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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문 대통령님, 이산가족 생사확인만이라도…"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4월 26일 (목)
■ 대담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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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 어머니와 동생 둘 두고 온 이산가족
- 47년 만에 중국에서 동생 만나 지속적으로 연락
-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 4,185가구, 전시효과일 뿐
- 이번 회담, 핵 때문에 이산가족은 대두 안 될 것
- 남북이산가족협회, 이산가족 간 교류 돕고 있어
- 처음엔 상대 확인도 못 하던 이산가족, 눈물로 상봉
- 상봉 어려우면 생사 확인과 편지 왕래라도 할 수 있기 바라



▷ 김성준/진행자: 

내일이면 드디어 남북 정상이 마주합니다.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가 이렇게 11년 만에 이뤄지는 남북정상회담을 주목하고 있는데요. 분단의 고통스러운 역사 속에서 가족과 생이별해야 했던 이산가족들. 누구보다도 이번 회담을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 등록된 이산가족 수가 총 131,531명입니다. 그 중에 가족과 상봉한 사람이 19,928명뿐이고요. 더 큰 문제는 이산가족 중 생존한 사람이 절반이고 그 중 대부분이 80대 이상의 고령이라는 것입니다. 남북이산가족협회 심구섭 대표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대표님도 북녘에 가족을 두고 오셨죠?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예. 그렇습니다. 저는 6.25 전쟁 나기 전에 아버지가 먼저 남쪽에 나오고 그 다음에 제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북한에는 어머니와 동생 둘이 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고향은 어디신가요?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고향은 함경남도 함흥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혹시 이산가족이 되신 이후에 동생들에게서 편지를 받거나 생사를 확인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저는 상당히 행운아인데. 1994년도에 47년 만에 북한의 동생을 중국에서 만났습니다. 남동생 사망하고 여동생하고는 편지 왕래하고 물건도 보내주고, 계속적으로 연락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대표님 연세하고 여동생 분 연세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저는 83세, 여동생은 74세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시군요. 받은 편지나 중국에서 만나 말씀 나누셨을 때 어떤 얘기들을 들으셨어요?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처음에는 만나기 전에 편지 몇 번 왔어요. 그리고 2년 후에 제가 중국의 대학 교수에게 얘기해서 조정해서 만났는데. 그 때 47년 만에 만났기 때문에. 밤 새워 얘기했습니다. 또 아버지가 못 가기 때문에 아버지는 녹음해서 작은 아들에게 20분 동안 녹음한 것을 들려주고 그랬는데. 그 이후에 남동생 사망하고 여동생과는 지금도 현재 연락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시기 때문에 더욱 더 내일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실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만. 이산가족상봉이라는 게 그동안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서 여러 차례 생중계도 하고, 여러 보도도 했기 때문에 많은 상봉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이산가족상봉이 결과적으로 전체 이산가족 중에서 몇 안 되죠?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얼마 안 됩니다. 지금 통계상은 4,185명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4,185가구고. 통계청은 만 칠천 몇 명이라고 하지만, 한 집에서 3명 만난 것은 큰 의미가 없거든요. 한 집으로 친다면 4,000명 정도 만났어요. 처음에 서울과 평양에서 만났고 그 이후에 금강산에서 만났는데. 그게 20년 동안 20차례입니다. 저희가 바라는 것은 이런 금강산에서 만나는 것, 이것은 하나의 전시적인 효과밖에 안 되고. 저희가 바라는 것은 생사 확인을 먼저 해달라는 얘기예요. 커피 한 잔 값이면 세계 어느 나라와도 전화가 되지 않습니까. 또 스마트폰으로는 얼굴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산가족들은 그것도 못하고, 편지도 전하지 못하고, 얼굴도 못 보고. 이런 민족의 비극을 갖다가 지금까지 끌고 왔는데. 앞으로 남북 간에, 이번에 회담이 열립니다만. 여기서 이산가족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문제는 핵 문제 아닙니까. 일본이나 미국, 중국, 우리와 북한. 이런 5개국의 문제가 관련되어 있고. 이런 문제에서 만일 이산가족 문제라든가 이런 게 대두가 된다면 첫째 생사 확인을 먼저 해주고. 그리고 편지로 왕래해주고. 왜 편지 왕래 안 됩니까. 