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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피해 이민가야 되나요?"…기상전문기자가 말하는 미세먼지와 중국 (더저널리스트)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18.04.29 09:02 수정 2018.04.29 09:1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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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뉴스가 '더 저널리스트(THE JOURNALIST)' 시리즈로 시청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번 순서는 전 국민의 걱정거리가 된 미세먼지에 대해 취재파일을 쓴 SBS 안영인 기상전문기자입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궁금증뿐만 아니라 기상전문기자가 보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 최근 미세먼지와 관련된 취재파일이 화제가 됐습니다. 80~90년대 공기질이 지금보다 나빴다고 설명해주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취재파일] 미세먼지가 독해졌다…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문제
▶ [취재파일] 미세먼지, 젊은층 조기 치매 부른다

'예전에는 공기가 이렇지 않았는데' 이런 말씀하는 분들 참 많은데요. 예전을 어느 시점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만약 예전을 50, 60, 70년대로 생각하면 그때는 산업이 지금처럼 크게 발전하지 않았고 자동차도 많지 않았습니다. 또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늘 푸른 하늘을 보고 자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80년대 중반부터는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86년도 아시안게임과 88년도 올림픽을 앞둔 80년대 중반에는 TV에서 공익 광고를 하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공익 광고의 주제가 대기 오염을 줄이자는 것이었습니다. 공익 광고에서 이런 주제가 나온 것 자체가 당시 대기 오염이 상당히 심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 대기 오염을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1984년부터 입니다.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가 50~70μm(마이크로미터) 정도 됩니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1/5에서 크게는 1/7 정도로 작은 10μm 이하 미세먼지를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1995년부터입니다. 그리고 요즘 관심이 높아진 PM 2.5라는 기준은 입자 크기가 2.5μm 이하인 미세먼지를 말하는데요. 이 초미세먼지를 서울에서 측정하기 시작한 것이 2002년이고 다른 도시는 2015년부터 측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리하면 1984년에는 대기 중에 있는 총 먼지를 측정했고 1995년에는 서울에서 미세먼지 측정이 시작된 겁니다. 그리고 PM 2.5 측정이 서울에서는 2002년부터는 시작됐고 2015년에 들어서는 전국적으로 실시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1984년 이전에는 관련된 자료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1995년과 2000년 전까지는 지금과 같은 미세먼지를 측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먼지의 크기와 상관없이 대기 중에 있는 총 먼지를 측정했습니다.

대기 중 총 먼지를 'TSP'라고 하는데요. 80년대 중반 자료를 보면 이 값이 200을 넘어섭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인 1995년쯤에는 TSP 값이 80 안팎까지 떨어집니다. 다시 말해서, 80년대 중반 대기 중 총 먼지의 양이 90년대 중반보다 훨씬 더 많았다는 것이죠. 공식적인 관측 자료만 봤을 때는 80년대 중반이 90년대 중반보다 대기 중에 먼지가 훨씬 많았고 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도 먼지를 계속 측정 중인데 그 값을 보면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 관측 자료를 보면 80년대 중반이 지금보다 먼지가 많았다는 거군요. 그런데도 요즘 공기질이 더 안 좋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계속해서 줄어들던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는 2012년도에 가장 적었고 그 이후에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즉 2012년도를 기준으로 보고 2013, 2014, 2015년을 생각하면 미세먼지가 줄지 않고 늘어난 겁니다. 최근 5, 6년 정도만 생각하면 미세먼지가 줄어들지 않은 것이죠.

만약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서 1960~70년대와 지금을 비교하면 사실 먼지는 지금이 굉장히 심한 셈입니다. 또 PM10의 미세먼지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데 PM 2.5인 아주 작은 먼지는 최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세먼지가 '나쁨'인 날은 오히려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 "미세먼지는 대부분 중국발이다", "중국에 항의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국가 차원의 대응도 이뤄지고 있나요?

미세먼지는 계절이 따로 없습니다. 1년 내내 자동차가 돌아다니고 공장 굴뚝에서는 오염물질이 나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바람이 불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30~50%, 고농도일 때는 60~80%가 중국에서 온 겁니다. 늦가을부터 봄까지 우리나라에는 북서풍이 부는데요. 이때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먼지와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먼지가 합해져 미세먼지가 심해집니다.

여름철에는 남서풍이 불어오기 때문에 중국의 먼지가 우리나라로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름철에 먼지 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일 뿐이지 1년 내내 먼지는 발생합니다. 다만 중국에서 부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중국발 먼지가 늘어나면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오지 않는 여름에는 먼지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을 중국으로 보는 것이 맞고 틀린 말이 아닙니다. 따라서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과 같이 해결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중국에 당장 문제를 제기하고 공장을 다 중단시키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는 거죠. 또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경제활동, 인간활동에서 비롯되거든요. 그런데 이런 활동을 당장 멈추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미세먼지가 생기는 큰 원인은 석탄이나 석유 등의 화석연료입니다. 이런 화석연료가 연소하면서 생기는 문제인데 인간의 경제활동 대부분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때문에 모든 경제활동을 중단하라고 하거나 우리나라는 계속 공장을 돌리면서 중국만 다 중단시키라고 말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실시간으로 중국의 미세먼지 관측자료를 받아보는 등의 조치는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염물질이 국가의 경계선을 넘어가는 부분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일단 공동연구를 해서 오염물질이 국가의 경계를 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또 거기에 대한 보상 문제도 뒤따라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이 문제로 적어도 10년 이상 걸렸고 많게는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당장 해결되면 좋겠지만 '긴 시간'이라는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남아 있는 겁니다.

