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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132 : 썰어 볼까, 일단 양파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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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은 오른손으로 자루를 잡고(왼손잡이는 왼손으로 잡아주세요), 오른손 엄지와 검지 이외 나머지 세 손가락으로 자루를 잡고, 검지는 칼등에 올린다. 이렇게 오른손에 든 식칼로 무언가 구체적인 재료를 썰어 보기로 하자. 뭐든 좋다. 양파라도 썰어볼까. 아니, 양파는 관두자. 양파를 썰면 눈물이 난다. 요리 실습 초장부터 눈믈을 흘린 건 없지 않은가."   
  

가끔 칼을 집어 들고 양파나 당근, 오이 따위를 썹니다. 식칼 잡는 게 여전히 어색합니다. 혼자 산다고 굶어 죽거나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인생의 한 영역을 놓치고 있는 건가 싶습니다. 이럴 땐 뭘 해야 하나, '일단 양파라도 썰어 볼까' 하고 생각해보는 거죠. 
 
'처음 주방에 들어간 당신을 위한 자립 레시피'라는 소제목이 달린 책, 일본의 요리 칼럼니스트 다마무라 도요가 쓴 <일단 양파라도 썰어볼까>, 오늘의 책입니다.
 
책 소개를 잠시 보면...

 
"이 책은 지금까지 음식을 만들어 보긴커녕 주방에 선 적조차 없는 사람을 위해 쓴 요리 입문서입니다. 동시에 자기가 먹을 것도 만들 줄 모르고 타인에게 기대어 살던 한심한 존재가 점차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경험을 쌓아서 결국 어엿하게 자립하는 일종의 교양소설이기도 합니다. 완전 초보자에게는 실용서로서 큰 도움이 되고 요리를 아는 사람에게는 뭐야, 이런 시시한 걸 쓰고 있어 하고 타인을 얕잡아 보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재미있는 책!"
 
"요리는 사랑이다, 애정이다, 정성이다,라고 한다. 하지만 요리는 애정도 아니고 정성도 아니다. 요리는 지식이고, 기술이다. "그이에게 내 마음을 담은 요리를 먹여 주고 싶어"랄지 "아이에게 맛있는 것을 먹이고 싶어" 같은 마음에 애정이 있는 것은 인정한다. 진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리에 관한 지식과 기술이 없다면, 아무리 애정이 넘쳐도 요리를 만들 수 없다."

"내가 요리를 직접 하지 않는 남자를 경멸하는 것은 그들이 무신경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식사에 초대해도 제시간에 오지 않는다. 그러면서 요리란 식탁에 앉으면 바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먹는다는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사회에,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요리를 만들면 그런 것을 전부 알지는 못한다고 해도, 적어도 (만들지 않는 사람보다) 순수하고 겸허한 마음가짐이 되는 건 확실하다."
 

이 팟캐스트를 듣거나 책을 읽으신 분들 중에 요리와, 주방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계신 분이라면 책 제목처럼 양파라도 하나 잡고 썰어보시면 어떨까요. 눈물을 흘리면서,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걸 경험하실 수도 있습니다. 양파 하나도 맘대로 썰리진 않더라고요.
 
*출판사 이마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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