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청사에 들어오면서 미리 준비한 발표문을 읽었습니다. 국민께 죄송하다면서도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며 '정치보복'을 암시하는 말을 남겼습니다.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담담한 얼굴로 검찰청 포토라인에 섰습니다.
"국민에게 한 말씀 해달라"는 기자의 말에 미리 준비해 온 발표문을 꺼내 들었습니다.
먼저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이명박/前 대통령 :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다짐한다"면서도 전직 대통령의 비리를 겨냥한 이번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는 기존 입장과 비슷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前 대통령 :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자들의 질문엔 엉뚱한 말을 하거나 답을 하지 않고 청사로 들어갔습니다.
[이명박/前 대통령 : (국민들께 사과하셨는데요, 100억 원대 뇌물 수수 혐의 모두 부인하시는 겁니까?) 어, 위험해요. 위험해요.]
검찰 소환자들이 의례적으로 하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내심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이 있다는 것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검찰 조사에 일관되게 부인하거나 모른다, 아니다 등의 간단한 답변만 되풀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귀빈용 엘리베이터가 아닌,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이 있는 10층으로 올라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