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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문 대통령, 김정은에게 줄 선물 목록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4월 26일 (목)
■ 대담 : SBS 원일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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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 제재로 사치품 금지 품목 13개…靑, 선물 준비에 고민
- 빈손으로 돌아간 김여정, 남측 방북단도 빈손으로 돌아와
- 과거 남북고위급회담 때 황구렁이 술, 담배 등 받기도
- 북중 정상회담 때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4억 원어치 선물
- 2000년 DJ, 김정일에게 '평화와 통일' 진돗개 선물
- 2007년 노무현, 나전칠기 병풍과 이영애 사인 DVD 선물
- 일본 외교 사상 최악의 국가 정상 선물은 김정일의 송이버섯


▷ 김성준/진행자:

<원일희의 ‘왜?’> 시간입니다. 해설의 명수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원일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제 남북정상회담 하루 앞으로 다가왔고요. 과연 여러 가지 앞얘기, 뒷얘기 다 나올 텐데. 오늘은 뒷얘기 전망 좀 해보겠습니다. 오늘은 선물 얘기 한 번 하죠. 남북 정상이 어떤 선물을 주고받게 될지.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예. 심각한 얘기는 내일 하루 종일 들으실 테니까. 저는 깨알 재미 삼아서. 선물 관심 있어서 좀 알아봤는데. 선물을 준비했다고는 하는데 목록이 아직 안 나오고 있어요. 술은 문배주래요. 건배사를 하는 술은 문배주인데 이게 선물용은 또 아니라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거 독한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결론적으로만 놓고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줄 선물 목록이 아직도 발표를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굉장히 예민한 문제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준비가 안 된 건가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아니요. 그게 아니고. 안보리 대북 제재안 1718에 사치품 금지 품목이 13개 군으로 분류돼서 무려 21개가 콕 찍어서 명시가 돼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일단 그건 빼야 되네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이건 가면 안 되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예를 들어서 제일 편하게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게 고급 양주일 것이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고급 양주는 아니더라도 우리 술이라도 주류, 화장품, 가죽, 모피, 양탄자, 진주, 귀금속. 일단 선물로 주기 쉬운 것은 다 빠져있어요. 예술품, 시계, 악기, 골동품, 광학 기계, 전자 기계. 이런 것도 다 못 주게 돼있거든요. 그러니까 선물을 준비했다고는 하는데 이런 품목은 빼야 되니까 고민이 많은 거예요. 의외로 고민이 많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진짜 빼야 되네. 그러면 예술품이니까 유명한 서예가의 서예 작품도 안 되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좀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우리 국내에서 만드는 것 중에서 예를 들어 스마트폰도 안 되고, TV도 안 되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지난번에 김여정이 방남 했잖아요. 그 때도 선물 없이 빈손으로 올라갔고요. 우리 방북단 올라갔다 내려왔잖아요. 빈손으로 내려왔어요.

▷ 김성준/진행자:

받는 것은 아무 거나 받아도 되는 것 아니에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우리가 안 주니까 거기도 못 주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 왔다 갔다 하면서 실무단들도 선물을 하나도 못 주고 있는데. 제가 94년에 정상회담은 아니지만 93년, 94년 이럴 때 남북 고위급 회담할 때 취재를 해보면. 의외로 북한 사람들이 선물 문화에 대해서 예의 굉장히 많이 갖추거든요. 빈손으로도 서로 안 해요. 그래서 그 때 저는 황구렁이술을 받았고요. 우리는 담배와 캐시, 제일 좋아하는 달러. 100달러짜리. 이런 것을 주고받고 그랬었는데.

▷ 김성준/진행자:

그 황구렁이술은 어떻게 하셨어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마셨죠.

