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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야근이 발암물질?…직장인 80% '번아웃 증후군' 겪는다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18.03.07 16:12 수정 2018.03.07 16:2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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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야근이 발암물질?…직장인 80% 번아웃 증후군 겪는다
오늘(7일)은 수요일입니다. 한 주의 중간이다 보니 직장인들은 피로감과 함께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때죠. 특히 장시간 근로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일에 치중하는 불균형한 삶 때문에 '번아웃 증후군'을 겪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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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증후군 설명//번아웃 증후군이란 일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극도의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을 말하는데요. 오늘 리포트+에서는 회사 업무 때문에 번아웃 증후군까지 겪고 있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짚어봤습니다.

■ 직장인 10명 중 8명…"나는 번아웃 증후군 경험했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1000여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4%가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장인들은 번아웃 증후군으로 인해 무기력감과 열정 감퇴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업무에 대한 열정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에 달하는 49.7%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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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열정에 대한 설문조사(직장인 1129명 대상)
번아웃 증후군 경험했다 - 응답자 79.4%
과거에 비해 업무 열정이 떨어졌다  응답자 49.7%
출처: 취업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 //
열정을 떨어뜨린 주요 원인은 '과도한 업무(32.4%)' 탓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많은 직장인이 과중한 업무와 긴 노동시간으로 인해 심신의 피로를 겪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근로시간은 2015년을 기준으로 2,071시간에 달합니다. OECD 회원국 중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긴데요. OECD 평균 근로시간인 1,692시간에 비교하면 1년에 약379시간을 더 오래 일하고 있는 겁니다.
관련 사진■ "일 때문에 계속 피로하다"…야근이 발암물질로 분류된 이유는?

과도한 업무는 번아웃 증후군뿐만 아니라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비영리재단 일생활균형재단WLB연구소가 지난해 10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일과 삶의 균형이 흐트러지면서 '졸림과 극심한 피로가 계속된다'는 응답이 62.1%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몸이 자주 아파 병가를 낸 사람도 24.1%로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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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 균형이 붕괴되면서 발생한 문제(직장인 1007명 대상/복수응답)
일과 삶의 비율은? 일 83% / 개인 활동 및 여가시간 17%
출처: 일생활균형재단 산하 일생활균형재단WLB연구소 //
한 조사에서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도 업무에 대한 압박감으로 두통, 소화불량, 수면장애, 근육통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산하 기구인 국제암연구소(IRAC)는 2007년 20년 이상 야간에 작업을 하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야간작업을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살충제 성분인 DDT와 나란히 '2A 발암물질'로 규정돼 있습니다.

■ 일주일에 52시간…'저녁 있는 삶'으로 직장인 고통 줄어들까?

지난 28일, 일주일에 52시간만 일하도록 하는 새 근로기준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개정된 법안이 실제 업무 부담을 줄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야근과 주말 근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월급이 줄어드는 데다가 집에서 일하게 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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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완섭/서울 여의도동]
"'근로시간 줄어든 게 당연히 추세다'라는 생각은 있었고,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빨리 근로시간 단축된 거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수남/섬유공장 근무]
"우리는 일한 시간만큼 받는데 근무 시간이 줄면 남는 게 뭐 있어요. 저축을 한 달에 20만 원 했다고 하면 이제는 20만 원도 못 하는 거죠. 마이너스죠." //
10명 중 8명의 직장인이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하고 과중한 업무로 신체적 고통까지 호소하는 상황에서 장시간 근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이뤄져 있습니다. 다만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 간, 근로자 간에 또 다른 격차를 만들어내지 않도록 보완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