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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보는 북미회담…"비핵화는 난제…전례 없는 노력 필요"

과학자가 보는 북미회담…"비핵화는 난제…전례 없는 노력 필요"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예고되자 북한 비핵화의 기술적 문제를 진단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핵무기를 폐기한 역사나 해당국들의 제조기술을 고려할 때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포기하는 데는 전례 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미국 이론물리학자인 제러미 번스타인은 9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가 매우 어려운 이유'라는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이런 상황을 내다봤다.

번스타인은 먼저 핵무기나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한 국가들의 사례를 검토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농축 우라늄으로 핵폭탄 6개를 만들었다가 1989년 국제 고립을 면하기 위해 포기한 사례가 먼저 거론됐다.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가 소비에트연방 일원으로 보유한 핵무기를 1990년대에 반납한 사실도 뒤따랐다.

리비아가 1990년대 후반 암시장을 통해 파키스탄에서 사들인 핵무기 기술을 포기한 사건도 소개됐다.

가까이 이란이 리비아와 같은 출처에서 핵기술을 획득해 제조시설을 만들다가 주요국과 합의를 통해 프로그램을 동결한 사례도 포함됐다.

번스타인은 북핵 문제는 이들 기존 사례와는 차원이 다른 난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 수십 개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일부를 성공적으로 시험했다는 점을 가장 먼저 주목했다.

작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에서 핵탄두의 위력이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배에 이르렀다는 점도 지적했다.

번스타인은 "미국이 핵무기와 제조수단을 넘기거나 봉인하라고 북한에 요구하는데 이는 리비아나 남아공이 보유하던 것보다 훨씬 더 방대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원자로, 고도로 정교한 원심분리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수소폭탄의 원료인 리튬-6를 남아돌아 수출할 만큼 많이 핵융합 장치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번스타인은 "현재 존재하는 장치를 반납하는 것만도 남아공과 비교할 때 많은 사찰단이 참여하는 중대한 해결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그만두라고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북핵의 규모와 정교함을 고려할 때 서방이 북한의 비핵화를 원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는 것이다.

번스타인은 비핵화 협상이 열릴 때 닥쳐올 수 있는 문제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비핵화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원자로와 원심분리기는 작동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나? 그러면 그것은 어떻게 감시해야 할까? 북한 과학자들의 머릿속에 있는 핵무기 제조법은 어떻게 봉인해야 하나?" 번스타인은 "북핵의 끝이 무엇이든 간에 '북한은 핵무기를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고 단순히 말하는 것보다 문제가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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