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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철 "박근혜, 총선 때 유승민 경쟁 후보 연설문까지 하달"

신동철 "박근혜, 총선 때 유승민 경쟁 후보 연설문까지 하달"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4·13총선을 앞두고 자신과 불화설이 있던 당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당선을 막기 위해 대항마를 내세우라고 지시하고 해당 후보자를 위해 연설문까지 보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또, 청와대 정무수석실 주도로 만든 선거 전략 문건 등을 당시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게 '007작전'처럼 전달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은 오늘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런 내용을 증언했습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당사자 없이 궐석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신 전 비서관은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2016년 총선 전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대항마를 내세우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당시 정무수석실은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을 내세운 뒤 여론조사를 해 두 사람의 지지율을 반복적으로 확인했다고 진술했습니다.

2016년 2∼3월 사이엔 이재만 후보가 사용할 연설문을 박 전 대통령이 친전 형태로 현 수석에게 보냈다고 언급했습니다.

당시 현 수석은 신 전 비서관에게 해당 연설문을 꺼내 흔들어 보이며 "이거 봐라. '할매'가 직접 연설문 보냈다"고 말했다고 신 전 비서관은 진술했습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노력에도 이재만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해당 지역구를 이재만 후보자로 '단수 공천'하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김무성 대표는 이른바 '옥쇄 파동'까지 벌이며 승인을 거부했습니다.

신 전 비서관은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이한구 전 의원으로 세운 것도 청와대 뜻이라고 증언했습니다.

2016년 초 현 수석과 신 전 비서관, 친박 핵심인 최경환·윤상현 의원이 모여 20대 총선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현 수석이 "박 대통령이 공천관리위원장을 이한구 전 의원으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게 이날 신 전 비서관의 법정 진술입니다.

최경환 의원이 "그 사람은 고집이 세서 말을 잘 안 들을 텐데…"라고 말하자 현 수석은 "이미 정해진 일이니 내가 이한구 전 의원에게 연락하겠다"고 말했다고 신 전 비서관은 당시 상황을 기억했습니다.

청와대는 이후 이한구 위원장에게 선거구별 예비후보자 현황, 친박 리스트, 청와대 지지 후보 등의 자료를 수시로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 전 비서관은 현 수석이 직접 이 위원장에게 자료를 전달했으며, 2016년 3월 초순 두 사람이 광화문 프라자 호텔에서 만나는 사실이 언론에 노출될 뻔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현 수석은 당시 기자들을 피해 호텔 뒷문으로 빠져나간 뒤 언론에는 "이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신 전 비서관은 진술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보안을 위해 '007작전'처럼 이 위원장 측에 선거 전략 관련 자료를 전달했다는 게 신 전 비서관 증언입니다.

이 위원장과 특정 지역에서 '접선'하기로 약속한 뒤 정무수석실 직원을 시켜 스치듯 지나면서 자료 봉투를 전달했다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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