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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2018 성매매 리포트 ② 2배 급증한 성매매… 2016년 도대체 무슨 일이?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작성 2018.03.31 21:37 수정 2018.04.02 11: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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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마부작침] 2018 성매매 리포트 ② 2배 급증한 성매매… 2016년 도대체 무슨 일이?
'한국의 성매매'는 한국 사회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대내외적으로 예의와 도덕성을 중시하는 문화를 앞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세계 수위권의 성매매 시장(2018 성매매 리포트① 기사 참고)이 형성돼 있다.

성매매 시장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단속과 처벌'도 그 중 하나다.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범죄'에 처벌이 수반되는 건 당연하다. 성매매는 사라지지 않는 인간 본성이라며 '처벌' 대신 합법화를 주장하는 쪽도 있지만, 인류 탄생 이래로 절도, 강도 범죄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처벌법을 없애자고 말할 수 있을까.

불가분의 관계인 '범죄'와 '처벌',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고 선언한 헌법. 국가의 형벌권은 엄격하게 집행돼야 하고, 선택적 행사는 금지된다. 성매매에 대한 국가 형벌권은 어떻게 행사되고 있을까.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성매매처벌법 단속 현황 자료를 확보했다. '전국 254개 경찰서(지방청 포함 271개)'에서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월별, 연도별 수치가 포함된 자료다. 이를 토대로 <2018 성매매 리포트 ①세계 6위 성매매 시장>기사에 이어 국가의 성매매 단속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 성매매 처벌이 자의적이고 선택적이지는 않은지 살펴봤다.

● 들쭉날쭉한 단속…전년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016년

대부분의 성매매 사건은 경찰이 먼저 수사한 뒤 검찰로 송치한다. 경찰이 관할 지역 성매매 업소를 단속해 현행범을 체포하거나, 업소에서 확보한 장부나 지불 내역 등을 토대로 성구매자, 판매자, 알선한 자를 입건한다. 이 중 절대 다수는 성구매자로, 전부 남성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성구매자로 입건된 여성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수는 2012년 1만 6,577명에 이르고, 이듬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다 2014년엔 전년도보다 6,000여명 늘어난 2만 2,532명이 입건됐다. 2015년도엔 1만 8,685명으로 2년 전과 비슷한 수치로 다시 낮아졌다. 4년간(2012년~2015년) 성매매 입건 수치만으론 의미있는 경향을 파악하기 힘들다. 들쭉날쭉한 입건 수는 2016년에 더욱 뚜렷했다.
2016년 성매매 혐의로 경찰이 입건한 사람은 무려 4만 1,798명. 전년도(1만 8천여명)에 비해 2만 3천여 명이 늘어난 2.2배, 4년 전에 비해선 2.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2017)엔 다시 2만 2,225명으로 2014년과 비슷한 수치로 낮아졌다. 즉, 2016년에만 돌연 급격하게 성매매 입건자가 대폭 늘어난 건데, 도대체 이유가 뭘까. 유독 2016년에 집단적으로 한국 남성의 성구매 욕구가 상승했을까.

● 2016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나?

<마부작침>은 최근 6년 중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한 '2016년 성매매 입건'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우선 월별, 지역별 세부적인 내역부터 비교 분석했다.

월별 입건자를 비교해 보면, 2015년 1월과 2016년 1월에 전국 경찰서에서 성매매로 입건한 수는 각각 1,191명, 1,277명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16년 2월엔 980명으로 2015년 2월(684명)에 비해 소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4월엔 전년(2015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고, 10월에 극적인 차이를 보였다.
2016년 10월 한 달간 입건된 수는 9,116명. 이는 전년도인 2015년 10월(2,409명)에 비해 7천 여 명이 많은 약 3.8배, 2012년 10월(1,406명) 대비 6.5배 늘어난 수치다. 2016년 2월부터 점차 상승해 10월에 최고점을 찍은 것이다. 이런 격차는 11월부터 다시 줄어들었다. 2016년 11월 입건자는 2,609명으로, 2015년 11월(1,675명)에 비해 약 1,000명 정도 많은 수준이었고, 12월엔 전년 동기 대비 5백 명 안팎의 차이를 보였다.