엽서 한 장이면 요새는 사진도 스캔 받아서 보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안 되고. 지금까지는 1년에 한 번, 20년 동안 20차례. 이게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저희 이산가족들은 이번에 솔직한 얘기로 상봉이라든가 이런 것이 논의된다고 보지 않고. 만일 논의가 된다면 생사 확인을 먼저 하고, 편지를 보내주고, 엽서라도 보내주고. 이런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아까 대표님도 그런 경우입니다만. 이산가족 분들이 이런 개인적인 경로를 통해서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과 생사 확인을 하고 편지를 교류하는 경우가 꽤 있지 않습니까?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맞습니다. 그런 민간 개인들은 못하기 때문에. 저희 이산가족협회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는 남북이산가족협의회라고 해서 만들고. 그 이후에 한 20개 단체가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줄어서 13개 단체가 됐는데. 통일부에서 그러지 말고 사단법인을 만들어서 도와 달라, 일을 추진해 달라고 해서 4년 전에 사단법인 남북이산가족협회가 나왔고 지금은 국고에서 얼마씩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산가족들 북한에 생사 확인하고 또 연락하는 것. 이것은 정식으로는 안 되지 않습니까. 저희가 제 3국, 일본이나 중국을 통해서 북한의 가족을 찾아 편지 왕래해주고, 생계비도 보내주고 이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경 지대가, 두만강과 압록강이 점점 통제가 심하기 때문에 건너와서 만나는 것이 어려워요. 근래에는 전화로 상봉 소식 듣고 이렇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걸 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이렇게 민간단체 차원에서 생사 확인도 되고, 편지도 오가고, 전화로 상봉도 하고, 기회가 닿으면 중국에서 만나기도 하고 이런 일이 진행이 되는데. 그렇다면 북한 당국 입장에서도 그것을 완전히 막고 이런 것은 아니라는 뜻이잖아요.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아니죠. 북한에서는 통제합니다. 통제하기 때문에 전에는 압록강, 두만강을 건너서 만났는데 지금은 건너오기는 어렵고. 북쪽에 저희 협조조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통해서 북한의 가족을 찾아서, 편지가 건너오기 어려워서 요 근래에는 전화로 상호 확인합니다. 그러면 참 눈물겨운 일이 많습니다. 70년 된 세월이 흘러갔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대방을 확인 못해요. 그래서 누구냐, 별명이 뭐냐. 이렇게 쭉 하다가 나중에 맞는다고 하면 울고, 그런 녹음한 것 들어보면 가슴 아픕니다. 저도 눈물 많이 흘렸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70년 세월에 얼마나 많은 한들이 맺혔겠습니까.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그렇다면 지금 앞으로 이번에 이산가족 문제가 논의가 된다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우선은 생사 확인하고 그 다음에 편지 왕래, 편지가 안 된다면 엽서라도. 엽서에 사진을 스캔 받아 보내주면. 이산가족들의 한을 어느 정도 풀어 주리라 믿는데. 지금까지 금강산에서 만나는 것을 위주로 했기 때문에. 그것은 하나의 흔히 말하는 로또 복권이라고 하죠. 그런데 앞으로는 남북 간에 좀 더 이런 문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방향으로 정부 당국에서, 또는 북한에서 관심 두고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혹시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 측에 협회 차원에서 이런 신원 확인이나 서신 왕래를 잘 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하신 게 있습니까?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많이 하죠. 저희가 많이 합니다. 많이 하는데. 통일부 당국에서도 원체 이번 문제가 큰 문제이기 때문에 아마 논의 대상에도 넣겠죠. 그런데 핵 문제가 원체 크지 않습니까. 일본하고 중국, 미국. 이렇게 여러 국가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에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아요. 어제 어느 방송국에 나가서 얘기할 때 문재인 대통령도 부모님이 이산가족입니다. 저희 고향에서 한 50리밖에 안 돼요.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께서 부모님의 이산가족의 말씀을 많이 드렸기 때문에. 이번에 이 문제로 해서 이산가족 문제를 좀 문을 열어서. 좀 이런 것을 관심을 두고. 편지 왕래, 생사 확인. 이것만 좀 해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지금 대표님 말씀하신 대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핵 문제, 미사일 문제 물론 중요합니다만. 이산가족의 한도 풀어줄 수 있는 그런 좋은 기회가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심구섭 남북이산가족협회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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