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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맞춤양복' MB 유무죄 가를 변수되나…법정공방 예고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18.04.11 14:31 수정 2018.04.11 14: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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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이팔성 맞춤양복 MB 유무죄 가를 변수되나…법정공방 예고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혐의사실 중 법조계의 시선을 끄는 대목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에게 총 1천230만 원어치의 옷을 선물했다는 부분입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2008년 1월 이 전 회장이 유명 정장 디자이너를 삼청동 공관에 데려와 이 전 대통령에게 정장 5벌과 코트 1벌, 이상주 변호사 등 사위 2명에게 정장 1벌씩을 맞춰줬다고 구속영장에 이어 공소장에도 적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혐의가 망신주려는 의도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검찰과 변호인단은 중요한 쟁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맞춤 양복은 이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직접 수수한 사실을 부인할 수 없는 뇌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팔성 전 회장이 2007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12차례에 걸쳐 건넨 현금 뇌물은 모두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나 부인 김윤옥 여사, 사위 이상주 변호사가 수령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관련 혐의를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근거입니다.

그러나 맞춤 양복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검찰이 맞춤 양복에 의미를 두는 또 다른 이유는 이 혐의가 여타 금품거래의 성격까지 규정해 준다는 점입니다.

옷을 맞춘 시점을 전후해 이 전 회장이 건넨 억대의 현금 역시 가족이 아닌 이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제공한 금품이라는 점을 정황상 뒷받침한다는 것입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전혀 다른 시각에서 양복을 중요한 쟁점으로 봅니다.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이팔성 전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금품까지 뇌물로 처벌하려고 검찰이 양복 수수를 공소사실에 억지로 끼워 넣었다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입니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이 2007년 12월 19일 당선 전에 16억5천만 원을 건넸고, 2008년 1월 당선인 신분이었을 때 양복을, 취임 이후인 2008년 4월에 3억 원을 건넸다고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설령 당선 전에 16억5천만 원을 받았다고 해도 뇌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뇌물죄는 공무원이나 공무원이 될 사람에게 적용되는데, 대선 후보 시절 받은 금품은 뇌물이 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반면 이팔성 전 회장이 대선 전부터 당선 후, 취임 이후까지 지속해서 뇌물을 건넸다는 게 검찰의 논리입니다.

시점상 대통령 당선 이후이면서 취임 전에 일어난 양복 수수는 징검다리처럼 당선 전과 취임 후의 금품거래 혐의를 이어줍니다.

이런 구조를 흔들기 위해 변호인단은 양복 역시 뇌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양복 수수가 인정되지 않으면 검찰이 판단한 공소시효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건넨 19억5천만 원과 양복에 뇌물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는 7년이지만, 2007년 12월 20일 형사소송법 개정 이전의 범행에 대해선 5년입니다.

검찰은 19억5천만 원 중 마지막 3억 원이 건네진 2008년 4월을 기준으로 시효를 계산했습니다.

이 경우 공소시효는 7년이 적용되고, 시효가 중단되는 대통령 임기를 더하면 2020년 4월까지 시효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징검다리처럼 당선 전과 취임 후의 혐의를 이어주는 양복 수수가 인정되지 않으면 시효 계산이 달라집니다.

당선 전과 취임 후의 금품거래 혐의가 따로 떨어지면 2008년 4월에 오갔다는 3억 원만 공소시효가 살아남아 처벌 대상이 많이 줄어듭니다.

당선 전에 오갔다는 16억5천만 원은 공소시효 5년이 적용돼 이미 2017년 12월에 시효가 끝나는 셈입니다.

이런 시효 계산은 변호인단의 논리이기도 합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은 2007년에 오간 금품까지 처벌 대상으로 포함해야 하고 변호인은 공소시효가 지난 돈거래라고 보기 때문에 양복 수수를 둘러싼 사실관계 등을 놓고 양측이 치열하게 다툴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