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연루 의혹' 최흥식 금감원장, 전격 사의

하나은행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받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최 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지 사흘 만인 오늘(12일) 오후 긴급임원회의를 소집해 사의를 밝혔으며, 금융위원회와 청와대에도 이런 사실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최 원장은 지난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절 하나은행 공채에 응시한 친구 아들을 인사 추천하는 등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최 원장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지인 아들의 이름을 건넨 점과 해당 지원자가 당시 하나은행의 관행에 따라 서류 전형을 무사통과한 것만으로도 도의적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최 원장은 오늘 오전 신임 감사를 중심으로 특별검사단을 구성하고 책임질 사안이 있으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지만, 오후 들어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권이 최 원장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금감원장을 경질하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비판 여론이 높아졌습니다.

최 원장은 사퇴의 변을 통해 "본인은 하나은행의 인사에 간여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면서도 "당시 본인의 행위가 현재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고 금융권의 채용비리 조사를 맡은 금감원의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고 전했습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면하는 보직으로, 최 원장의 사의가 수용되면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역대 최단 기간을 재임한 금감원장으로 기록됩니다.

청와대는 "사의 수용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금융위원회에서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조만간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은행 측은 최 원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최 원장의 사의로 금감원은 당분간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직무 대행을 맡게 되며, 최 원장 사의와 상관없이 특별검사단은 활동을 지속해 관련 비리 의혹을 규명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