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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갑자기 끌려가 끔찍한 노역…'서산 개척단'의 진실

영문도 모른채 끌려가 강제 노역 무차별 폭행, 강제 결혼 등을 당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1961년 국가사업이었던 '서산 개척단'의 이야기입니다.

'대한 청소년 개척단'은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과 성매매 여성들에게 갱생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국가에서 만들었습니다.

당시 황무지었는 서산에 도로를 내고 농지를 개간하는 국토 건설 사업에 동원됐고 그 결과, 서산 일대는 비옥한 농지가 됐지만, 개척단원들은 침묵으로 지내야 했습니다.

정부의 광고와는 달리 모든 개척 단원이 부랑아와 성매매 여성은 아니었습니다. 늦게 다녔다는 이유로, 혼자 있었다는 이유로 무고한 일반 시민이 영문도 모른 채 끌려 갔고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온 피해자들은 1천700여 명이나 됩니다.

10살도 채 안 된 어린아이들이 끔찍한 노역과 폭행에 시달렸고 여자들은 성폭행에 강제결혼을 해야만 했습니다.

1966년 개척단이 공식 해체된 후에도 이들이 그 자리를 지킨 이유는 '자신들이 일군 땅'이라는 자부심 때문입니다. 68년 단원들은 서산 군수로부터 한 세대 당 1천 평을 가분배한다는 임시 분배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그 일대를 국유지로 등록하고 난데없이 임대료 고지서를 단원들에게 보냈습니다. 땅 소유권이 아닌 경작권을 분배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해당 지자체는 업무와 관련이 없다며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고 자신들이 일군 땅을 포기할 수 없었던 개척단원은 땅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땅을 사기 위해 진 빚을 20년 동안 갚아가야 하는데 생전에 다 갚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 노인이 된 이들은 청춘과 가족을 잃고 국가의 노예로 지내야 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개척단원들의 삶을 보상할 따뜻한 소식이 있기를 바랍니다.

▶ 정부가 주도한 폭행·강제결혼…'개척단'의 피맺힌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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