대 학사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약 1년 반 동안 이어졌습니다. 1심 선고 당시 재판부는 최순실 씨의 유죄를 인정하며 "자녀가 체육특기자로 성공하기 위해선 법과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배려받아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과 그릇된 특혜 의식이 엿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학사 비리 관련자들의 범행에 대해서는 "대학에 대한 신뢰 자체를 허물어뜨리고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공정성이란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무엇보다 최선을 다해 교과목을 수강하고 공정한 평가를 기대한 수강생들의 허탈감과 배신감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고 질타했습니다.
■ 끝나지 않은 재판…국정농단 사건에서 징역 20년 선고될까?
최순실 씨는 딸 정유라 씨의 학사 비리 사건으로 징역 3년 확정 선고를 받았지만, 이와 별개로 국정농단 재판은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1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범으로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 원, 추징금 72억 원을 선고받은 최 씨는 2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최 씨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수술을 받으며 재판은 잠시 중단된 상태인데요. 만약 남은 재판에서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인정돼 징역형을 받으면, 최 씨는 선고 형량에 오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징역 3년을 더한 기간만큼 교도소에서 추가로 복역해야 합니다. 한편 교정 당국은 다른 국정농단 재판이 끝날 때까지 최 씨를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전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