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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문재인 대통령, 대북특사로 갈 뻔했었던 사연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3월 2일 (금)
■ 대담:SBS 원일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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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대북특사 파견 패턴은 전쟁위기와 남북관계 개선
- 아프간 인질 사태만 아니었다면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 특사로 갈 뻔
- DJ 정부의 대북밀사는 누가 뭐래도 박지원
-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땐 박철언과 장세동이 특사
- 박정희 정부땐 청산과리 무용담으로 유명한 이후락이 특사
- YS땐 카터 전 대통령이 특사 노릇, 김일성 사망으로 회담 무산
- 임종석은 국내 정치적 부담때문에 힘들 듯
- 대통령 복심, 경험, 김여정 김영철과 안면…종합해보면 서훈이 0순위



▷ 김성준/진행자:

<원일희의 '왜?'> 해설의 명수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원일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특사 파견을 하겠다. 이것을 공식화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통보를 했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네. 전화 통화에서 밝혔죠.

▷ 김성준/진행자:

일단 누가 언제 간다는 것인지는 나왔나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조만간. 보낸다. 까지 나오고 누가 어떤 메시지를 갖고 간다는 것까지는 나오지 않았어요. 조만간이라고 해봐야 20일 전 파견이 유력해요. 패럴림픽 끝나기 전이고요. 평창 동계올림픽 동력이 꺼지기 전이기 때문에. 20일 전까지는 파견할 것이고. 다음 주 중에는 바로 발표가 될 것 같아요. 누가 유력한지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제가 말씀을 드릴게요. 명단들이 지금 쭉 나오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대북특사 파견의 패턴이 있잖아요.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 그런 전쟁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서 대북특사 가는 경우도 있었고. 남북 관계가 개선이 돼서 정상회담이 임박하다고 하면 막후 조율을 하기 위해서 갔다 오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상황은 둘 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대북특사가 있고 대북밀사가 있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번처럼 이렇게 결국 누가 가는지, 또는 어떤 메시지를 갖고 가는지, 언제 가는지. 이런 게 밝혀진 공개적인 특사는 굉장히 드물었던 것 같은데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2007년도에 김만복 국정원장이 방북할 때를 그래서 언론에서는 대북특사로 얘기하고요. 그 전에는 전부 다 대북밀사라는 용어를 썼죠. 대단한 차이가 있는 게 아니고요. 몰래 갔다 와서 갔다 온 다음에 갔다 왔습니다 하면 밀사고요. 보내겠습니다 하고서 보내면 특사인데. 이번 경우에는 특사인 거죠.

▷ 김성준/진행자:

과거 정부 때마다 하여튼 진짜 고비 때마다 특사들이 많았었는데. 공교롭게도 박근혜, 이명박 지난 보수 정권 9년 동안은 대북특사가 없었죠. 그만큼 남북 관계가 그야말로 문이 닫혔던 시기인 것 같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굉장히 오랜만이에요. 대북특사라는 말 자체 들은 것도 국민 여러분들도 한 10년 만에 들으실 텐데. 거꾸로 올라가면 박근혜, 이명박 정부 때는 없었고요. 말씀하신 대로. 노무현 정부 때는 2명이나 있었어요. 2005년도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해서 김정일 만났죠. 2차 남북정상회담의 원칙을 합의하고 왔고요. 2007년도에는 공개적으로 김만복 국정원장이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서 조율을 했죠.

▷ 김성준/진행자:

