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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네이버, 어쩌다 음모론의 중심에 섰나?"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4월 25일 (수)
■ 대담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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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 서비스 방해 목적 신호 발송, 5년 이하 징역
- 매크로가 안정적 운영 방해했느냐 여부가 관건
- 매크로 가격, 차단 잘되는 사이트 경우 높은 편
- 게임업계, 90년대부터 매크로 차단 위해 전쟁 중
- 네이버 조회 수 조작된다면 광고 안 맡길 것
- 네이버의 매크로 대응책 1차 개편안, 지엽적 대책
- 근본적 원인은 댓글, 매크로와 관련된 것 모두 비공개로 운영했기 때문


▷ 김성준/진행자:

이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매크로, 이 매크로라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게 된 분 많죠.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는 벌써 오래전부터 매크로를 막기 위한 전쟁이 한창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업계에서는 90년대부터 매크로를 차단하기 위해서 고군분투 중이라고 하는데 왜 이게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는지 참 궁금합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제가 얘기를 들어보니까 대학생들 수강 신청할 때도 이것을 사용하고요. 공연이나 버스 티켓 예매할 때도 이것을 사용한다는 건데. 목적에 따라서 업무방해로 기소가 가능하다고도 하는데 이게 어디까지가 합법이고, 어디까지가 불법입니까?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매크로가 불법이다. 이렇게 기술된 법안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보통신망법이라는 게 있거든요. 그 정보통신망법 48조를 보면 어떤 서비스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대량의 신호를 보내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형량이 상당히 강하네요.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예. 그래서 매크로를 가동시켰을 때 이게 안정적 운영을 방해했느냐, 않았느냐. 그 여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학생들이 수강 신청할 때 매크로를 가동시켰는데. 그래서 그 학생은 아주 편하게 자기가 원하는 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 되고, 다른 학생들이 손해를 봤다. 그러면 안정적인 운영에 방해를 한 겁니까?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그게 약간 정성적이어서요. 일단 학교에서 그것을 판단해야 할 것이고, 재판정에서 그런 것들을 따지게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매크로 프로그램은 거래는 어떻게 하는 겁니까?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그게 단순한 것부터, 예를 들어 매크로를 막는 장치가 굉장히 잘 돼 있는 사이트는 또 가격이 높습니다. 그래서 그 매크로에 대한 방지 처리가 얼마나 잘 돼있느냐에 따라서 가격은 천차만별일 것 같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게 대충 얼마 정도인데요? 그 범주가.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보통은 프로그램을 파는 사이트도 있고요. 아니면 글을 1,000개 올리는데 얼마씩 받습니다. 이런 식으로 하는 곳도 많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자기들이 가동해주는 것이로군요.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제가 보기에는 일반적인 매크로 프로그램을 쓴 것 같지는 않고. 네이버에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 같거든요. 이럴 경우에는 비용이 좀 올라간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아까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이게 예를 들어서 게임업계 같은 경우 90년대부터 매크로와 전쟁 중이다. 이런 얘기도 있었던데 말이죠. 계속 그렇게 매크로를 막기 위해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면 매크로를 만드는 사람들은 더 업그레이드해서 침투하고. 이것만 계속 반복되었던 모양이죠?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그렇죠. 게임 같은 곳은, 우리가 게임 아이템을 얻고 싶잖아요. 그러면 24시간 계속 게임을 오랫동안 해야 하는데. 사람은 그렇게 할 수 없단 말이죠. 그래서 그것을 매크로로 만들어서 자동으로 게임을 수행시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매크로가 범람하게 되면 정상적인 사용자들이 그 게임을 할 의욕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그 게임 업체에 손해가 되거든요. 그래서 게임 업체들은 계속해서 그 매크로를 막으려고 하는 것이고요. 또 게임 아이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매크로를 계속 업그레이드시켜서 어떻게든 아이템을 자동화시켜서 구매하려고 하는 것이고요.

▷ 김성준/진행자:

참 꼬리를 물고 계속 경쟁을 해가면서 서로 업그레이드를 시키는 것이네요.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그렇죠. 그래서 매크로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냥 창과 방패같이 계속 공격하고., 막고, 공격하고. 이래야 되는 것이고요.

▷ 김성준/진행자:

