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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2018 성매매 리포트 ① 세계 6위 성매매 시장…"한국 남성 절반 성매매 경험 有"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작성 2018.03.31 21:20 수정 2018.03.31 21: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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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마부작침] 2018 성매매 리포트 ① 세계 6위 성매매 시장…"한국 남성 절반 성매매 경험 有"
<편집자 주>

1947년, 미군정청은 공창을 폐지했다. 공창이 불법화되자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청량리 588' 등 성매매 집결지(일명 '사창가')가 만들어졌다. 군사정부는 1961년, '사회악을 일소'하겠다며 성매매(賣買)자, 업소 운영자 모두를 처벌하는「윤락행위 등 방지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동시에 100여개 성매매 집결지를 사실상 허용하면서 법은 사문화됐다. 1995년, 국가는 「윤락행위 등 방지법」을 전면 개정, 성매매(賣買)자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그래도 홍등(紅燈)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성매매 여성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새로운 형태의 성매매를 막아야한다는 판단아래 2004년,「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성매매처벌법')이 새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성매매는 -비록 제대로 단속되지 못했으나- 국가의 형벌권이 작용하는 불법행위, 즉 '범죄'가 된지 오래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수는 "오늘 좋은 데 가서 놀자"며 죄의식 없이 성구매를 제안하고 받아들인다. 번화가에는 성매매가 가능한 안마시술소, 유흥주점, 룸살롱 등이 많고, 성매매 광고나 전단지도 쉽게 볼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성매매는 거의 무풍지대다. 이따금씩 적발된 사람만 "나만 재수 없게 걸렸다"라고 생각한다. '느슨하고 자의적인' 국가의 형벌권 행사는 성매매를 범죄가 아닌 '들킨 죄'로 만들었다. 성매매 시장은 '거대한 암시장(暗市場)'으로 고착화하면서 또 다른 범죄를 조장한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대한민국 성매매 실태' 보도를 준비하게 된 배경이다.

보도 방향과 내용을 놓고 걱정했다. 성매매는 자세히 서술하는 자체가 선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정과 학교에서 폭력에 시달리던 여학생이 성매매를 강요받았다는 기사가 낯설지 않게 된 현 세태를 보면서, 더 이상 취재와 보도를 미룰 수 없었다.

<마부작침>은 대한민국 성매매의 심각성·실태·역사 등을 실증할 자료 두 가지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하나는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경찰의 '전국 254개 경찰서별(지방청 포함 271개) 성매매 단속 현황'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동안 일부만 공개됐던 여성가족부의 '2016년 성매매 실태조사 보고서'다.

두 자료 외에도 다른 데이터와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5회 연속 보도한다.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성매매 유형, 전국 곳곳의 성매매 업소들의 위치, 오감을 자극하는 잠입 취재기를 기대했다면 접어두시는게 좋겠다. 도리어 많은 성인들이 알고도 모른 척 하고 싶었던, 털어놓고 싶지 않았던 어두운 실태를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치로 보여줄 것이다.

● 한국 성매매 시장 최대 37조 원…세계 암시장 조사기관 "한국은 세계 6위"

한국 성매매 시장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암시장(Black Market) 전문 조사업체인 미국 '하보스코프 닷컴(Havocscope)'이 2015년 발표한 결과를 보면, 한국의 성매매 시장은 세계 6위 규모다. 훨씬 큰 국토와 인구를 가진 중국, 스페인, 일본, 독일, 미국 다음으로 크다. 시장 규모는 120억 달러, 12조 9,000억 원에 달한다. 세계 5위인 미국보다 3조 원 정도 적고, 7위인 인도보다 3조 원 정도 많다.

성매매는 업소 규모·이용 횟수 등 통계를 잡기가 어렵다. 따라서 해외기관의 조사는 대체로 그 수치가 보수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한국 형사정책연구원(형정원)에서 발간한 '조직범죄 단체의 불법적 지하경제운영실태(2015)' 보고서는 한국의 성매매 시장 규모를 하보스코프 추산치의 3배 수준인 30조~37조 6천억 원이라고 추정한다.

형정원은 성매매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의 판결문과 범죄 통계 등을 바탕으로 정부가 1년간 적발한 성매매 시장을 1조 5,070억 원 규모로 파악했다. 여기에 적발되지 않은 성매매 규모를 감안해 실제 성매매 시장을 추산했다. 형정원이 계산한 국가의 성매매 단속률은 통상 4~5%다. 100건의 성매매가 있으면 이 중 실제 단속되는 건 4~5건이라는 뜻이다. 이런 셈법으로 단속률이 4%일 때 성매매 시장은 37조 6,700억 원 규모, 단속률 5%일 땐 30조 1,400억 원 규모로 추산했다. 지난 2002년 형정원이 추산한 국내 성매매 시장 규모는 24조 원으로, 성매매 암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는 추세다.

