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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김정은은 왜 트럼프 만나기 전에 시진핑을 만났나?"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3월 28일 (수)
■ 대담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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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격적인 김정은 외교, 원샷 빅딜 될 것
- 김정은, 아무 선물 없다면 방중 안 했을 것
-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법 국면전화 이뤄져
- 김정은의 단계적 비핵화, 조금씩 보상받겠다는 것
- 김정은, 북미 대화 앞서 든든한 지원 세력 만들어
- 중국은 숟가락을 확실하게 올려두는 상황 돼
- 북중정상회담 내용으로 남북정상회담 진행될 것



▷ 김성준/진행자:

북한 김정은이 중국을 전격 방문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4월과 5월에 잇따라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상황이 벌어져서요. 우리 정부도 그렇고 미국 백악관도 그렇고 이것저것 주시해야 될 일들이 여러 가지 있을 것 같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연결해서 관련된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조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1호 열차를 김정은이 타고 첫 국제 무대 데뷔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란 말이죠. 사실 어떻게 보면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한 것부터 시작해서 북미정상회담까지, 또 이번의 베이징 방문까지. 김정은의 능수능란한 외교라고 할까요. 사실 깜짝 놀랄 만한데. 조 위원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고 하면 대단한 거죠. 사실 전혀 의외의 상황이고요. 일단 언젠가는 북중정상회담은 열렸겠죠. 집권 6년을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죠. 그런데 이런 파격적인 방식으로, 전격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은 충격적인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러 가지 면에서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이 전반적인 한반도 문제의 향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그런 면에서는 사실 의외의 변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입장에서는 지금 북중 관계가 나쁜 상태고, 그 다음에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려는 상황을 전제로 해서 한반도 문제 해법이라는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지금 한 마디로 말하면 원샷 빅딜이 되는 거죠. 한 번에 북중이 아주 파격적인 회동을 통해 지금 물꼬를 터가고 있기 때문에. 지금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선 부정적인 면부터 얘기를 해볼까요? 사실 지금 말씀하신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을 완전히 에워싼 제재. 이것을 통해서 북한이 결국 견디지 못하고 대화로 나오게 만든다는 게 미국의 생각이었고, 우리도 그래서 어느 정도 제재에 동참했던 것인데. 지금 이번 북중정상회담이 그런 완전한 봉쇄에 큰 구멍을 만들어준 것이라고 보십니까?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렇게 보여집니다. 왜 그러냐면 지금 모든 북한이 대화로 나오는 가장 큰 원인은 대북 제재거든요. 그런데 김정은이 저렇게 1박 4일이라고 하는 기형적인 방식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은 사실 매우 급거방중한 것이라고 보여지는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본인이 신청해서 간 것이더라고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예. 본인도 그런 식의 발언을 했고요. 그러면 김정은이 방중 했을 때는 아무런 선물이 없다고 하면 안 갔겠죠. 그러니까 김정은이 가장 원하는 것은 지금 후방이 불안한 상태에서 남북, 북미 협상에 나갈 경우에는 김정은의 협상력이 매우 떨어지거든요. 물론 중국이 대북 제재, UN 제재를 명시적으로 파기하지는 않겠지만. 그렇지만 식량이라든지, 생필품이라든지. 인도적인 목적으로 얼마든지 대규모 대북 지원을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김정은이 매우 다급한 상황에서,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협상을 해도 양보는 없다는 상황에서 몰리는 입장이 아니고. 이제 한층 여유를 가진 상황에서 북한 대 한미가 아니고 북중 대 한미 관계로 나아가기 때문에. 사실 우리로서는 상당히 어려움이 예상될 수 있는 부분이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부정적인 면은 그렇고. 그러면 긍정적인 면은 어떤 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단은 중국에 가서도 비핵화 얘기를 한 거죠. 이 얘기는 우리 눈앞에,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협상 국면은 계속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명시적인 비핵화 대안은 미국에도, 한국에도, 중국에도 모두 얘기를 한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면에서는 적어도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인 해법의 국면 전환은 이뤄지고 있는 거죠. 그런 점은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긍정적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에서 시진핑과 김정은이 나눈 대화의 내용을 조목조목 뜯어보면. 우선 미국은 어쨌든 단계고 뭐고 비핵화 무조건 해라. 이게 미국의 입장인데. 김정은의 생각은 단계적 조치를 미국과 우리나라, 한국과 미국이 선의를 갖고 단계적 조치를 먼저 하면 비핵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이 표현은 조금 앞뒤가 바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 부분이 좀 기분 나쁜 부분이죠. 뭐냐면 그동안 북한은 합의를 파기하고 실리만 얻는 형태의 협상을 해왔거든요. 그런데 이번의 경우에 미국의 목표는 비핵화가 명시적으로 진전되어야만 북한이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밝혔거든요. 그런데 김정은은 거꾸로 체제 보장을 해줘야만 한다는 것이고요. 그 얘기 중에 더 기분 나쁜 부분은 단계적이라는 말입니다. 그 이야기는 단계적으로, 살라미 전략식으로 보상을 받아가겠다는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우리에게 뭘 줘라, 이러면 찔끔 하나 주겠다. 이런 거잖아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렇죠. 그러니까 모라토리움 선언의 보상. 그 다음에 불능화 부분의 보상. 그 다음에 폐기 수순 별로 보상. 이렇게 가겠다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이것은 우리 정부도 우리 정부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전혀 받을 의사가 없을 만한.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혀 받을 의사가 없죠. 미국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의 비핵화가 진행되어야만 대북 제재나 북한이 원하는 것을 주겠다는 건데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사실은 그 부분이 충돌하는 것이고. 그 부분에서 김정은의 셈법이 결국 중국도 차이나 패싱 때문에 매우 우려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 중국의 긴박함을 노려서 후방에 든든한 지원 세력을 만들어놓은 거죠.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거죠. 미국이 아무리 압박을 해도 중국이 인도적인 목적으로 지원을 지속해 준다면 숨통이 트인다는 거죠. 그러니까 협상이 나락으로 갈 수도 있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어떻게 보면 중국이 제시했던 한반도 평화 방안과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렇게 보여지죠. 왜냐하면 결국은 중국의 셈법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에게 유리한 안보 지형을 만드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북한이 썼던 카드는 북미 카드로 중국을 압박한 겁니다. 그러니까 중국이 계속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북한을 고립시킨다고 하면. 북미 수교 가는 상황도 갈 수 있고. 그 상황에서 북중 관계는 최악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에서 중국은 가장 강력하게 우려를 했고. 그러니까 남북미 해법에서 남북미중으로 가버리게 되는 거죠. 중국이 숟가락을 확실하게 올려두는 상황이 된 것이고. 그러니까 남북미로 갔을 때보다 우리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해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하여튼 숟가락을 중국이 얹을 수 있게 해주는 대신에 내 뒤 등을 잘 봐달라는 게 김정은의 생각인 모양인데. 이렇게 되면 당장 4월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부터 시작해서 우리 쪽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것인가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금 우리의 딜레마는 드러내놓고 이런 부분을 우려할 수는 없지만요. 가장 큰 딜레마는 우리 그림이 좀 흐트러집니다. 왜냐하면 지금 한반도 문제 해법을 우리가 주도해서, 소위 한반도 문제 운전자론. 남북정상회담을 4월에 하고 이것의 방향타가 돼서 북미정상회담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남북미 회담까지 갈 수 있고, 그 다음에 남북미중 갈 수 있다. 이 그림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물꼬를, 방향타가 북중정상회담이 돼버린 거죠. 

