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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옆 1만 평 땅 재개발, 14년 만에 가시화

종묘 앞 고층 개발 논란으로 장기간 지체됐던 세운상가가 각종 심의 절차를 이달 안에 끝내면서 14년 만에 재개발이 가시화됐습니다.

1만평(3만2천224㎡)에 달하는 세운4구역은 사대문 안의 마지막 대규모 개발지이자, 끊어져 있는 광화문∼동대문 사이 보행축을 이어줄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업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올해 상반기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내년 상반기 중에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철거·이주·문화재 발굴조사를 벌인 뒤, 2021년 착공,2023년 말 준공을 목표로하고 있습니다.

종묘 앞에서 세운상가를 끼고 청계천까지 이어지는 세운4구역은 2023년까지 최고 18층 높이의 호텔·상업시설·오피스텔 등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변신합니다.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서울시 교통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건축위원회 심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건물 높이를 낮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 역시 별다른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운4구역에는 호텔, 업무시설(오피스텔·오피스), 판매시설 등 지상 11∼18층 높이의 건물 9개 동이 들어섭니다.

연면적 30만3천253㎡로 영등포 타임스퀘어(37만㎡), 스타필드 고양(36만㎡), 신도림 디큐브시티(35만㎡) 급 규모입니다.

'도심 재개발의 흑역사가 모두 담긴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 세운 4구역은 1982년 4월 처음 도심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지만 필지가 잘게 쪼개져 있고, 권리관계가 복잡해 재개발이 추진되지 못하고 오랜 기간 방치됐습니다.

최고 36층, 높이 122.3m의 복합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안이 2009년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고, 이곳에서 장사하던 상인들이 이주까지 했으나 문화재청 심의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문화재청은 세계문화유산인 종묘 앞에 고층빌딩을 지으면 안 된다며 심의를 반려했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도 고층빌딩이 종묘의 문화 경관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결국 2014년까지 5년간 수차례의 심의를 거쳐 건물 높이를 72m까지 낮췄고, 작년에는 높이 제한을 토대로 국제현상공모를 해 재개발 청사진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산하 지방공기업인 SH공사가 진 금융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고,건물 높이가 낮아지면서 사업성 확보가 가능하냐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조만간 본궤도에 오르게 될 세운4구역 재개발이 주목받는 것은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의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

현재 도심 재개발은 광화문에서 멈췄다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DDP)에서 다시 이어지는데, 세운상가가 보행축을 끊어 놓아 상가 양옆이 제대로 재개발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SH공사 관계자는 "세운4구역 일대가 개발되면 세운상가 주변부 재개발이 탄력을 받으며 전반적 도심재생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광화문과 동대문 사이에서 쇼핑·관광을 연계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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