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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어린이집 믿었는데…" 아이들이 배고파한 이유?

<앵커>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배 하나의 3분의 1. 그걸 작게 조각내 무려 10명의 아이들에게 아주 조금씩 나눠 먹입니다. 우유도 3컵을 10명에게 나눠줍니다. 아이들은 간식을 먹고도 배가 고팠고 너무 미안했던 어린이집 교사가 직접 사진을 찍어 제보했습니다. 저희는 오늘(19일) 국공립 어린이집의 문제점을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아이들을 늘 배고프게 만든 이 국공립 어린이집 얘기부터 전합니다.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깍두기처럼 잘게 잘린 배 조각과 물컵에 담긴 우유 3잔. 지난 2월 서울의 한 어린이집에서 3살 아이 10명이 나눠 먹은 간식입니다.

식약처는 영유아 급식 가이드라인에서 3살에서 4살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과일 두 조각과 우유 100mL를 배식하라고 권장합니다.

점심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식기 바닥이 보일 정도의 닭고기와 나물 반찬. 이걸 3살 아이 10명과 교사 2명이 나눠 먹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 A 씨 : '애들이 배고파요 선생님' 하면 저희는 줄 게 없는 거죠, 밥이 없으니까.]

6살 아이들에게는 유통기한이 열흘이나 지난 유산균 음료를 먹이기도 했습니다. 교사들은 원장의 지시에 따라 이런 배식을 거의 매일같이 3년간 했다고 말합니다.

[어린이집 교사 B 씨 : 민원이 들어갔잖아요. 구청에서 시정이 나왔을 때 (원장님이) 내부고발자를 찾는 거예요. 이거 누가 했느냐고. 계속 이런 것만 파헤치시는 거예요.]

어린이집 홈페이지에 주기적으로 정상적인 배식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배고픈 이유를 몰랐던 겁니다.

[학부모 : 믿고 맡겼는데 국공립이라서… 어이가 없고. 국공립 어린이집이 민간 어린이집보다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원장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준 건 실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배식은 아이들 나이에 맞게 정상적으로 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관할 구청은 지난달에야 해당 어린이집 식자재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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