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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박정희·전두환…처벌받지 않은 거짓말이 부른 참사

[SBS 스페셜] 권력과 거짓말 - 피노키오의 나라

뿌연 안개와도 같던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할 사람들이, 특정인을 위한 삐뚤어진 헌신으로 위증을 반복했고, 진실을 은폐하려 했다. 덕분에 거짓의 장막을 찢기까지 무려 4년의 시간이 걸렸다. 국민들은 언제나 진실 언저리에서 좌절했고, 그 뒤에는 항상 그들의 '거짓말'이 있었다.

◇ 잊고 있던 거짓말 대잔치,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인간은 하루에 10회에서, 많게는 200회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세상에 거짓말을 한 번도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국가권력의 거짓말은 다르다. 2016년 대한민국은 '비선실세·국정농단'이라는 엄청난 사태를 마주했고, 진실을 열망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엄청난 국민적 기대를 받고 시작된 청문회였지만, 답답한 순간들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거짓말 때문이다.

◇ 그때 그 거짓말 한 사람들은 뭘 하고 있나?

"처벌받지 않는 범죄는 범죄가 아니며, 가벼운 벌을 받는 범죄는 가벼운 범죄일 뿐이다."

누군가는 그 답답함을 '고구마 청문회'에 비유할 만큼 거짓말의 벽은 높고 단단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믿었다. 비록 더디겠지만, 이 뻔뻔한 거짓말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시간이 지나, 그 답답함을 인내한 우리는 지금 어떤 정의를 마주하고 있을까?

"국회에서 위증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국회에서 선서를 하고 거짓말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받는다. 형량만 놓고 본다면 거짓말에 엄격한 문화를 갖춘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어떤 나라보다 거의 2배 이상 높다.  

온 국민이 지켜보던 그때, 청문회에서 위증했던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은 거짓말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르고 있을까?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여러 가지 혐의들이 엮어있어 콕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전문가들은 국회 위증죄는 이른바 집행유예의 향연이며, 하나같이 최소형량이라고 한다. 심지어 위증을 하고도 형을 받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책임 있는 공직자들,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뻔뻔하고 무책임한 거짓말, 우리의 분노가 이다지 값싼 것이었던가? 이것이 정의일까?

◇ "권력은 거짓말에 익숙하고, 국민은 그런 권력에 익숙하다"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청문회는 거짓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그동안 국회에서의 위증은 제대로 처벌받은 적이 거의 없다. 이른바 '법꾸라지'들이 자신 있게 거짓말하고 활개 치는 이유도 그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권력자들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쉽게 속고 쉽게 잊는 국민들.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은 권력을 위해 거짓말, 더 큰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쉽게 분노하고 쉽게 용서하는 국민들. 대한민국은 왜 거짓말을 용서하는 걸까? 우리가 과거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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