그러니까 북중정상회담에서 조율된 내용들로 남북정상회담이 갈 수밖에 없고, 북한 입장에서는. 또 북미 회담도 북중 회담에서 조율된 부분들이 반영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운전대를 김정은 위원장이 잡으려는 시도로 보여지는 거죠. 따라서 이 부분은 다시 전략적인 고민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우리 정부로서는.

▷ 김성준/진행자:

아주 단순하게 얘기해서 남북정상회담에 가서 김정은이 나와서 단계적으로 한국과 미국이 노력하면 우리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 단계적으로 대응해줄 수 있다. 이렇게 말을 해버리면. 시진핑에게 그렇게 얘기했는데 우리나라 와서 딴 얘기를 전격적으로 할 것 같지도 않고요. 만약에 이렇게 되면 우리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죠?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러면 우리 입장에서는 결국은 원론적인, 교과서적인 얘기를 할 수밖에 없죠. 결국 신뢰할 수 있는. 물론 평화 체제 구축과 비핵화는 같이 갑니다. 그러니까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은 동시에 이뤄지지만. 그러나 비핵화 부분에서 신뢰할 수 있을 부분까지 진전이 되어야만 평화 체제가 진전이 될 수 있거든요. 왜 그러냐면 비핵화는 어느 단계가 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거든요. 그러나 평화 체제는 한 번 만들어지면 되돌릴 수 없거든요. 그러니까 출발하는 시점이 다를 수밖에 없죠.

▷ 김성준/진행자:

고민이겠습니다.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좀 더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네.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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