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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졸아" 일상 된 화물차 졸음운전…수면검사 해보니

<앵커>

고속도로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가운데에는 화물차 졸음운전 사고 건수가 가장 많고, 치사율도 가장 높습니다. 화물차 운전자 5명 가운데 1명이 수면장애를 앓고 있단 조사결과도 있는데 더욱이나 졸음운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졸음운전 연속기획, 한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화물차가 앞 화물차를 강하게 들이받는데 가운데 끼어 있던 승용차는 피할 겨를 없이 산산조각이 납니다. 졸음운전 사고입니다.

특히 소형차에 흉기나 다름없는 졸음운전 화물차. 실제 화물차 운전자들은 졸음운전이 일상이라고 말합니다.

[자나 안 자나 눈을 뜨고 있어요. 졸고 있는 거거든요. 눈을 뜨고 습관상.]

[자기 혼자 브레이크 치는 차도 있어요. 조는 거죠.]

[같이 졸면서도 보이더라고 앞 차가…클랙슨에 쌍라이트 한번 켜 주고…]

[인천에서 부산까지 1주일에 왕복을 5번을 한답니다. 한 4번 정도 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 길이 안 보인대. 이제.]

화물차는 특히 개인사업자가 많다 보니 밤낮으로 무리할 때가 잦습니다.

[화물차 운전자 : 돈 욕심 있는 사람은 내가 분명히 피곤한 거 아는데도 돈 욕심에 싣고 가야 하는 거예요.]

밤에 잠은 제대로 자는지 물어봤습니다.

[아직까지 건강해] [그런(수면관리) 쪽에선 자신 있죠.]

과연 그런지 한 운전자를 검사해봤습니다.

진단 결과 1시간에 15회나 호흡을 멈추는 중증 수면무호흡증으로 나타났습니다.

[화물차 운전자 : 피곤이 쌓여서 그런 줄 알았더니 잠을 자도 계속 자고 싶고, 잠이 부족하다는 인식은 항상 가지고 있었죠.]

수면 무호흡이 심하면 낮에 졸릴 가능성이 5배나 커집니다.

[주형로/이비인후과 전문병원 원장 : 뇌에서 '당신은 숨을 안 쉬니까 일어나야 합니다'하고 깨우는 거예요. 각성이 돼요. 피로회복도 안 되고 수면의 질이 굉장히 안 좋게 되죠.]

이렇게 중증 수면 무호흡을 겪는 화물차 운전자는 5명 중 1명꼴로 조사됐습니다. 우리나라 수면장애 인구비율이 5%인 걸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수면 관리는 전무후무한 현실.

[장택영/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사 : 근로환경에 관련해서 많은 논의와 대책을 수립해왔습니다만, 실제로 운전자들 개개인의 수면의 질이라든지 건강관리 관점에서 이제는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요 교통안전 선진국에서는 이미 80년대부터 수면센터를 통해 사업용 운전자들의 수면 문제를 관리해왔고, 가까운 일본도 수면 검사에 대해 보조금을 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오영택, VJ : 김형진)

[졸음운전 연속기획]
▶ '쪽잠' 자고 화장실 못 가고…사람 잡는 졸음운전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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