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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산업 공간이라더니…결혼식장·학원 '떡하니'

<앵커>

서울시가 송파구 문정동을 대규모로 개발해 조성한 문정 도시개발 구역입니다. 토지정리와 단지 조성, 분양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분양 뒤에도 직접 관리하며 신성장동력산업 공간으로 유지하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실태는 어떨까요?

노동규 기자가 기동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문정 도시개발구역, 이른바 문정 지구입니다. 55만㎡ 면적에 법원, 검찰청 등 공공시설과 녹지, 그리고 미래형 업무단지를 조성하겠다며 서울시가 10년에 걸쳐 공들인 동남권 최대 개발구역입니다.

미래 업무단지 안, 산업 컨벤션 시설에 가봤습니다. 기업 미팅을 위한 사무공간 대신 폐백시설이 들어앉아 있습니다.

신랑 신부 축의금 접수대도 보이고, 제일 큰 공간에선 결혼식을 준비하는 꽃장식이 한창입니다.

[(여기 용도가 어떻게 되나요?) 결혼식장이에요. 신규 웨딩홀이에요.]

신규 웨딩홀이기 때문에 기업 회의장이나 산업전시장으로 쓰도록 용도가 지정된 곳에서 불법 예식업을 하는 겁니다.

인근에 있는 또 다른 건물은 연구소나 도서관 같은 스마트 시티 관련업무시설만 입주하도록 용도가 지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일반업체들이 입주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 시티 시설' : (입주 일반업체 입주하실 때 여기가 스마트 시티라 들으셨나?) 저희는 전혀 모르는 얘깁니다.]

산업교육 용도로 지정된 곳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취업 학원까지 운영 중입니다.

서울시가 서울주택도시공사를 통해 7개 블록 1만 1천여㎡ 규모에 R&D나 신성장 동력산업 등 미래 산업을 위한 시설을 세우기로 하고 분양 뒤까지 관리하겠다고 해놓고는 지키지 않는 겁니다.

이미 세제 혜택까지 받아 건물을 짓고 분양을 마친 사업자들은 대부분 해산됐고, 이들로부터 분양받거나 임대해 영업 중인 업체들만 난립해있습니다.

[SH 서울주택도시공사 : (건물주가) 대부분 청산절차를 하고, 수분양자로 넘어가고 또 수분양자가 다시 재임대 하거나 임대수입을 가져가는…사인 간의 계약이다 보니 저희가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 좀 한계가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문정지구 입주실태를 챙기는 공무원조차 두지 않고 있습니다.

또, 입주관리에 손 놓고 있던 시행사 SH공사는 뒤늦게 용도에 안 맞는 입주 업체들은 퇴거시키겠다는 방침입니다.

허술한 입주관리로 본래의 취지를 상실한 데 이어 퇴거 조치마저 현실화될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 간 소송 전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김학모, 영상편집 : 유미라, CG : 강혜진,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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