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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북·미 대화 전 남북회담? 우리 정부 부담될 듯"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3월 5일 (월)
■ 대담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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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용, 북·미 대화 연결시키는 가장 최전선에 있는 분
- 조건부든지 무조건부든지 비핵화 하겠단 답 받는 게 큰 숙제
- 1박 2일 너무 짧아, 이미 상당 부분 의견 교환 이뤄졌을 듯
- 핵무기 완성 선포했는데 비핵화 참여? 상당히 힘든 문제
- 트럼프, 핵폐기 동결이란 긴 프로세스 좋아하지 않아
- 비핵화 약속 없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논의 부담



▷ 김성준/진행자:

앞서 전해드린 대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투톱의 특사단이 평양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발표된 예정대로라면 지금 6시 17분이니까 이미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하는 만찬에서 김정은을 만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북미 대화를 위한 중재자로 나선 우리 정부. 비핵화와 관련해서 김정은으로부터 어떤 답변을 갖고 돌아올지 주목이 됩니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누가 대표로 가야되느냐,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 논란이 많았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정의용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투톱이 방문하게 됐는데. 어떻게 구성은 괜찮게 된 것 같습니까?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정의용 실장은 아무래도 북한 문제 관련한 대미, 대중, 대일. 그런 한반도 주변국들과의 외교를 담당하는 분이고. 서훈 원장은 아무래도 남북 관계에 상당한 경험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전문가 두 명이 갔지만 두 분이 집중하는 국가는 다른 부분. 그래서 상당히 역할 분담을 잘 할 수 있는 두 명의 전문가가 갔다. 이렇게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추측컨대 이렇게 되면 정의용 실장이 내일 돌아온 다음에 곧바로 미국에 갈 가능성이 높을 것 같죠.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네. 아무래도 지금 북미 대화를 연결시켜야 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정의용 실장이 결국은 미국을 염두에 두고 이번에 북한 대표단에 참여를 한 것이고. 결국 아마 가서 미국의 입장을 북한에 전달하고. 또 북한의 입장을 받아서 다시 미국으로 가게 되는 거죠. 그래서 결국은 북미 대화를 연결시키는 가장 최전선에 있는 분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번 특사단의 임무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지만. 본질은 결국 한반도 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이고. 좀 더 직접적인 목적이랄까.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북미 간에 대화를 하라고 중재를 하는 거겠죠?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네. 지금 북미 대화가 그렇게 표면적으로 쉬워보이지가 않아요. 미국 입장은 북한 비핵화 없이는 대화가 진전될 수 없다. 한국이 얘기하는 소위 양쪽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조치를 통해서 무언가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려고 하는 입장인데. 미국은 그런 물꼬가 터지더라도 본 핵 대화로 가기 위해서는 결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 된다는 입장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가서 북한이 비핵화 하겠다. 이게 조건부든지, 무조건부든지. 북한이 비핵화 하겠다는 답을 받는 것이 아마 저희가 가장 큰 숙제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게 사실 이번에는 그래도 김정은이 적극적인 것 같아서 분위기가 다르기는 합니다만. 김대중 정부 시절도 보면 임동원 특보가 특사로 갔었을 때. 이게 비핵화 얘기 꺼내다가 제대로 꺼내지도 못하고, 김정일을 아예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온 적도 있잖아요. 이 비핵화라는 게 김정은 입에서 우리 비핵화 할래? 이게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그러니까 저도 걱정인데. 이미 미국에서는 대북 군사 옵션 얘기도 나왔고. 작년 10월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북 군사 옵션을 검토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해요. 그래서 이게 한 6개월 정도 검토가 진행된다고 하면 4월 달에는 한미연합훈련도 예정되어 있지만 트럼프 손에 대북 군사 옵션이 쥐어진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북한도 이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같은 생각이고. 북한이 국내적으로 핵무력 건설 완성했다고 다 선포해놨는데 비핵화 대화에 참여한다는 것도 내부적으로 상당히 힘든 문제인데. 미국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저도 북한 김정은의 입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사실 또 어떻게 생각하면 비핵화라는 말 꺼내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일단은 전격적으로 김정은이 먼저 우리 개혁하자, 대화하겠다. 이렇게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비핵화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인 얘기를 꺼내면서 대화를 하자. 그러면 미국 입장에서도 너희 비핵화 먼저 해라, 그 다음에 대화하자. 이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저도 계속해서 김정은이 얘기했던 것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을 개발하는 것이고. 핵을 먼저 쏠 용의는 없고, 미국에 대한 억지용이다. 이런 얘기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아마도 이런 분위기에서 먼저 치고나가는. 즉 한반도의 평화를 사랑하는 북한 입장. 그러기 위해서 무언가 미국이 이러한 대북 적대시 정책을 해소해주는 입장의 변화를 보여준다면 북한도 핵을 폐기하고 비핵화로 나갈 수 있다. 이러한 용의가 있다. 아마 이러한 정도의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저도 조금 조심스럽게 예측은 해보는데. 한 번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메시지가 나오는지.

