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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5년 전 만난 北 주민, 김정은에 고개 절레절레…"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5월 1일 (화)
■ 대담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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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 대학생으로 거짓 서류 작성해 입북
- 시내 도로는 깨끗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비포장도로
- 버스에 머리 닿을 정도로 길이 울퉁불퉁해
- 열차 속도 약 60km/h… 자동차보다 느릴 정도
- 北 주민 “핵 없으면 미국이 우리를 먼저 공격할 것”
- 남한에 대해선 “잘 사는 데 왜 자살률 높나” 묻기도
- 김정은 찬양 슬로건, 더 안 만들었으면 하는 주민 있어
- 촬영한 영상으로 영화 <삐라> <황색바람> 北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



▷ 김성준/진행자: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낸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죠. 북한에 오시면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해할 것 같다. 저희가 그동안 외신을 통해서 북한 교통 상황을 간간이 볼 수는 있었습니다만. 북한 최고 권력자가 이런 얘기를 직접 해서 저희가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3년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직접 북한에 들어가서 북한 구석구석을 촬영해서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분이 있습니다. 계명대학교 언론영상학과의 조현준 교수 연결해서 생생한 북한의 교통 상황, 또 다른 이야기도 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 2013년에 북한에 어떤 경로로 들어가게 되셨는지 설명 좀 해주시죠.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제가 국적이 캐나다라서요. 그래서 비자를 일단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외국인이어도 한국에 살고 있으면 안 되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당시에 캐나다에 대학생으로 서류를 작성해서 비자를 받았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들키셨으니까 다시는 북한 들어가시기 힘드시겠네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못 들어갈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개인적으로 들어가신 겁니까? 아니면 어떤 여행 패키지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들어가신 건가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여행 패키지로 갔고요. 제가 여행사를 통해서 갔는데, 그 여행사가 웜비어가 갔던 같은 여행사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중국 여행사겠네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그래서 중국 연변 쪽에서 함경북도로 들어갔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어디를 다녀오셨나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제가 2013년 11월 달에 함경북도 쪽을 다 돌았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청진, 경성, 그리고 나선시. 이렇게 크게 다녔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나선이면 나진 선봉 경제특구도 다녀오신 거네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예.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앞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정상회담에서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하실 것 같다. 이런 말을 했거든요. 2013년이면 5년 전이기는 합니다만. 당시 교통 상황이 그 지역은 좀 어땠습니까?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교통 상황이 아주 시내, 나선시나 청주 같은 곳에서 시내는 되게 깨끗하거든요. 도로도 잘 깔려있고. 물론 차는 많이 다니지 않지만. 그 대신에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비포장도로가 많이 나오고요. 특히 도시에서 도시로 갈 때는 도로 상황이 진짜 안 좋아요. 그래서 거기 버스 기사도 마사지 준비하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 김성준/진행자:

마사지 준비라는 것은 무슨 말이죠?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비포장도로라 도로가 워낙 울퉁불퉁하니까. 한 세 시간 동안 마사지 받는다고 생각하시고.

▷ 김성준/진행자:

쿵쿵거리니까. 그러니까 무슨 안마 의자 앉듯이 그런 얘기군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예. 그래서 그렇게 말할 정도로 정말 울퉁불퉁하고 어떤 경우는 제 머리가. 제가 버스 제일 뒤에 앉았었는데 제 머리가 천장에 닿을 정도로. 그만큼 울퉁불퉁한 곳이 많고요.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리고 나선시나 청진시 그러면 저희가 알기로는 비교적 북한 내에서는 평양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제적으로 나름 발달이 된 도시로 저희가 알고 있는데. 실제 도시는 그랬습니까?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도시 자체는 그래도 깔끔한 부분들이 있죠. 그리고 워낙 중국까지 국경을 맞대고 있어서. 조금 그래도 오픈된 분위기가 없지 않아 있죠.

▷ 김성준/진행자:

열차도 혹시 타보셨나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예. 열차도 타봤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 갔던 고속열차 얘기를 하면서 북한 열차와 비교했는데. 그 당시에는 열차가 좀 사정이 어땠습니까?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열차는 일단 소음이 좀 많고요. 그리고 또 많이 덜컹덜컹 거리고. 그리고 조금 느린 편이에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60km/h 조금 안 되지 않나. 그것도 열차마다 조금 다르기는 하겠지만. 길거리를 보면 지나가는 자동차보다도 좀 느린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좀 느리기는 많이 느리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사람들은 많이 타고 있던가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타고 있지는 않았어요.

