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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드루킹, 게시물 조작 그룹에선 피라미 수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4월 23일 (월)
■ 대담 : SBS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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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크로, 수강신청이나 기차표 예매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
- 업무방해로 기소되는 경우 있지만 불법 단정 짓긴 어려워
- 업계 관계자 "드루킹이 동원한 아이디 600개, 피라미 수준"
- 일주일 정도 작업하면 수천 개 아이디 동원되는 게 일반적
- 특정 댓글 순위를 올려주는 방법이 많이 공유되고 있어
- 네이버 기사 보는 사람 1,300만 명 중 댓글 참여는 0.9%
- 적극적 의사 표현하는 사람 천 명 규합하면 여론 지지층 장악
- 네이버 안에서만 활동하게 만든 ‘가두리 양식’… 문제 근원


▷ 김성준/진행자:

드루킹 일당의 포털 여론조작 사건이 드러나면서 포털 뉴스의 댓글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댓글로 의사 표시하는 인원이 전체의 0.9%라는 거예요. 0.9%. 그 사람들이 여론을 좌지우지 한다는 거죠. 그러면 과연 이게 진짜 여론이야? 이런 문제도 우리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형 포털 사이트 네이버. 이 네이버가 이용자들을 사이트에 최대한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경쟁적 요소를 도입했는데. 그중에 댓글, 이게 그야말로 정치적인 진영 간의 전쟁터를 만든 게 아니냐. 이런 지적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SBS 보도국 김수형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김수형 기자: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이 매크로 프로그램이라는 단어는, 표현은 이번에 드루킹 사건을 보고 처음 알았는데. 이게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일상에 많이 쓰더라고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조금 어린 학생들 같은 경우 수강신청을 하거나 기차표 예매할 때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사람이 일일이 하는 것을 기계를 통해 굉장히 여러 차례, 횟수가 여러 번 반복되는 것을 쉽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미 쓰는 사람들은 많이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이게 제가 우선 궁금한 게.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까?

▶ SBS 김수형 기자:

경우에 따라서 다르다고 봐야겠죠. 사람이 하는 것처럼 속여서 특정 사이트에 여러 차례 잘못된 신호를 보낸다고 하면 업무방해 등으로 기소가 되거나 이런 범죄에 가까운 행위가 될 가능성이 있고요. 하지만 이 프로그램 자체가 불법을 위해서 설계됐다고 단정 짓기는 조금 어려운 사실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원래 무엇 때문에 설계가 된 거예요?

▶ SBS 김수형 기자:

이게 사람이 반복적으로 해야 되는 일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서, 프로그래머들이 어렵지 않게 프로그램을 짤 수 있거든요. 어느 날짜와 시간, 사람 이름 등을 넣으면 반복적으로 해주는 겁니다. 이 프로그램이 이번에 여론 조작에 활용됐다. 이런 아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 거죠.

▷ 김성준/진행자:

예를 들어서 몇날며칠을 밤 새워서 실험해야 하는데. 일정 시간 5분 간격으로 24시간 내내 약물을 투여해야 된다. 이럴 경우 이 프로그램을 걸어 놓고 집에 가서 자면 되네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어떤 수치 값의 결과를 얻는다. 이런 것도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얻을 수 있는 결과 중 하나이기는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김수형 기자가 인터뷰했던 인물인데. 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다가 결국 사법 처리까지 됐던. 그 분. 지난번에 저희가 인터뷰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드루킹, 저희가 드루킹이라고 하면 진짜 대선에서 여론 조작을 종횡무진하면서 했던 사람으로 느끼고 있는데. 드루킹을 피라미라고 부르더라고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저도 인터뷰를 하면서 사실 놀랐는데요. 이 업계에 이른바 게시물을 조작하는 분들이 여러 그룹들이 있다고 합니다.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저 글이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라 누군가가 작업을 걸어서 순위가 올라간 것이다. 작업을 걸어서 댓글이 많아졌고 좋아요가 많아졌다. 이렇게 좀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분들 사이에서 보기에는 드루킹이 동원한 아이디가 600개가 좀 넘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상황에서 본다면 굉장히 피라미 수준이다.

▷ 김성준/진행자:

600개라는 숫자가. 많이 하면 얼마나 한다는 거예요?

▶ SBS 김수형 기자:

보통 얘기를 들어보니까 한 번 작업을 할 때 한 번에 3~400개 정도 아이디를 산다고 합니다. 중간에 브로커가 있는데요. 그 사람에게 사는 아이디가 3~400개 정도가 되고. 일주일 정도 작업을 하면 보통은 천 단위가 훌쩍 넘어가고. 수천 개의 아이디를 동원해서 게시물의 순위를 올리고, 좋은 평판에 좋아요를 누르고. 이런 일들을 수천 개 아이디가 동원되는 게 보통이라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대단하네요. 그런데 인터넷 들어가 보면. 저도 그래서 이번에 인터넷에 찾아봤는데. 댓글을 장악하는 방법, 기사의 순위 올리는 방법. 이런 것들이 검색어 몇 개 치면 그냥 나오더라고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이게 어떻게 보면 우리 포털에 독특하게 자리 잡은 문화 같이 되고 말았는데요. 어떤 특정 기사가 나오거나, 특히 정치 성향의 기사에서 어느 진영에서 유리한 기사, 불리한 기사가 나오면 그 기사의 순위를 끌어올리고. 어떤 특정 댓글을 높은 순위로 올려주는 것을 지지 그룹 사이에서 요령 같은 게 많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기사가 뜨면 시간은 얼마 내에, 댓글 몇 개를 올려야 하고, 여기에 좋아요를 집중적으로 해서 순위를 끌어올린다. 이런 류의 요령들이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이게 연원을 따져보면 사실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여론조작, 그 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이른바 진보 진영에서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더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를 해야겠다는 생각들을 할 수밖에 없고요. 게다가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보수 진영에서도 똑같이 포털에 의견 개진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거든요. 