▷ 김성준/진행자:

그 정도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파격적인 거겠죠? 그것 이상은 좀 힘들겠죠?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제가 보기에는 조건부라 하더라도 비핵화 할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만 나온다면. 제가 보기에 미북 대화는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문제는 무엇이냐면 트럼프 입장에서는 이전에 북미 대화가 가지고 있던 단계적 핵 폐기라든지, 핵 동결로 가고 그 다음에 비핵화로 간다. 이러한 상당히 긴 프로세스를 좋아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핵 폐기의 청사진을 가지고 그래서 핵 폐기를 추진하려고 할 텐데.

▷ 김성준/진행자:

어쨌든 그 긴 프로세스라는 것은 한 번 실패를 한 셈이니까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그렇죠. 그것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그래서 아마 핵 폐기, 비핵화의 용의를 김정은이 보였을 때 북미 대화를 시작하고 북미 간에 마주앉아서 이것 봐라? 얘기한 것보다 틀리네. 북한이 또 꼼수를 부리네? 아마 이러한 입장이 다시 되풀이될 경우에. 그 때는 북미 대화가 아니라 북미 간에 상당히 긴장이 악화될 수 있는. 그래서 이러한 것들이 좀 우려스럽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 김성준/진행자:

당장 애초에 우리 특사단이 뭘 갖고 갔을까요? 북한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하러 갔을까요? 그게 참 궁금한데.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제가 보기에 이게 너무 짧아요. 1박 2일이란 말이에요. 그래서 이게 아까 임동원 통일부 장관 말씀도 하셨지만. 가서 김정은의 입장을 듣고 조율하고 이러기에는 1박 2일이 너무 짧거든요. 그래서 아마 어느 정도 평창올림픽 때 왔던 북한 대표단과 함께 어느 정도 이번 특사단이 갔을 때 입장을 조율할지가 상당 부분 의견 교환이 미리 돼있지 않은 것인가.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고.

▷ 김성준/진행자:

예. 오늘도 그런 얘기가 좀 나오더라고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그래서 아마 북한이 가장 원하는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북미 대화. 여기에 대해서 어느 정도 좁혀진 입장을 확인하는. 그러한 정도의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남북 간에 화해와 협력 차원에서의 여러 가지 조치들. 예를 들자면 금강산 관광 재개라든지, 개성공단 재개라든지. 이런 것들이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기본적인 약속 없이 남북 간의 약속만으로 다시 논의가 되기는 조금 부담이 있죠?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예.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말씀을 하셨듯이. 여건이 성숙되어야 한다, 여건이 갖춰져야 된다. 남북한 간에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서는. 그런데 이것이 미국만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 한미 관계 그리고 북미 대화 없이 남북정상회담을 갔을 경우에 한국이 상당히 난처한 입장에 처할 수밖에 없거든요.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이 또 균열되고, 갈라지고, 다른 입장으로 갈 수밖에 없고.

또 남북정상회담 해서 더 되돌릴 수 없을 정도까지 남북 관계가 발전했는데 갑자기 북한이 발을 뺄 수도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은 이전에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남북정상회담도 미국과의 조율 상태에서 이뤄졌었고. 그래서 그러한 경험을 살려본다면 우리가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 그리고 남북한 간의 관계가 같이 가는 것이 결국은 우리의 전략적 이익과 부합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순서상 예를 들어 이번에 특사단이 북미 대화 이전에 전격적으로 남북정상회담 성사. 이런 카드를 받아서 갖고 올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겠네요.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글쎄요. 그렇게 미리 속도를 조절하지 않는다면. 아마 한국 정부 입장에서도 외교적으로 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정의용 실장이 미국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 대화에 대해서 논의했을 경우에. 결국 지금 미국의 입장은 상당히 강경하거든요. 그래서 결국 비핵화에 대해서 계속 고집을 하고 있고. 또 비핵화 논의 중에도 대북 제재를 해제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강한 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좀 속도 조절을 해가면서 같이 가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이익과는 맞겠죠.

▷ 김성준/진행자:

어쨌든 지금까지 나온 정보나 보도 내용으로 봐서는 평창올림픽 동안 북측 인사들과 우리 정부가 꽤 많이 조율했고. 그 조율의 결과를 가지고 평양을 갔다는 느낌은 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네.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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