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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책영사 22 : 아카데미상 특집②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 '플로리다 프로젝트' (The Florida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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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책영사: 책과 영화 사이]에서는 제90회 아카데미 영화상 특집 2탄으로 진행합니다. 프란시스 맥도맨드에게 여우주연상을, 샘 록웰에게 남우조연상을 안겨준 마틴 맥도나 감독의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와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아쉽게 수상은 불발된 션 베이커 감독의 '플로리다 프로젝트' (The Florida Project)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쓰리 빌보드'는 살인 사건으로 딸을 잃은 어머니 '밀드레드'의 분노와 이로 인해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충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밀드레드는 대형 광고판에 'RAPED WHILE DYING', 'AND STILL NO ARRESTS?', 'HOW COME, CHIEF WILLOUGHBY?'라는 도발적인 메시지로 범인을 잡히지 않은 가운데 잊혀져 가는 딸의 살인 사건을 사람들에게 상기시킵니다. 세 개의 대형 광고판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프란시스 맥도맨드, 샘 록웰 등 배우들의 명연기로 강렬하게 달려갑니다.

'쓰리 빌보드'는 분명히 살인 사건을 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범인을 찾아 나서는 스릴러도, 살인에 얽힌 음모를 추적하고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도 아닙니다. 심지어 선인과 악인에 대한 명확한 구분도 없어 어떤 인물의 손을 잡아야 하는지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다만 이 영화는 모성애, 집단을 아우르는 시스템, 인간적인 책임감 등에 대해 이중적인, 나아가 다각적인 접근 방식과 표현 방식을 보여줍니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분노 위에 펼쳐지는 선과 악의 스펙트럼은 관객들을 이 영화 속에 완전히 빠져들게 합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플로리다 주에 테마파크를 세웠던 디즈니의 프로젝트명이자 미국 플로리다 홈리스 지원정책의 이름입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주 배경은 디즈니랜드 근처에 위치한 '매직캐슬'과 '퓨처랜드'로, 분홍색과 보라색으로 칠해진 삼류모텔입니다. 그 모텔에는 홈리스들이 일주일 단위로 숙박비를 내며 간신히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매직캐슬'에 사는 어린 무니는 친구들과 함께 차에 침 뱉기, 모텔 전기 차단 등의 장난을 일삼으며 지냅니다. 미혼모 홈리스인 무니의 엄마 핼리는 무니를 아끼고 나름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지만 무능하고 다혈질입니다. 뚜렷한 직장 없이 방황하는 엄마 핼리의 손에서 무니는 방치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무니와 그 친구들의 일상과 홈리스들의 삶을 글자 그대로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조금은 상스러운 말들을 내뱉지만 그마저도 순수하고 천진난만하게 느껴지는 어린 아이들. 하지만 현실은 무겁고 버겁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이런 현실을 영화적 개입 없이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나는 어른들이 울기 직전에 어떤 표정인지 알아"라는 무니의 말에서 그녀가 얼마나 많은 슬픔과 좌절을 목격해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결국 '쓰리 빌보드'와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모두 현재 미국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두 영화 모두 직접적인 문제 제기와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 없이 그저 관찰하고 제시합니다. 단순히 영화에 대한 감상으로 멈출지, 아니면 영화 속에 제시된 핵심을 바라보고 소화해낼지는 관객들의 몫입니다. (글 인턴 한지은 감수 이주형)

진행 : MAX, 출연 : 남공, 안군, 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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