● 부산, 경기 남부 등 대폭 증가…"2016년 10월 급증한 성매매 입건, 왜?"

2016년 성매매 입건은 전국 경찰서에서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다만, 지역별로 증가폭에서 차이가 있었고, 전국 17개 권역에서 특히 증가세를 보인 곳이 있다.
먼저 부산이다. 부산은 2015년 성매매 입건은 1,493명으로 집계됐고, 이듬해인 2016년 5,531명으로 4천 명 이상 증가했다. 2015년 전국에서 부산이 차지한 성매매 입건 비중은 8%에 그쳤는데, 이듬해엔 13.2%까지 증가한 셈이다. 또 경기 남부(경기 한강 이남)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6년엔 전년 대비 4천5백여명 증가한 7,596명이 입건됐다. 경남 역시 2015년 689명에 그쳤지만, 이듬해 3,039명까지 증가했다. 전북, 충남, 대전 등에서도 1천 명 이상 늘어났다.
경찰서별로도 증가폭에서 차이를 보였다. 서울지방청과 경기남부청 등 상급 단위 경찰서를 제외하고 지역별 경찰서 중 2015년 대비 성매매 입건 수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경찰서는 부산 남부서다. 2015년 85명에서 2016년에 10배 이상 증가해 900명을 입건했다. 다음으론 경남 진해서로 38명(2015년)에서 2016년 704명으로 증가했다. 상위 10개서 중 지방청 단위 상급 경찰서 3곳을 제외하면 부산 지역 경찰서가 4곳으로 가장 많았다.

● '채팅앱 집중단속'…결정적 트리거는 다름 아닌 '특진'

경찰과 성매매 시장에 있어 특별했던 한 해였던 2016년. <마부작침>이 법조계에 그 이유를 물어보자 헌법재판소 결정에 주목했다. 2016년 3월, 성매매처벌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헌재 결정 이후,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헌법기관의 결정이 수사 동기가 된 것이라면, 2017년에도 예년만큼 입건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입건자는 2016년의 절반 수준, 2015년보다 1천여 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 유독 2016년 하반기, 특히 10월에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경찰 일부에선 새로운 형태의 성매매 시장에 대한 첫 단속을 급증 원인으로 설명했다. 경찰은 2016년 처음으로 채팅앱 성매매 단속에 나섰다고 한다. 성매매 단속 시장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장한 셈이다. 2016년 전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채팅앱 집중단속'을 벌여 전반기엔 8,500여명, 후반기엔 950여명을 입건했다.
2016년에 새로운 성매매 시장으로 단속 범위를 확장해 9,450여명을 추가로 적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증가폭 전체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2016년 성매매 입건(41,798명)은 2015년에 비해 2만3천 여 명이 증가했는데, 채팅앱은 이 중 9천 4백여 명에만 해당한다. 즉 나머지 1만 3천여 명에 대해선 여전히 미궁이었다.

핵심적인 이유는 전혀 예상 못한 곳에서 드러났다. 다름아닌 경찰의 달라진 인사제도였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2017년부터 특별승진, 즉 특진의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형태로 인사제도가 변경됐다"며 "특진 제도 변경 직전인 2016년에 단속 실적이 높아졌고, 제도 변경 뒤인 2017년 다시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마부작침결정적 트리거도 작동했다. 2016년 11월 '생활질서확립 우수 유공 특진'이 있었다. 통상 성매매는 경찰서의 생활질서계에서 단속을 하는데, 인사제도 변경 직전 사실상 마지막 특진이 걸린 것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특진은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0월말까지 단속 실적을 바탕으로 심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10월 성매매 입건이 전례 없이 급증했던 이유였다.

2016년 대표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던 부산의 한 경찰서 관계자도 비슷한 취지의 설명을 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부산 관내에서 꽤 큰 성매매 업체에서 장부를 발견했고, 2016년에 전년과 달리 장부를 증거삼아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성과를 내자는 분위기가 컸다"고 말했다.

● "성매매는 발생이 아닌 단속"…걸린 사람만 억울하다?

