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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통령 경호처의 이희호 여사 경호…법제처 유권해석의 핵심은?

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작성 2018.04.07 09:11 수정 2018.04.07 11:0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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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대통령 경호처의 이희호 여사 경호…법제처 유권해석의 핵심은?
● 같은 법으로 "된다" vs "안 된다"

청와대와 김진태 의원. 이희호 여사에 대한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가 가능한지 여부를 두고 맞서 있습니다. 같은 법의 다른 조항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4조1항6호, "그 밖에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 이 조항에 따라 이희호 여사 경호는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같은 법의 4조1항3호를 근거로 듭니다. 대통령 경호처가 대통령 배우자를 경호할 수 있는 기간은 최장 15년이라는 내용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 24일 퇴임했습니다. 그때부터 15년이니까, 지난 2월 24일까지 이희호 여사에 대한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 기간은 끝났습니다. 신용욱 경호처 차장은 3월 29일 국회에 출석해 "원래는 기간이 종료됐다"고 확인했습니다. 그렇다고, '불법'으로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당시 신용욱 차장은 "4조6항(4조1항6호를 잘못 말한 것으로 보입니다)에 근거해서 경호처장이 인정하는 요인에 한해서 경호를 제공하게 되어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청와대가 그제(5일) 설명한 법적 근거와 같습니다. 법제처는 유권해석에 착수했습니다.

● 경호처장 판단으로 영부인 경호한 적 있나?

있습니다. 선례를 참고할 만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9년 8월 18일 서거했습니다. 당시 '대통령경호실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퇴임 후 사망한 경우의 경호 기간은 그로부터 2년으로 하되, 퇴임 후 사망한 경우의 경호 기간은 퇴임일을 기산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서거했으므로, 배우자인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기간은 2년이었고, 퇴임일인 2003년 2월 24일부터 2년입니다. 2005년 2월이면 끝나는 셈인데, 2009년에 서거했으므로, 원래 이 여사에 대한 경호실의 경호는 DJ의 서거와 함께 한 번 끝났던 셈입니다.

그때 대통령 경호실은 그제 청와대가 설명한 법적 근거를 적용, 이희호 여사를 경호했습니다. 당시 대통령경호실법 3조1항6호, "경호실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 조항입니다. 대통령 경호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2009년 8월 18일부터 2010년 3월 12일까지, 7달 동안 이희호 여사를 해당 조항에 따라 경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0년 3월에 국회에서 배우자 경호 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된 법이 통과돼, 이희호 여사에 대한 경호처 경호는 2013년까지 가능하게 됐었습니다. 당시 3조1항6호를 적용한 건 이명박 정부 시절이었는데, 법적 논란은 벌어지지 않았고, 법제처 유권해석도 없었습니다.
이희호 여사 경호, 문재인 대통령 직접 지시● 대통령 경호처, 법 개정안 왜 냈나?

대통령 경호처는 지난해 10월 20일 국회에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핵심은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경호 가능 기간을 15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것입니다. 경호처는 국회에 낸 법안 제안이유에서 "경호 대상을 계속하여 안정적으로 경호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회에서는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이희호 여사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희호법'이라고 부르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경호처의 법안 제안이유를 보면 '이희호법'이라고 비판받을 소지는 분명 있습니다.

경호처가 이 개정안을 낸 이유는 단순합니다. 청와대가 법적 근거로 제시한 법 4조1항6호가 대통령 배우자 경호에 대한 법적 근거로서 분명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제처로 간 것이기도 하고요. 법 4조1항6호가 이희호 여사 경호에 대한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면, 경호처가 애초 법 개정안을 제출하지 말고,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어야 합니다. 법제처에서 가능하다는 해석을 받았다면, 굳이 개정안을 낼 필요가 없었고, 지금 논란이 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경호처 관계자는 "4조1항6호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어서 보완 차원에서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고, 개정안 발의 전 유권해석을 왜 미리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 법제처, 유권해석 어떻게 할까?

현행 대통령 경호에 관한 법률은 '경호 대상'으로 (1)대통령과 그 가족, 이렇게 규정하고, 다른 조항에서 (2)그 밖에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 이라고 별도로 만들어놨습니다. 이것만 보면, 대통령과 가족을 하나로, 또 대통령과 가족이 아닌 그 밖의 국내외 요인을, 서로 다른 묶음으로 규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밖의 국내외 요인'이라고 하면, 얼마 전 방한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경호처에서 경호했습니다.

대통령 가족과 그 밖의 요인을 구분해 놓은 구조는, 이 법을 처음 제정했을 때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1963년 '대통령경호실법'은 경호실의 '임무' 조항에서 "경호실은 대통령과 그 가족,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된 자 및 경호실장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에 대한 호위와 대통령 관저 경비에 관한 사항을 담당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 가족'과 '국내외 요인'은 형식상 서로 다른 범주로 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법제처 유권해석의 핵심은, 이희호 여사가 (1)번 대통령 가족에 해당하는데, (2)번 '그 밖의' 국내외 요인으로도 볼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이희호 여사를 '그 밖의 국내외 요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 법은 왜 대통령 가족 규정을 별도로 만들었는가, 그에 대한 설명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 대통령 경호처 "인수인계 로드맵, 계속 진행할 것"

김진태 의원은 그제 대통령 경호처에서 답변이 왔다면서, 지난 2일 경호처가 경찰에 인수인계를 시작했고 한 달 안에 이관을 마치겠다고 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대통령 경호처는 이에 대해, 4월 4일 인수인계 로드맵 자료를 보낸 것은 사실이지만, 국회에서 '20년 연장법'이 부결될 경우에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경호처는 또 법제처 유권해석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인수인계 로드맵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호처가 경찰에 경호를 넘기겠다는 것이 아니라, 인수인계를 하루아침에 마칠 수 없으니,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로드맵일 뿐이라는 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