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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무장된 DMZ…삶·평화·미래의 공간으로

[취재파일] 중무장된 DMZ…삶·평화·미래의 공간으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온 세상의 관심이 판문점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판문점은 DMZ, 비무장지대의 중심으로 인식됩니다. 분단과 '일촉즉발' 긴장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는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그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회담에서 DMZ의 실질적인 비무장화 방안이 추진될 것이라는 소식이 미리 들려옵니다. 정부는 이미 판문점을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혀 왔습니다. 우리 측의 송영무 국방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 북쪽에서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총참모장이 함께 각각의 정상을 수행하는 것도 DMZ의 비무장화 실현과 관련해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현재의 DMZ 실상과 역사문화 유적 그리고 DMZ 관광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을 정리합니다.

● 중무장된 DMZ
DMZ를 사이에 둔 남북한 마을
DMZ는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이 각각 2km씩 설정해 놓은 군사 완충지대입니다. 비무장지대라고 하지만 사실은 중무장 상태입니다.

1953년 7월 휴전협정에 따라 한반도 임진강변에서 동해안까지 248km에 이르는 군사 분계선이 생겼습니다. 군사분계선을 따라 서해에서 동해까지 1,292개의 표지물이 200m 간격으로 세워져 있습니다. 표지판 가운데 696개는 유엔군, 596개는 북한군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63년부터 65년 사이에 군사분계선 북측 소초 전부를 연결하는 진지를 구축했습니다. 한국군도 1968년 1.21사태 이후 군사분계선 전 지역에 3중 철책과 콘크리트 대전차 방호벽, 지뢰 등을 대량으로 매설했습니다. 북측은 철책선 260km, GP(소초) 158곳, OP(관측소) 124곳, 막사 등 지원 시설 3,362동, 기타 선전물 314개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측도 철책 290km, GP 87곳, OP 13곳, 막사 등 지원 시설 1,209동을 설치해 놓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북측 비무장 지대 이북에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 주도로 쌓은 이른바 '지하 만리장성'이 있습니다. 중공군은 1951년 8월부터 52년 12월까지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총연장 250~287km, 폭 20~30km 규모의 지하 갱도를 건설했습니다. 구체적인 재원을 보면 갱도 수 9,519개, 엄체호(掩體壕:적의 사격이나 폭격으로부터 인원과 장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콘크리트나 벽돌 등으로 벽과 지붕을 견고하게 만든 호) 78만 4,600개, 엄체호 총길이 3,683km, 각종 시설물 10만 1,500개 입니다. 갱도와 참호, 교통로까지 합치면 총 연장은 4,000km에 이릅니다.

중국은 이 갱도를 지하 만리장성이라 불렀습니다. 이 갱도 작전은 당시 인민지원군 펑더화이(彭德懷)의 지지를 받아 51년 8월쯤 시작됐고, 10월쯤 전 전선으로 확대됐습니다. 갱도 작전에는 북한군까지 동원됐는데, 1952년 말까지 조선반도 250km 전 전선에 20~30km의 종심을 갖는 갱도를 골간으로 하는 거점방식의 방어체계를 완성했다고 했습니다. 중국군이 쌓은 이른바 지하 만리장성은 지금도 단일 요새로 남아 있습니다.

● DMZ는 역사·문화 유적 보고

지난 70년간 민간의 접근이 엄격하게 제한됐던 DMZ는 각종 문화 유적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한국 전쟁기간 동안 비무장지대 내 모든 마을과 건축물은 전쟁의 참화를 입었습니다. 문화재청은 2002년부터 한국 전쟁이 낳은 흔적들을 근대 문화유산, 즉 등록 문화재로 등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2008년 등록 문화재가 된 경기 연천 동이리의 유엔군 화장터(등록 문화재 408호)가 있습니다. 이 화장터는 한국 전쟁 당시 유엔군 전사자들을 화장하기 위해 건립돼 휴전 직후까지 사용됐습니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벨기에 등 주로 영연방 병사들의 시신을 화장한 곳이라고 합니다.

파주시 장단면 동장리에 멈춰선 기관총탄 자국 투성이의 증기 기관차(등록 문화재 78호), 폭격을 맞아 폐허가 된 채로 남아 있는 파주 구 장단면 사무소(76호)와 장단역 터(77호), 그리고 장단면 도라산리의 파주 죽음의 다리(79호)도 유명한 한국전쟁 관련 유물입니다.

중국군을 중심으로 구축한 총 길이 4000km에 이르는 거대한 지하 장성과 전쟁 이후 쌍방이 설치한 콘크리트 벙커 등 각종 군사 시설은 거대한 단일 요새이자 전쟁 유적입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991년부터 10년간 이른바 '군사보호구역'의 지표조사를 벌여 모두 660건의 문화유적을 확인했습니다. 이 가운데 242건은 처음 확인된 문화 유산이라고 합니다. (출처 :DMZ 역사와 문화의 이해(이기환)-2018년 제 1차 DMZ포럼 중에서)

● DMZ 관광 자원화 제안
DMZ (사진=연합뉴스)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기북부청사에서 어제 2018년 제1차 DMZ 정책 포럼이 진행됐습니다. DMZ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관광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섭니다. 포럼 참석자들은 역사적인 자원들을 연계한 새로운 관광 코스를 개발해 더 많은 관광수요를 창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경기도는 특히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근현대까지 5개 시대별로 5개의 관광 코스를 제안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첫 번째로 선사유적과 지질명소 탐방 코스입니다. 포천, 연천지역에 산재한 문화·역사 유적입니다. 전곡 선사박물관, 전곡선사 유적지, 재인폭포, 포천 비둘기낭 폭포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구석기 시대 문화발전을 보여주는 선사 유적지 및 한탄강 유역의 지질 생성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삼국시대 역사 탐방 코스도 알찹니다. 은대리성-당포성-호로고루성-경순왕릉-고랑포 전시관을 연계하는 코스로 임진강 일대의 고구려 3대성을 돌아보고, 한반도의 중원의 비옥한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삼국의 영토 분쟁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연천과 파주에 집중돼 있는 고려사 탐방코스입니다. 숭의전-윤관장군 묘-용미리 석불입상-혜음원지를 돌아보면서 고려 충신과 일반 백성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 DMZ의 조선시대 역사 유적은 주로 파주지역에 모여 있습니다. 반구정과 화석정, 이이 유적지입니다. 조선의 명재상인 황희와 대유학자인 이이의 발자취를 따라서 청렴한 선비정신과 유교문화를 이해하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근현대 역사 탐방은 애기봉 전망대-독개다리-비트 131 도라전망대-제3 땅굴-캠프 그리브스 체험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6.25 전쟁의 분단 비극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를 이해하고 남북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남북 화해와 교류가 많아 질수록 DMZ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질 겁니다. DMZ가 냉전의 유산이 아닌 삶·평화·미래의 공간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이 지역에 대한 군사·역사와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선행돼야 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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