● 말할 수 없는 비밀? "한국 남성 10명 중 5명, 성매매 경험 있다"

"내 주위엔 없는데, 도대체 누가 성매매를 하는거야?"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여성가족부가 발간한 '2016년 성매매 실태조사'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일부 내용만 공개될 뿐, 기본적으로 국가에서 참고만하는 비공개 자료다. '성매매의 불법성과 은밀성'으로 통계적으로 대표성 있는 조사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2007년부터 3년마다 작성되지만, 일부 내용만 알려지고 전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여가부가 의뢰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등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남성 1,050명 중 "평생 동안 한 번이라도 성구매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사람은 50.7%(532명)로 집계됐다. 3년 전 조사에 비해 6%p 감소한 수치다. 물론 해당 질문에 솔직한 답변이 이뤄졌는지는 모른다.

전국을 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제주 강원 등 5대 권역으로 나눴을 때 수도권이 54.3%로 가장 높았고, 영남권(47.5%)과 호남권(47.1%)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였다. 성구매 경험자 대부분은 20~24세에 최초 성구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최초 성구매 연령은 20~24세에 53.8%로 집중돼 있다. 다음이 25~29세에 27.6%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중은 낮아진다. 20세 미만도 3.9%로 분석됐다.

'최초 성구매 동기'는 다양했지만, 가장 많은 응답은 '호기심'(25.2%)이었다. 다음이 '군입대 등 특별한 일을 앞두고'(19.4%), '회식 등 술자리 후 모두 함께 가서'(18.3%), '성적 욕구 해소'(14.9%), '친구 동료 선배의 압력'(10.4%) 순으로 나타났다. 동기 부분에선 연령대별 특징이 존재했다. 40대는 '접대 관행'을 가장 높은 동기로 삼았고, 20세 미만에선 '호기심'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평생 동안'이 아닌 '보고서 작성 기준 1년 사이(2016년)' 성구매 경험이 있는 남성은 270명으로, 전체 25.7%로 분석됐다. 남성 10명 중 2명 이상이 최근 1년 사이 성구매를 했다는 뜻이다. 2013년 조사 대비 1.5%p 감소한 수치다. 다만, 성구매 경험자 중 2회 이상 반복적 경험이 있는 사람도 85.4%로 2013년의 76.4% 보다 9.0%p 증가했다.

성구매 남성의 최근 1년간 1인당 평균 성매매 회수는 8.46건으로, 3년 전에 비해 1.47건 증가했다. 이는 새롭게 성구매자로 유입된 남성은 감소했지만, 기존 성구매자의 활발한 성구매가 있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성매매 비용도 증가했다. 2016년 성구매 평균 비용은 3년 전 보다 6만 5천 원 증가한 19만 2천 원으로 분석됐다.

● 직급 높을수록, 소득 높을수록 성구매 경험도 많다?!

<마부작침>은 보고서에서 성구매 경험 비율 외에도 눈에 띄는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직급과 소득수준 등에 따른 성구매 경향성을 조사한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봉급생활자 중 56.5%는 "성구매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자영업자 중에선 60.8%가 성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 내 직급별로 특이점이 존재했다. 일반 사원 및 대리급 중 '성구매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42.2%에 그쳤는데, 과장급에선 65.4%, 차장 부장급에선 63.9%, 임원급에선 71.4%로 직급이 높아질수록 성구매 경험 비중도 높아졌다.

소득수준에서도 비슷한 경향성을 보였다. 연소득 3천만 원 미만에선 38.7%, 3~5천만 원 사이에선 51%, 5~7천만 원 사이엔 57.4%, 7천만 원 이상에선 56.3%가 "성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즉, 회사 내 직급과 소득수준이 오를수록 성구매 경험이 있는 남성 비중이 높았다. 혼인 상태에 따라서도 성구매 경험에 차이를 보였다. 미혼자 중에선 34.6%가 "성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기혼자 중에선 59.9%가 성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줄지 않는 성매매…여전히 존재하는 성매매 집결지 42곳
 
보고서는 남성 10명 중 5명 이상이 성구매 경험이 있고, 10명 중 2명 이상이 최근 1년 사이에 성구매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예상보다 많은 수치일까, 적은 수치일까. 공공연하게 이뤄지면서도, 말하기 어려운 비밀인 성매매 특성상 정확한 현황은 알기 어렵다. 다만, 성매매는 여전히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확인 가능하다.

한국은 성매매가 일상화된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대한 성매매 시장, 즉 다양한 형태의 성매매 업소가 곳곳에 존재하는데, 가장 고전적인 곳이 '성매매 집결지'다. 흔히 차별적 뜻이 포함된 사창가, 집창촌으로 불리는 곳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성구매가 가장 활발히 이뤄진 곳은 유흥주점·안마시술소와 같은 '겸업형 업소'다. 조사대상자 1,050명을 상대로 확인된 성구매는 2,283회인데, 이 중 59.0%(1,346회)가 겸업형 업소, 16.4%(375회)가 성매매 집결지가 포함된 '전업형 업소', 15.4%는 휴게방 등 '변종형 업소'에서 이뤄졌다.