큰 성과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없었기는 했지만. 어찌 됐든 김정일이 그 당시에 남한으로 내려와서 답방하는 게 DJ 정부 때부터 계속 지속적인 우리의 요구 사항이었거든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기는 있죠. 그 때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갈 뻔했고, 가려고 했었는데 아프간 인질 사태가 터졌고. 그 일을 수습하기 위해서 비서실장은 있어야 했으니까 그래도 결국은 국정원장이 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기는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사실 대북 특사, 밀사 그러면 가장 가까운 역사에서는 1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김대중 정부 당시의 대북특사가 제일 하이라이트 아닌가 싶네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하이라이트고요. 지금 생각해도 아주 짜릿하죠. 소름이 쫙 돋는데. 역시 DJ의 복심은 박지원이었구나. 동교동계 가신들 다 제끼고 베이징 가서 송호경 만나고 왔었다는 대북밀사가 확인되는 순간부터 언론과 기자들은 당시 박지원이라는 사람에게 DJ의 복심은 역시 박지원. 이렇게 된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권노갑, 한화갑. 이런 양반들 다 그걸로 갔어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 때 기억나시죠. 박지원 현 의원이 그 당시 DJ 정부의 실세로 등장하는 그 계기가 2000년 4월에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6.15 정상회담을 원칙적으로 합의한 거예요. 그러고 난 다음에 임동원 국정원장도 방북을 했죠. 그리고 북핵 개발 위기가 터지고 그러면서 해소한다고 왔다 갔다 했는데. 결국은 DJ 정부 때의 대북밀사, 역시 누가 뭐래도 박지원이죠. 그 공이 컸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그리고 사실 어떤 면에서 보면 박지원 의원은 그 때 북한 갔다 온 것 가지고 아직도 정치적으로 잘 활용하고 계시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네. 사실은 김정일 사망 3주기 때 방북했거든요. 그런데 국민들이 잘 기억을 못해요. 박지원이 북한 가서 방북하고 그런 것을 잘 기억 못하고. 오히려 1차 남북정상회담의 막후 조율로 박지원 대북밀사. 이것만 기억나는 거예요. 본인도 그 때의 자기 역할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도 가장 자부심이 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DJ 정부부터 노무현 정부 때까지만 대북특사가 있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의외로 남북 관계가 최악이었던 군사 정부 때 대북밀사가 많았어요. 기억나시는지 모르겠지만 전두환, 노태우 군사 정부 때도요. 85년도 기억나세요? 정말 서슬 퍼럴 때였잖습니까. 박철언 당시 실세, 안기부장 특보 방북했잖아요.

그래서 이산가족 고향 방문단이라는 게 그 때부터 시작돼요. 사실은. 그리고 85년도에 장세동 안기부장이 또 비밀리에 갔다 오잖아요. 김일성을 그 때 만납니다. 그 때 우리가 갔었던 이유는 88올림픽을 공동 개최하자고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메시지를 전달했어요. 합의에 실패를 했죠. 그러나 그 때 장세동 안기부장이 갔다 오면서 역시 세기는 세다. 그 때는 갔다 와서 한참 뒤에서야 알려졌으니까. 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박정희 철권 정치 때도 이후락 정보부장이 72년도에 올라가서 김일성 면담하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게 일종의 그야말로 효시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효시죠. 시작인데. 청산가리 기억나시죠? 청산가리 무용담.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그런데 그게 거짓말인지 사실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믿거나 말거나 아무도 모르지만. 청산가리를 캡슐로 만들어서 그것을 주머니에 넣고 갔다는 것 아니에요?

▷ 김성준/진행자:

자기가 인질로 잡히거나 그럴 경우에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여차하면 입에다 털어 넣겠다고 해서 갔는데. 손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캡슐이 녹아서. 이 청산가리를 먹을 수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른다고 나중에 무용담처럼 믿거나 말거나 나왔는데. 어찌 됐든 무사히 내려오고.

▷ 김성준/진행자: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은.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무사히 내려왔고. 그 결실은 의외로 컸어요.

▷ 김성준/진행자:

굉장히 컸죠. 그 엄혹하던 시절에.

▶ SBS 원일희 논설위원:

7.4 남북공동성명이 그것으로 성사되는 것이거든요. 지금 생각을 해보면 그 무용담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남북 간의 어떤 공식 채널보다는 이런 밀사, 대북특사. 이들을 통해서 주고받는 메시지. 이게 이렇게 변곡점이 되고 결정적인 타결점이 된다는 점. 이번으로 우리가 거슬러 다시 올라와 보면. 김여정이 왔죠, 김영철이 왔죠. 특사 맞잖아요. 그리고 이방카도 일종의 특사 역할을 하고 간 거예요. 이번에. 그러면 호응 차원에서 우리가 대북특사를 보내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 통화로 알렸는데. 굉장히 잘 한 것으로 평가를 받더군요.

