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녹조는 충북 청주 문의와 대전 추동, 충북 보은 회남, 충북 옥천 추소리 등 네 곳의 수역에서 집중적으로 관찰됩니다. 문의와 추동 쪽에는 수돗물용 취수를 하는 곳이어서 녹조에 대한 긴장감이 높습니다. 지난해 대청호에 내려진 조류경보 일수는 119일이나 됐습니다. 2016년 91일에 비해 한 달가량 더 녹조가 지속됐다는 것입니다. 물 1리터 속에 남조류 세포 수가 1천 셀 이상 2주 연속 검출되면 조류경보 '관심'이 발령되고, 1만 셀 이상이면 '경계' 단계로 올라갑니다.
녹조 모니터 수역 네 곳 중 가장 심각한 곳은 충북 옥천 추소리입니다. 대청호에서 가장 상류 지역으로 취수탑과는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 보니 공식적인 조류경보 발령지역에서는 제외돼 있습니다. 하지만 추소리의 경우 남조류 세포 밀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녹조 제거를 위해 수차를 돌리고, 녹조 제거 선을 투입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녹조가 줄어들지 않자 환경부가 좀 더 근원적인 대책을 내놨습니다. 녹조를 발생시키는 원인물질이 대청호로 흘러들지 못하도록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입니다. 녹조는 일반적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인 남조류가 대량 증식해 물빛이 녹색을 띠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에 필수적인 게 바로 영양염류인 인과 질소입니다.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수온이 높고, 일조량이 많으면 녹조가 발생하는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소옥천 주변 한우 농가들은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를 농사용 거름으로 사용했습니다. 분뇨를 쌓아두고 썩혀서 퇴비를 만들거나 아니면 소 분변을 건조시켜 농경지에 뿌려 주는 방법으로 활용했습니다. 농민들은 고추, 콩 같은 밭작물은 물론 벼를 재배하는 데에도 소 분변은 없어서는 안 되는 거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영농철을 앞둔 요즘 소옥천 주변 농경지에는 소 분변이 여기저기 뿌려져 있습니다. 분변에 빗물이 스며들자 검붉은 물이 흘러나와 농경지를 흥건하게 적셨습니다. 또 바닥에 고인 검붉은 물은 빗물을 따라 하천으로 흘러들 수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물론 퇴비 속에도 '총인'은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흙과 섞여서 작물의 성장에 이용되는 순환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하천으로 흘러들 배출 부하량은 방치된 축분에 비해 훨씬 줄어듭니다.
지속적이고 촘촘한 오염원 관리로 '녹조라떼'란 더러운 이름이 중부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더 이상 따라다니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 환경 보호에 대한 중부권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더해져야 대청호를 지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