 
2004년 성매매처벌법 이후, 성매매만을 목적으로 하는 업소가 한 곳에 모인 '성매매 집결지'는 사라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2016년 기준, 42곳에 이른다. 서울에만 5곳으로, 속칭 미아리 텍사스, 영등포역 휘파리 골목 등이 대표적이다. 그 외 경기도 7곳, 대구 5곳, 부산 4곳 등 전국에 고루 분포해 있다.


성매매 집결지는 3년 전 조사에 비해 2곳이 줄어들었지만, 집결지 내 업소는 1,858개에서 1,869개로 소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집결지에서 근무하는 여성은 파악된 수만 4,402명. 여성 1인이 상대하는 1일 평균 성구매자는 5.2명이다. 2013년 5.3명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전반적으로 성매매 집결지는 줄어들었지만, 일부 규모가 늘어난 집결지도 있다. 서울 천호동,수원 역전,파주 용주골,원주 희매촌,여수 공화동, 포항 중앙대학,경주 적선지대 내 업소는 지속적으로 증가된 것으로 파악됐다.

성매매 집결지는 가늠하기 힘든 거대한 성매매 시장의 단편일 뿐이다. 성구매자 상당수가 성매매 집결지와 같은 '전업형 업소'보다 유흥주점 같은 '겸업형 업소'에서 더 많은 성구매를 했다는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다. 다만 여가부의 조사 대상엔 겸업형 업소 등 다른 형태의 성매매 업소 현황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 불편한 동거…"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

성매매 집결지는 육안으로만 봐도 성매매를 하는 곳으로 단번에 알 수 있다. 정부가 몰라서일까, 알고도 모른척하기 때문일까. '불편한 동거'라고 표현할 수 있다.

보고서에 나온 '성매매 집결지' 위치는 정부도, 경찰도, 해당 지자체도 알고 있다. 이런 사실은 지자체에서 성매매 집결지에 내린 조치만 봐도 파악 가능하다.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곳에 대해선 조례를 통해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또는 통행제한구역으로 지정토록 하고 있다.

 
<마부작침> 취재 결과, 전국 42개 성매매 집결지 가운데 64.3%인 27개 지역이 청소년 통행금지 및 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성매매 업소와 여성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4곳(수원역, 원주 희매촌, 포항 중앙대학, 경주 적선지대)도 포함돼 있다. 바꿔 말해 청소년 통행 제한만 시킬 뿐, 단속을 통한 처벌에는 소극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성매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해당 지역의 한 경찰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조해서 통행금지구역에 대해 환경개선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성매매를 생업으로 삼는 여성들이 존재해 일괄적으로 탁 쳐내는 단속을 하기는 어렵다"며 현실적 한계를 토로했다.

성매매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묵인'에 가깝다. 성매매 집결지 42곳 가운데 10군데는 성병 검진이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정부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성병 검진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조치다. 서울의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하는 성병 7종(매독, 임질 등)을 예방하고자 성매개감염병 간이진료소 3곳을 운영하고 있다. 3곳 모두 성매매 집결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단속을 통한 성매매 처벌 보단, 성매매를 통한 2차 피해 즉, 성병 전염을 막기 위해서다.
 
● 편린에 불과한 성매매 집결지…핵심은 도심 속 신종 변종 업소
 
누구나 위치를 알고 있는 성매매 집결지, 이를 모르지 않는 정부. 정부가 범죄에 눈을 감고 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연구진은 "소극적 단속이 상당수 남성들, 즉 성구매자들로 하여금 성매매를 비범죄로 여기게 만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집결지의 특수성은 감안해야 한다. 연구진은 "집결지는 그 역사가 100년이 된 곳이 있을 만큼 오래됐고, 이런 특성상 생계 해결의 공간이자, 거주의 공간이 된 측면이 있다"며 "단속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집결지는 성매매 역사의 상징적 공간이긴 하지만, 이젠 거대한 성매매 시장의 '편린'일 뿐이다. 다수의 성매매는 집결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나마 집결지는 위치와 규모라도 파악 가능하지만, 다른 형태의 업소는 규모를 가늠조차 할 수 없다. 경찰 내부 자료인 '업소 단속 현황'을 통해 상대적 규모만을 짐작할 수 있다.

전국 성매매 업소 단속 현황에 따르면, 성매매 집결지는 10곳 미만에 불과한 반면, 안마시술소·오피스텔 성매매는 매년 1,000건이 넘고 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연구진은 "신종·변종 업소를 지속적으로 단속해야 하는데, 집결지와 다른 은밀한 형태, 경찰 인력의 한계, 도심 속 성매매를 유희와 유흥의 일종으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 탓에 단속을 하더라도 줄어들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sbs.co.kr)
김학휘 기자 (hwi@sbs.co.kr)
안혜민 분석가(hyeminan@sbs.co.kr)
디자인: 장지혜
인턴: 김인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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