▷ 김성준/진행자:

야당은 미국에 특사 먼저 보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어쨌든 미국과 긴밀하게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 자체는 점수를 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 때 남북정상회담 할 때 우리 특사 왔다 갔다 하고 그랬잖아요. 지금 진행되는 모든 일을 우리가 숨 쉬는 소리까지 미국에 알려줘라. 미국에 알려줘서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지 못하고 한미 간의 의심이 털끝만큼도 있으면 남북정상회담 성사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는 문재인 정부도 그런 DJ 정부 때의 기조와 트랙은 잘 밟고 있는 거예요. 야당의 공격은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 제가 이따 또 말씀을 드리겠지만. 재밌는 것은 특사 얘기를 하다 보니까 딱 한 정권이 빠져요. YS 정권 때. YS 정권 때 특사가 없었어요. 제 기억에. 자료를 찾아봐도 없어요.

▷ 김성준/진행자:

그 때는 특사가 아니라 사실은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가서 특사 노릇을 해준 것이니까.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죠. 그런데 남북정상회담이 그 당시에 사실상 성사 직전이었잖아요. 카터가 판문점으로 내려와 주미 대사관에 와 기자 회견을 했잖아요. 기억나시죠?

▷ 김성준/진행자:

제가 그 때 남북정상회담 방송 준비팀에 들어가 있었어요. 그러다가 몇 주 있다가 졸지에 그게 김일성 사망 보도팀으로 바뀌었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러게나 말입니다. 김일성이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무산되기는 했지만. 사실 대북 수사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때를 주목하고 있어요. 94년이지 않습니까. 정말 한반도에서 전쟁 난다고 미국에서 파다할 때였거든요. 미 국방부가 영변 핵 시설 폭격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직전에 김일성이 카터를 초청한 거예요. 카터가 갔죠. 대동강에 배를 띄웠죠. 둘이 거기서 밥을 먹고 돌아와서 카터 전 대통령이 딱 두 가지를 얘기했잖아요. 만나보니 김일성이 전쟁 의지가 없더라. 그 증거로 남북정상회담 한다더라. YS에게 통보를 했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것을 하려면 우리가 특사를 보내서 조율을 했어야 했는데. 김일성이 덜커덕 사망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는데. YS는 그러나 자기가 전쟁 막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카터가 막기는 한 거죠. 다시 돌아와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 누가 갈 것인가가 정치권에 지금 분분한데. 현실적으로는 서훈 국정원장이 가장 유력하다고 합니다. 이낙연 총리는 본인도 가고 싶어 하고 욕심도 있지만, 시켜만 주시면 가겠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좀 어려운 것 같고. 직책으로만 놓고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비서실장인 임종석 실장 가는 게 좋기는 한데. 이게 내부적으로, 국내적으로 임종석이라는 사람이기 때문에.

▷ 김성준/진행자:

아마 과거 때문에.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국내 정치적 부담 때문에 힘들지 않겠느냐. 나름 합리적인 분석이잖아요. 결국 대통령의 의중, 복심, 대북 경험, 김여정과 김영철과의 안면 경험. 이런 것을 다 종합해보면 그래도 서훈이 제일 낫다. 이런 얘기인데. 그것은 다음 주에 보시자고요. 중요한 것은 메시지거든요. 이게 비핵화를 위한 대북특사 대화라면 OK인데. 김영철이 와서 엉뚱한 소리 하고 갔잖아요. 우리는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앞부분은 딱 빼고 뒷부분만 발표했단 말이에요. 하늘과 땅이거든요. 핵보유국으로서 대화를 하겠다는 북한과 비핵화 아니면 대화 안 하겠다는 미국 사이에서 우리 정부 입지가 좁은데. 과연 우리 대북특사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 양쪽을 어떻게 만족시킬지 지켜 볼 일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 접점을 찾는다는 게 사실 진짜 모래밭에서 바늘 하나 찾는 정도의 어려운 일일 것 같은데.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대북특사와 함께 대미특사.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사를 하든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방미를 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쉽지는 않겠지만 미국과의 조율과 미국과의 신뢰 유지. 대북특사만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굉장히 신경 쓰고 있는 대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습니다. 다음 주 주목해 보겠습니다. 여기까지 하죠. 지금까지 원일희 SBS 논설위원이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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