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영상] "벼랑의 꽃 쫓기듯…" '4·3 추념식' 이효리, '생은 아물지 않는다' 낭독

정윤식 기자 jys@sbs.co.kr

작성 2018.04.03 11:15 수정 2018.04.03 11:37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가수 이효리 씨가 제주 4.3사건 70주년 추념식에서 이산하 시인의 ‘생(生)은 아물지 않는다’를 낭독했습니다. 

오늘(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이효리 씨는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단상에 올랐습니다. 

그녀는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을 낭송한 데 이어 이산하 시인의 ‘생은 아물지 않는다’를 읊었습니다. 

‘바람의 집’은 1947년 발생한 제주4.3사건의 희생자들의 아픔을 추모하는 내용입니다. 

두 번째로 낭송한 ‘생은 아물지 않는다’는 이산하 시인이 시집 <천둥같은 그리움으로>(1999)에서 발표한 시입니다. 아래는 시 원문입니다. 

생은 아물지 않는다 / 이산하 

평지의 꽃 
느긋하게 피고 
벼랑의 꽃 
쫓기듯 
늘 먼저 핀다 

어느 생이든 
내 마음은 
늘 먼저 베인다 

베인 자리 
아물면, 내가 다시 벤다 

앞서 이효리는 제주4.3사건 추념식 내레이션을 맡는다는 사실을 직접 밝히면서 “부탁이 와서 맡기로 했다”며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효리에 앞서 제주도에 거주하는 또 다른 가수인 루시드폴이 이날 ‘4월의 춤’을 기타반주를 열창했습니다.

‘4월의 춤’은 제주도에서 일어난 4.3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루시드폴이 2015년 12월 발매한 곡입니다.

루시드폴은 당시 ‘4월의 춤’을 작곡한 이유에 대해서 “4.3 평화공원을 다녀온 후 충격이 남아서 앨범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동네마다 적혀있는 비석을 보고 가깝게 느꼈다.”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대중 가수들이 추념식 본행사에 참여하는 건 2014년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합니다.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은 1만4천여 명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