▷ 김성준/진행자:

나는 못 마셔봤는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 황구렁이술이 그 때 많은 기자들이 의외로 엄청 많이 갖고 왔어요. 그래서 우리로 따지면 대병이라고 하는 큰 4홉짜리하고 지금 소주병 2홉짜리 사이에 한 3홉 정도 생각하시면 돼요. 그런데 거기에다가 황구렁이를 담아서, 소주를 담아서 오는데. 너무 신기한 것은 집어넣을 때는 살아있는 구렁이를 넣으니까 머리부터 넣을 것 아니에요. 그런데 술 자체는 머리가 위로 가있고 꼬리가 밑으로 가있거든요. 그런데 술을 따라도 이게 빳빳하게 굳어서 그대로 있는 거예요. 음식점에 가져가서 그걸 먹는데 서빙하는 아주머니들이 보고서 기겁하고 그랬는데. 북한에서는 이 황구렁이 선물해주는 게 큰 선물이거든요. 

그래서 다시 남북정상회담 선물로 보면. 이게 지금 그냥 우리가 선물 없이 하기에는 분위기가 그렇고. 이게 하자니. 그래서 북중정상회담 때 선물 목록을 안 볼 수가 없잖아요. 시진핑이 그 때 김정은에게 준 게 우리 돈으로 따지면 4억 원이 넘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글쎄. 그 때 굉장히 많이 줬다고 저희가 보도를 봤는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런데 품목 하나하나만 따져보면요. 제가 따지는 게 아니라 우리 정보당국도 보고 있는 건데. 금빛 나는 대형 도자기, 찻잔 세트, 비단, 보자기, 장신구. 묘하게 품목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UN이 주지 말라고 했던 품목을 다 비껴났어요.

▷ 김성준/진행자:

일부러 선택을 한 셈이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런데 결국 위반은 위반이에요. 액수가 너무 커요.

▷ 김성준/진행자:

도자기 같은 것은 예술작품 아니에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중국은 예술작품이 아니라 공예품이라고 주장하는 거죠. 그런데 액수가 워낙 컸기 때문에. 이게 1,000불이 넘어가면 못하게 돼있거든요. 사실상 대북 제재는 위반했지만. 어쨌든 품목 면에서는 은근슬쩍 넘어간 측면이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 면이 있군요. 귀에 붙이면 귀걸이고 코에 붙이면 코걸이일 수 있는데, 도자기 같은 것은. 우리도 고려청자 주면 되겠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청자는 이것은 명백하게 예술품이기 때문에 좀 문제가 있어요. 이게 1, 2차 때를 보면 돼요. DJ가 2000년에 김정일 위원장에게 준 것은 진돗개 두 마리. 기억나시죠? 평화와 통일. 얘네 지금 살아있나 모르겠네. 죽었겠다.

▷ 김성준/진행자:

아이고. 18년이 지났는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죠. 60인치 대형 TV와 VTR도 줬거든요. 이건 지금 기준으로는 못 주는 거예요.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때는 통이 커져서요. 나전칠기 병풍을 보냈는데 이게 지금 따지면 못 줘요. 이게 폭이 8폭 짜리이기 때문에 엄청 큰 것입니다. 가로 4m, 세로 2m인데 이게 무게만 30kg예요. 그리고 DVD, 이영애 씨가 친필 사인한 DVD 세트도 세 세트나 줬거든요. 기억나시죠?

▷ 김성준/진행자:

맞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이런 것들 다 지금 기준으로는 못 주는 거죠. 반대로 그 당시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통 큰 것을 자랑하려고 칠보산 송이 300상자 내려 보냈잖아요. 그 때 기억나시죠? 우리도 한 상자 받아서 정치부 기자들이 20명 넘게 회식을 했는데 꽤 배불리 먹었으니까 양이. 저는 지금도 그렇게 큰 송이버섯 먹어보지를 못했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 날 사실은 송이버섯하고, 그 송이버섯 모자랄까봐 고기도 시켰는데 고기는 별로 안 먹고 송이버섯만.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송이로 배 채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2002년도에 고이즈미가 올라가서 똑같이 송이버섯 받아서 갔거든요. 일본에서는 이것 때문에 최악의 정상회담 선물로 기록돼요. 이게 뭐 받아왔냐고 다그쳤는데 고이즈미가 대답을 못한 거예요. 외교 기밀이라고. 그랬는데 나중에 신선식품인데 먹어치웠다. 이랬다가 일본 언론에게 엄청 혼이 났죠.

