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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직접 본 김정은 위원장…'솔직담백' '시원시원' '꼼꼼'

'로켓맨' '미치광이' 180도 다른 평가…언제까지 유지될까

[취재파일] 직접 본 김정은 위원장…'솔직담백' '시원시원' '꼼꼼'
남북 길잡이를 토대로 북미간 역사적 담판이 3~4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이 세 사람이 함께,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합니다. 위로 올라가는 과거 협상과 달리, 이번엔 탑다운(Top-down) 최고위급 결정이 출발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세 정상이 어떤 성향의 인물인지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덜 알려진 인물,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은 어떤 사람일까요? 혹은 어떤 사람으로 보이려고 애쓰고 있을까요? 북한 매체를 통해 비춰진 김 위원장의 모습은 아무래도 정보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죠. 그래서,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이들의 평가를 모아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文 "솔직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더라"

지난 27일 도보다리 벤치회담에서 수행원없이 허심탄회한 얘기까지 나눈 사이입니다. 김 위원장과 '진한 우정'을 나눴다는 문 대통령, 김 위원장에 대해 '솔직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다'고 평가했습니다. 참모들에게 그렇게 표현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소개했는데요, 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평가를 뒷받침할 에피소드도 소개했습니다.

만찬을 위해, 두 정상 부부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때 상황입니다. 김 위원장은 우선, 문 대통령이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도록 했다고 합니다. 그 후, 아내가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자 슬그머니 뒤로 잡아당겼다고 합니다. 김정숙 여사가 먼저 탈 수 있게 하려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 조명균 "시원시원하고 돌파력 있어"

이번 정상회담의 공식수행원이었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평가입니다. 조 장관은 김위원장이 "기본적으로 상당히 시원시원하고 '이게 필요하다' '해결해야 될거다' 하는 것은 협상에서 카드를 사용하거나 하는 계산 없이 바로 조치를 취할 것 취해 나가는, 그런 돌파력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우리와 30분 차이나는 북한 표준시를 수정해 시간을 통일하도록 한 것이 그 예로 거론됩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밀당을 하진 않는걸로 보였다는 게 조 장관은 평가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 박용만 "고압적이지 않아, 자연스럽게 어울려"

기업인 대표격으로 만찬장에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sns를 통해 밝힌 인상평입니다. 박 회장은 김 위원장에 대해 "워낙 매스컴으로 많이 봐서 그런지 익숙한 모습 그대로였다"면서 "경직되거나 고압적이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만찬장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이었다고도 소개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있었는데도 북측 인사들이 그리 경직되거나 지나치게 긴장하지는 않는 모습도 전했습니다.

● 도종환 "꼼꼼하게 일하는 사람"

지난 4월 1일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 당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공연을 함께 지켜봤죠. 도 장관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겸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이 당시 남측 취재진의 공연 취재가 제한된 데 대해 달려와 사과한 걸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이 "꼼꼼하다"고 평가했습니다.(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그런 이례적 사과는 김 위원장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일텐데, 그만큼 일을 자세히 챙긴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도 장관은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바로 빨리 가서 일에 대해서 해명할 건 해명하고 또 설명할 건 설명하라고 지시한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세세"하게 챙기는 스타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조명균 장관 통일부 장관도 30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비슷한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합의문 하나하나를 파악하고 의미, 이행문제까지 챙겼다며 꼼꼼한 성격이었단 것입니다.
폼페이오-김정은(사진=백악관 제공/연합뉴스)
● 폼페이오 "똑똑한 사람"

이제, 미국 인사의 평을 들어볼까요. 북한으로 비밀리에 날아가 김 위원장을 만나고 온 미국 최고위급 인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입니다. 내정자 신분일 때 방북해 김 위원장을 1시간 이상 만났죠.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한 26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폼페이오 내정자는 김 위원장에 대해 "숙제를 잘하고 있는 똑똑한 사람(a smart guy who's doing his homework)"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숙제는 곧 있을 북미정상회담에 대비하는 사전 준비 작업 말하는 것이겠죠.
트럼프 대통령
● 트럼프 "매우 많이 열려있고 솔직, 지금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평가자들과 달리, 유일하게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국면의 가장 큰 변곡점, 북미 정상회담의 키를 쥔 당사자인만큼 그가 김 위원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일단, 지금까지는(현지시간 30일) 좋습니다. 현재까지는, 'so far'라는 전제조건이 달렸지만, '아주 열려 있고, 솔직한'(very open and very straightforward)한 사람이라는 평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처음으로 언급했는데, 공유된 남북정상회담 결과가 꽤나 흡족스러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일 수만은 없습니다. 장단점이 함께 언급되어야 그게 사실에 가까울 것입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에 대한 최근의 평가는 우호적인 반응 일색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았죠. 이는 아마도 북미간 갈등 고조와 핵개발 강행 행보로  부정적 인식이 그만큼 깊었기 때문이라고 봐도 될 듯 합니다. 워낙 깎아먹은 점수가 많아서, 평균점을 회복하는 과정인 셈이란 것입니다.

눈여겨 볼 것은 '지금까지는'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콕 짚어 언급한 점 입니다. 사람의 성격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지만, 서로의 관계에 따라 같은 성격에 대해서도 표현이 달라집니다. 일단 지금까진 순항했습니다. 남북, 북미 모두 기류가 나쁘지 않아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박하던 과거 평가가 180도 뒤집힌 것입니다.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뒤집힌 이 평가 그대로 유지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북한이 핵을 버리고, 과연, 정상국가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담판이나 합의 이행이 실패하고 김 위원장은 '로켓맨' '미치광이'같은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다시 되찾게 될까요?  김 위원장이 어떤 사람으로, 어떤 성격을 가진 인물로 역사에 기록될 지는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결정할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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