▷ 김성준/진행자:

교통도 교통이고. 북한 주민들과 직접 대화를 해볼 기회가 있으셨습니까?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예. 북한 주민들과 대화도 했습니다. 이게 북한 주민들과 대화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겠죠. 아무래도 통제를 좀 하겠죠.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네. 통제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제 안내원이 잠깐 화장실을 간 틈을 타서 인터뷰를 많이 했고. 그리고 안내원들이 자러 간 사이에 제가 호텔 주변을 맴돌면서 얘기한 적도 있고.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주로 예를 들어 제일 궁금한 게 북한 주민들이 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것인데. 그런 얘기도 좀 물어보셨나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그럼요. 핵에 대해서는 자위 수단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북한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하죠. 그래서 이번에 김정은이 핵을 완전히 폐기한다고 했을 때 저는 좀 믿기지는 않았어요.

▷ 김성준/진행자:

일반 주민들이 핵은 우리의 자존심이다, 자위 수단이다. 이렇게 얘기한단 말씀이시죠.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그렇죠. 그리고 우리가 핵이 없으면 미국이 무조건 우리를 먼저 공격할 것이라는 생각을 아주 강하게 가지고 있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우리 남한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던가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일단 나진선봉시는 그 지역 자체가 경제 특구 지역이기 때문에, 실은 더 많이 안다고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거기 사람들은 다 알고 있더라고요. 한국이 경제가 무척 좋고, 삼성도 알고 있고, 다 알고 있더라고요. 아주 잘 산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또 대신에 자살률이 많느냐, 이렇게도 얘기하더라고요. 신문에서 많이 봤다. 신문에서는 아무래도 남한에 대해서,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안 좋은 얘기가 신문에도 많이 나오고 한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잘 사는데 자살률이 왜 그렇게 높느냐. 이건 우리가 듣기에도 아픈 얘기네요. 우리가 OECD 국가 중에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갖고 있으니 참 할 말이 없습니다. 김정은 체제, 또는 3대 세습 체제에 대한 생각도 혹시 물어보셨습니까?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그런 것도 물어봤죠.

▷ 김성준/진행자:

너무 용감하게 물어보셨네.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그런 부분들은 사실은 금기거든요. 거기서는. 물어보면 안 되는 부분들인데. 그래서 어떤 분들은 회피하는 사람도 많고요. 그 질문에 대해서 대답을 아예 꺼려하는 사람도 많고. 어떤 사람은 그냥 아버지, 우리의 아버지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또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어요. 

예를 들어서 김정은 찬양 슬로건이 북한 가면 길거리에 엄청나게 많이 있거든요. 구호 같은 것 있잖아요, 슬로건. 김정은 찬양 슬로건. 이런 게 더 이상 안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왜 그렇게 얘기를 하느냐고 했더니. 고개를 그냥 절레절레 흔들면서 별로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그런 식의 약간 불만이 담긴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용감한 질문에 용감한 대답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촬영한 영상들을 갖고 북한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드셨다던데. 어떤 것들을 만드셨어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북한에서 직접적으로 제가 찍은 것을 많이 사용한 작품이 2015년 9월에 상영했던 <삐라>라는 작품이거든요. 그게 처음에 DMZ국제다큐영화제라는 곳에서 상영했었고요. 그리고 그 다음 해 2016년도에 <황색바람>이라는 영화는 좀 더 탈북자 중심의 이야기인데. 어떤 이미지 같은 경우에는 제가 북한에서 촬영했던 소스들도 많이 사용했죠.

▷ 김성준/진행자:

예. 앞으로는 이렇게 남북 관계가 달라지는 국면에 왔는데. 다큐멘터리도 이제 조금 더 다른 다큐멘터리를 만드실 수 있겠네요.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그렇죠. 북한 관련은 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제가 어쨌든 담고 싶었던, <삐라>나 <황색바람>에서 담았던 메시지는 실은 이런 화해와 좋은 분위기를 원하는 메시지를 담기는 했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랬겠죠. 또 그런 다큐멘터리가 작든 크든 간에 오늘 같은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내는 데에도 기여를 했을 것이라고 믿겠습니다.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네. 그러면 저야 좋죠.

▷ 김성준/진행자:

오늘(1일) 말씀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조현준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의 말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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