▷ 김성준/진행자:

일본이 송이 굉장히 좋아하는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일본 외교사상 가장 최악의 국가 정상 선물은 김정일이 줬던 송이버섯으로 현재 기록이 돼있어요. 이 정상들끼리 선물 주고받지 않습니까. 이거 개인 것 아닙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이 최규하 대행 포함해서 11명인데. 4,061건이 대통령 기록관에 현재 보관이 돼있고요. 100불이 넘어가는 물건에 대해서는 소유권이 국가에게 갑니다. 그런데 이 얘기 또 안 할 수가 없는데. 황당하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최순실 집에서 몇 개가 발견됐잖아요. 이게 좀 황당한 일이기는 하죠.

▷ 김성준/진행자:

최순실이 국가였으니까.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기억나시잖아요. 미국도 100불 넘어가는 외국 정상 선물은 자기 집으로 못 가져가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굉장히 엄격하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백악관에 그대로 보관해야 되잖아요. 72년도가 미국은 아주 굉장히 의미 있는 정상회담 선물로 기록이 돼있는데. 알래스카 사향소 두 마리하고 판다 두 마리하고 바꿨던 것 기억나세요?

▷ 김성준/진행자:

판다 두 마리 미국으로 간 것은 알았는데 미국에서 준 게 알래스카 사향소 두 마리였어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 때 미국에서는 중국 문화재 우리가 갖고 있던 것을 귀한 것을 돌려주자는 얘기가 있었는데. 중국에서 뺏어갔던 것 돌려주는 게 무슨 선물이냐. 선물이라면 메이드 인 USA, 미국산 내놓으라고 돼버린 거예요. 그래서 알래스카산 사향소 두 마리.

▷ 김성준/진행자:

사향소, 이게 버팔로 말고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게 일종의 버팔로인데. 알래스카 사향소는 뿔이 크고 그래서 아주 독특하다는 거죠. 얘네들도 지금 살아있는지 모르겠어요.

▷ 김성준/진행자:

이 판다 두 마리는 워싱턴 동물원에 있는 그 판다들이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걔네들이에요. 그래서 2년 뒤에 영국과 중국이 정상회담 또 하는데. 그 때도 영국이 우리도 판다 좀 달라. 이렇게 된 거예요. 그래서 그로부터 10년 동안 중국이 전 세계에 정상회담 때마다 판다를 선물해서. 무려 23마리가 수출이 돼요.

▷ 김성준/진행자:

우리도 판다 받았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예. 받았잖아요. 그런데 이 판다는 받아놓은 애물단지에요. 연간 먹이값만, 대나무 값만 2억 원 어치 들어간다는 것 아니에요. 그 때 기억나세요? 김정일 위원장이 DJ에게 줬던 풍산개 두 마리. 우리 진돗개와 풍산개를 맞바꿨잖아요. 그런데 이름이 단결과 자주였거든요. DJ식 사투리로 따지면 이름이 거시기했잖아요. 그래서 우리와 두리로 이름을 바꿨는데 얘네들이 2013년에 죽었더라고요. 나이가 들어서 둘 다 죽었어요. 다행히도 죽기 전에 새끼를 많이 낳아서. 현재 남한의 풍산개 종족 번식에 아주 지대한 공헌을 하고 가셨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주 잘생긴 개였는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잘생겼죠. 이런 뒷얘기거리가 많은 게 남북정상회담 선물인데. 이런 UN의 제재도 피해야 하고, 화해 협력의 메시지도 전달해야 하고, 오래 간직도 해야 하고. 어떤 묘책으로 선물을 주고받을지 아주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니까 내일 한 번 지켜보시자고요.

▷ 김성준/진행자:

정상회담이 잘 돼서 남북 간에 평화가 정착이 될 수만 있다면. 그리고 핵이 영구하게 폐기될 수만 있다면 이런 선물 사실 하나도 필요 없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제가 이 전화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통화가 혹시 되면, 선물 안 갖고 와도 되니까 핵 그냥 폐기해서 고철덩어리 하나만 들고 오면 그것보다 더 큰 선물이 있겠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맞습니다. 내일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원일희 SBS 논설위원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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