문제는 이렇게 사람이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의사 표시를 하는 그룹은 당연히 있어야 하고, 이 분들이 하는 활동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런 의사 표시를 조금만 하면 기사가 춤을 추고, 댓글의 순위가 널뛰기를 하고. 이런 식으로 판이 짜져 있단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의 본질에는 포털이 자리 잡고 있다고 여러 곳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포털 얘기로 들어가 보죠. 댓글 활동. 이게 댓글 한두 개 붙여서 기사의 순위가 움직이고, 기사가 위로 올라갔다가 뒤로 빠졌다가. 이렇게 될 리는 없을 텐데. 이렇게 되면 아까 드루킹 혹은 드루킹을 피라미라고 얘기했던 사람의 얘기와 마찬가지로 아이디를 몇 천 개를 가동해야 하고. 이래야 하는 건데. 그러면 이게 댓글 단 사람이 전체의 0.9%밖에 안 된다. 이것은 서로 모순인 것 같아요.

▶ SBS 김수형 기자:

일단 워드미터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한 개발자 분이 만든 사이트인데요. 그 사이트는 어떤 것을 해놓느냐면. 네이버에 있는 모든 댓글 활동의 통계를 모아놨습니다. 여기에 댓글을 단 아이디가 몇 개이고, 호감 표시가 몇 개가 돼있고, 비호감 표시가 몇 개 돼있고. 쭉 정보를 모아둔 곳인데요. 저희가 4월 19일자 자료를 검토를 쭉 해봤습니다. 이 댓글을 분석해보면 그 날 118,912개의 계정이 댓글에 참여했고요. 하루에 네이버 기사를 보는 사람이 1,300만 명을 잡으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댓글을 단 사람은 0.9%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네이버 댓글을 하루에 20개까지 달 수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한 사람이요?

▶ SBS 김수형 기자: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10개 이상 댓글을 단 사람을 소위 적극적인 의사 표시층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런 사람은 3,743명에 불과했습니다. 0.029%밖에 안 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것을 아주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한 사람당 3개씩 아이디를 만들 수 있고. 이 분들이 하루에 20개씩 댓글을 달 수 있다고 가정을 한다면. 이 적극적으로 의사 표시한 분이 3천 명을 조금 넘기 때문에 1,000명만 규합하면 포털 안에서 적극적인 여론 지지층을 장악할 수 있다는 가정이 또 가능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털 여론이라는 게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기도 하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포털 입장에서 이런 이유는. 쉽게 말해서 그런 움직임이. 0.9% 정도가 의견을 내도 순위가 바뀌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들어갔다 나갈 수 있게 해야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뛰어들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런 것인가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이게 알고리즘 자체를 네이버 같은 경우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서 어떻게 움직인다고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알고리즘에 공개되면 어뷰징이라고 표현하는 이른바 작업이나 세력이 개입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댓글이 조금만 사람들이 규합되고 모이면 댓글의 순위가 움직인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적인 요소가 도입되어 있거든요. 더 목소리가 크고,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기사의 순위가 바뀌고 댓글의 순위가 바뀌기 때문에. 이게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이버가 원칙이 뭐예요? 왜 이러는 거예요?

▶ SBS 김수형 기자:

이 원칙을 가지고 얘기를 한다고 하면. 참여를 많이 늘린다고 표현을 네이버가 합니다. 쌍방형 소통을 하고, 기존의 미디어들이 못했던 점을 15년 전에 댓글을 도입하면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댓글이 개편된 역사를 보면 한 가지 원칙이 발견됩니다. 그것은 철저하게 네이버 안에만 머무르게 하겠다. 이것이거든요. 학계에서는 이른바 가두리 양식이라고 표현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걸 가두리 양식이라고 표현하는군요. 네이버라는 양식장 안에 가둬놓고 키운다.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네이버는 절대 네이버 페이지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네이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갖춰놨습니다. 기사도 보고, 블로그도 읽고, 카페도 들어가고. 모든 것을 네이버 안에서만 순환을 시키면서 네이버 안에서 광고를 보고. 그런 구조를 만들어놨거든요. 이 가두리 양식 하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최대 포털이라고 하는 네이버가 그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문제의 근원이 있지 않나 하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기사 오른 것 갖고 댓글 많이 붙은 것을 보고 비관하고 그랬는데 그럴 필요도 없겠네요.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SBS 보도국 김수형 기자였습니다.

▶ SBS 김수형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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