■ 취재파일이 나가고 나서 반응이 뜨거웠는데요. 독자들의 질문 중 몇 가지를 뽑아봤습니다.

① 요즘 미세먼지 예보 확인은 필수가 됐는데요. 애플리케이션이나 포털 사이트 등 정보는 다양하지만 수치가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것을 믿어야 할까요?

많은 사람이 어느 나라 정보를 믿어야 하는지, 어떤 업체, 어느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신뢰해야 하는지 궁금해합니다. 실제로 많은 미세먼지를 예보하는 업체와 앱, 여러 나라의 정보가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우리나라 환경부의 관측 자료입니다. 현재 환경부가 관측하는 자료를 보면 미세먼지 PM 10의 경우 전국적으로 371곳에서 측정하고 있고 서울에서는 39곳에서 재고 있습니다. 초미세먼지도 전국 331곳에서, 서울에서는 36곳에서 측정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매시간 관측해서 공개한 자료를 다른 나라나 업체가 가져가서 나름대로 가공해서 보여주기도 하고 그대로 공개하기도 합니다. 결국 미세먼지 예보 업체나 앱이 있어도 근본적인 자료는 우리나라 환경부에서 관측한 것이고 그 자료를 기반으로 가공한 것이기 때문에 환경부의 원자료를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② 봄에는 미세먼지뿐 아니라 황사도 몰려옵니다. 황사와 미세먼지 중 몸에 더 해로운 것은 무엇인가요?

황사도 일종의 미세먼지이기 때문에 차이점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황사와 미세먼지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는데요. 황사는 자연적인 현상이고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입니다. 황사는 지구가 생긴 이래로 지금까지 계속된 자연 현상입니다. 중국 북부나 사막 등에서 날아오는 흙먼지, 모래 입자가 황사입니다. 성분이 흙과 모래인 것이죠.

자연 현상인 황사에 비해 미세먼지는 인위적인 것으로 입자 크기를 비교해봐도 황사의 입자가 크고 미세먼지는 입자가 훨씬 작습니다. 그러다 보니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폐를 통과해서 혈관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우리 온몸에 퍼질 수 있습니다. 뇌와 심장 속에 들어가거나 심지어 태아에게도 전해질 수 있는 겁니다. 결국 우리 몸에는 황사가 상대적으로 덜 해롭고 미세먼지가 훨씬 더 해롭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③ 미세먼지가 있다고 하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편인데요. '보통'인 날에도 꼭 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미세먼지가 10개 있으면 건강에 좋고, 100개 있으면 건강에 안 좋다 이런 기준은 없습니다. 건강만 생각했을 때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미세먼지가 많으면 해로운 물질이 더 많고 적으면 해로운 물질이 조금 적을 뿐이지 건강에 나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공기 중에 미세먼지가 없는 게 건강에 가장 좋습니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나쁨일 때는 되도록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만약 내가 질병을 가지고 있거나 몸이 약하거나 노인 또는 어린이라면 보통일 때도 마스크를 쓰는 게 좋습니다.

■ 미세먼지는 전 국민의 걱정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까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가장 현실적인 대처법은 피하는 겁니다. 답답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미세먼지를 피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처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마스크를 써서 고농도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먼지가 심한 날에는 밖에 있지 말고 실내로 들어오는 겁니다. 고농도 미세먼지를 스스로와 차단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마스크를 쓸 때 얼마나 오래 착용해야 하는지, 언제 실내로 피해야 하는지 궁금증이 생길 텐데요. 여기서 중요한 게 예보입니다. 현재는 하루 이틀 정도의 예보만 하고 있는데 정확도가 70% 안팎 정도밖에 안 됩니다. 예보 정확도를 높여서 몇 월 "며칠,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다, 실내에 있는 게 좋다"고 안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는 "다음 주 수요일쯤 고농도 미세먼지가 예상되니 필요한 전기를 미리 만들라"고 하거나 "그날은 바깥 활동을 피하는 게 좋다"고 안내하는 게 현실적인 방법이죠.

당장은 미세먼지를 피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보다 효과적으로 피하려면 정확한 예보를 만들어서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화석연료를 새로운 청정에너지로 바꾸는 게 필요한데요. 이 과정이 하루 이틀 사이에 끝나는 게 아니고 굉장히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도 관련돼 있기 때문에 해결하려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 SBS 안영인 기상전문기자 / 문화과학부
'중국 피해 이민가야 되나요?중국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는 짧은 시간 안에 획기적으로 미세먼지를 해결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1~2년 안에 해결될 상황이 아닌데 모든 문제를 중국이 주범이라며 중국만 바라보고 매달려 있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평소 미세먼지의 30~50%가 중국발이라면 연평균 50~70%는 우리나라에서 생겼다는 의미거든요.

중국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계속 해결해야 하지만 우리 자체적인 문제도 조금이라도 줄여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10년, 20년, 100년 이렇게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중국에서 넘어오더라도 국내 먼지를 줄이면 우리 건강에 그만큼 이로울 수 있습니다. 중국이 미세먼지의 주범이고 중국과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내부적인 문제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획 : 정윤식 / 구성 : 안준석, 장아람 / 촬영 : 이용한 / 편집 : 김보희, 한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