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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4시간, 오전엔 무급 노동"…쉴 틈 없는 택배기사

<앵커>

소비자들이 보통 택배 물품을 받는 건 오후 시간이지요. 그렇다고 택배기사들이 점심 무렵부터 밤까지만 근무하는 건 아닙니다. 이른 아침에는 다른 일을 해야 하는데, 이 업무를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택배기사 김경환 씨는 매일 아침 6시 반에 집을 나섭니다. 출근길 운전 중에도 밀린 택배 송장 처리에 정신이 없습니다.

[김경환/택배기사 : 오늘 반품 수거할 송장이에요. 가자마자 바로 분류작업을 시작하니까 미리 업무를 하기 위해서…]

30분을 달려 김 씨가 도착한 곳은 서울 서초구의 택배 물류 터미널. 대형 트럭에서 컨베이트 벨트를 타고 쏟아져 나오는 택배 물품들, 택배기사들이 하나하나 손으로 목적지에 따라 분류합니다.

쉴새없는 분류작업은 정오가 지나서야 끝나고, 택배기사들은 그때부터 배송에 나섭니다.

[김경환/택배기사 : (분류 작업하느라 바쁠) 때는 뭐 굶기도 하고 대충 라면으로 먹고 그렇게 하고 있어요.]

택배기사들은 오전에 분류작업까지 하다 보니 장시간 근무가 반복된다고 하소연합니다.

[김경환/택배기사 : 2시부터 이제 배송을 시작했으니까요. 오늘 한 9시 정도에 끝나니까 14시간 일을 하네요.]

택배기사들은 하루 4시간 넘게 무급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개인사업자로 취급받다 보니 법적인 보호막을 찾기 어렵습니다.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가 있습니다. 이 장시간 노동을 개선할 수 있고 단축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사측과 노조가 머리를 맞대서 만들어내야 (합니다.)]

택배 업체들은 분류 작업은 택배 사업이 도입될 때부터 택배 기사 고유의 업무라고 주장합니다.

[김진일/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정책국장 : 회사는 건당 배송수수료 800원에 (분류 작업 대가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라면 분류작업 대가가 얼마인지 밝혀야 할 것입니다. 새로 인력을 고용하거나 대가를 지급(해야 합니다.)]

오는 7월부터 주당 노동 시간이 최대 52시간으로 단축되지만,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기사들에게는 먼 이야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위원양, 화면제공 :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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