이번 사건으로 좀 국한해서 말씀을 다시 나눠보면요. 당연히 게임 업계와 마찬가지로 네이버에서도 또는 네이버를 비롯한 다른 포털 사이트들도 매크로에 대해서 몰랐을 리는 없을 것이고요. 그렇다면 이것을 막기 위해서 무언가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을 것 같은데. 그 노력이 없었던 거죠?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실제로 저는 네이버의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지는 볼 수가 없으니까. 어느 정도의 방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런데 실제로 네이버에 근무하시는 기술 담당하시는 분들과 얘기를 해보면 매크로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거든요. 그리고 네이버가 매크로를 탐지하는 데에 있어서 노력을 게을리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왜 그러냐면. 예를 들어 시청률이나 청취율이 쉽게 조작이 된다고 하면 광고 업주들이 제값 내고 광고를 안 맡길 것 아니에요. 이 매크로 같은 것을 이용해서 조회 수가 쉽게 조작이 된다고 하면 광고료를 순순히 안 내거든요. 그래서 구글이라든가 페이스북, 네이버같이 광고 수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업체들은 이런 매크로를 탐지하기 위해서 실제 많은 노력을 합니다. 그래야 제값을 받고 광고를 팔 수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보면 그 정도가 사소하다고 생각했을까요? 별로 개입을 한 느낌이 들지 않아서 말이죠.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일단은 이번 드루킹 관련해서는. 일단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와서 이 매크로가 어느 정도 수준의 매크로인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매크로가 굉장히 고수준의 매크로라면, 사실은 모든 매크로를 네이버 보고 다 막으라고 할 수는 없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이 드루킹이 썼던 게 인터넷에서 쉽게 알 수 있는 아이디어 갖고 만들어진 것이라면 네이버의 관리 소홀을 탓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런데 제가 어제까지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면 실제로 일반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산 것 같지는 않고. 네이버 용으로 맞춤 제작을 한 것 같거든요. 또 어떤 고성능의 서버도 따로 구입한 것 같고요. 그래서 그것으로 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뚫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말이죠. 매크로와의 전쟁을 벌이느라 고생할 필요 없이. 굳이 매크로를 가동해봐야 소용없는 네이버의 댓글 환경을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올 수 있는 건데. 그런 대응책으로 네이버가 1차 개편안을 내놨습니다. 내용을 보면 1인당 달 수 있는 댓글을 세 개로 제한하고 24시간 동안 클릭할 수 있는 공감, 비공감 숫자를 50개로 제한하겠다. 이런 정도인데. 반응들은 좀 싸늘한 것 같던데요.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저도 사실은 이번 대책은 좀 실망입니다. 왜 그러냐면 너무 지엽적인 것에만 집착해서 대책을 내놓은 것 같거든요. 매크로는 해킹과 비슷해서 모든 매크로를 한 번에 다 막을 수 있는 정책이나 기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시켜야 하거든요. 

그런데 네이버가 어떤 것을 하고 싶었으면 아이디 하나당 몇 개 댓글을 달게 하겠다. 이런 지엽적인 것이 아니고. 제가 보기에는 전체적인 큰 원칙을 이번에 발표해야 됐을 것 같거든요. 예를 들면 앞으로 매크로가 탐지되면 우리는 반드시 수사 의뢰하겠다. 그리고 수사 의뢰 결과는 어떻게 공표하겠다. 또 우리가 주기적으로 매크로를 얼마나 탐지했는지 정기적으로 공표하겠다. 또 우리가 댓글 정책을 바꿀 때는 의견 수렴을 어떤 식을 통해서 어떻게 하겠다. 저는 이런 큰 틀이 먼저 발표되어야 했을 것 같거든요. 

지금 네이버의 문제 근본 원인은 뭐냐 하면, 네이버가 댓글이나 매크로 관련한 모든 것들을 그동안 비공개로 운영했기 때문에. 네이버가 지금 음모론의 중심에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 음모론,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네이버가 벌이는 거야? 이런 음모론에 해당하는 것들을 해결해줘야 하거든요. 그런 기본 원칙을 발표해야 하는데 그런 쪽에서는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본질적으로 네이버가 오늘 1차 개편안도 그렇습니다만. 본질적으로 네이버 환경 안에 사용자들이 계속 머물게 하려는 목적을 포기할 수 없겠죠.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왜냐하면 네이버 자체의 비즈니스 모델이 그렇거든요. 많은 분들이 네이버를 구글과 비교하시는데.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검색엔진을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그 검색엔진을 통해서 광고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이고요. 네이버나 다음은 검색엔진으로 수익을 버는 것이 아니고 그 포털 사이트에 사람을 오래 머물게 해서 광구 수익을 창출하거든요. 그래서 그 안에 쇼핑몰도 있고, 지식인도 있고 되게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네이버와 다음은 오히려 페이스북과 비교하는 게 더 맞는다고 봅니다. 페이스북도 그 안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려고 노력하잖아요. 그래서 그 안에서 게임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하는 것인데.

▷ 김성준/진행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에 일종의 반하는 정책이기는 합니다만. 한국광고총연합회는 이번 사태 해결책으로 아웃링크 도입을 요구했던데. 이러면 문제는 좀 해결이 될 수 있겠습니까?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저는 사실은 아웃링크가 이런 문제에 도움이 된다는 어떤 기술적 논문이라든가 사례를 본 적이 없거든요. 예를 들면, 아까 제가 네이버는 페이스북과 모델이 되게 비슷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페이스북이 언론에 대해서 하는 것은 아웃링크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제가 페이스북에 신문 링크를 올리면, 그것을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로 갔다 다시 페이스북으로 돌아오거든요.

그러면 대부분 사람들은 댓글을 어디에 다냐면 제 페이스북에 단단 말이죠. 댓글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쓰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그러면 아웃링크를 한다 하더라도 가서 그 기사만 보고 다시 페이스북이나 네이버로 와서 댓글을 쓸 것이란 말이죠. 저는 아웃링크는 그다지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참 이 기술의 발전이 정말 어디까지 이런 싸움을 벌여야 할지 모를 정도로 선과 악의 대결이 계속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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