2016년 급증한 성매매 입건은 결국 '특진'이라는 인사제도, 채팅앱 단속, 두 요인이 주효했다. 그러나 <마부작침>이 취재 과정에서 주목한 것은 인사제도나 단속 범위 확대가 아니다. 이런 요인이 쉽게 입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었던 구조다. 살인, 사기, 아동학대 같은 범죄는 경찰의 단속 의지만으로 처벌이 늘긴 어렵다.

그러나 성매매는 경찰이 '마음만 먹으면' 입건 수를 확 늘일 수 있다는 것이 <마부작침> 취재결과 드러났다. 박찬걸 대구 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를 "성매매는 발생이 아닌 단속"이라는 말로 간단하게 요약했다. 쉽게 말해 절도·상해·폭력 같은 범죄는 사건이 일어나 신고가 들어가면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 반면, 성매매는 경찰이 단속해야 처벌로 이어진다. 경찰의 재량이 작용할 여지가 크다. 2016년처럼 경찰이 강력히 단속하면 처벌자가 확 늘어나고, 느슨하게 단속하면 처벌자가 훅 준다.

이런 식의 단속은 '자의적 형벌권 행사'가 이어지고, 결국 성매매를 일반적인 범죄가 아닌 '들킨 죄'로 여기는 분위기를 조장한다. 박찬걸 교수는 "연간 성매매 추정치는 수억 건, 경찰의 실제 단속은 극히 일부에 그치니까, 성구매자들은 '정부에서 처벌 의지가 없구나'라고 생각한다"며 "결국 적발된 사람만 '재수없게 걸렸다'라고 자조한다"고 지적했다.

<마부작침>이 입수한 비공개 자료인 '2016년 성매매 실태조사(여성가족부)'에서도 이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성구매 남성을 상대로 실시한 심층면접 내용이다.
 

"(성매매를 한 번이라도 해본 남성은 몇%나 될 거 같아요?) 2000%. 전부 다. 남자면 전부 다. 성매매 하는 남자가 따로 정해진 게 아니거든. 특성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남자면 다 하는 거예요. 성매매 안 해봤다는 남자를 본 적이 없어" <성구매 남성 A씨/ 2016 성매매 실태조사 中>

"저도 경험을 하면서 이게 엄청나게 큰 죄다. 죄책감을 갖고 한 적은 별로 없는 거 같아요. 잘못한 건가?(웃음)...(중략) 지금은 뭐 좋기만 하죠. 맨 처음엔 처음이어서 좀 거부감이 들었는데, 두 번째는 거리낌이 없죠. 원래 범죄자들이 그런다면서요. 처음 훔치는 게 힘들지 나중엔 쉽다고" <성구매 남성 B, C씨/ 2016 성매매 실태조사 中>

"업소에서 2차(성매매) 나가니까. 2차 나가서 그런 일(단속)을 당했다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저도 거의 그런 생각을 안 합니다. 그렇게 2차를 나간 사람 중에 단속에 걸렸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어요" <성구매 남성 D씨/ 2016 성매매 실태조사 中>

 

● 성구매 유경험자 32.8% "또 성구매할 의사 있다"

성매매를 해도 적발되지 않은 현실, 적발돼도 운이 나쁘다고 여기는 현실. 이런 현실 탓에 성매매 범죄는 지속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2016 성매매실태보고서>에서 성구매 경험이 있는 남성(186명) 중 32.8%가 "향후에 성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널뛰기 단속은 자의적 처벌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성구매자의 죄의식은 물론, 처벌에 대한 두려움까지 희석한다. 남성을 상대로 한 '성매매에 따른 위험 인식 조사'를 보자. 남성(1,050명)이 가장 많이 꼽은 성매매 위험성은 '성병 감염(61%)'이고 다음이 '이혼 위험(57.5%)'이다. '처벌(55%)'은 그 다음에 그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성구매 유경험자 중 '처벌 위험'을 꼽은 이는 절반에도 미치지 않은 43.5%에 불과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김학휘 기자 (hwi@sbs.co.kr)
안혜민 분석가(hyeminan@sbs.co.kr)
디자인: 장지혜
인턴: 김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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