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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단독] 경기장 음주, 보안요원 폭행까지…'안하무인' 러시아 아이스하키 대표팀

평창올림픽에서 금지된 러시아 국가를 시상식에서 부르는 선수단
독일과 결승전에서 극적인 연장 골든골로 정상에 오른 러시아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경기력과는 동떨어진 수준 이하의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수들은 이동하는 버스 안이나 경기장에서 수시로 음주와 고성방가를 했고, 스태프 한 명은 경기장 보안 요원을 폭행하고 도주했다가 경찰 조사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러시아 아이스하키 대표팀 스태프의 보안 요원 폭행
결승전이 열리던 지난 25일, 러시아 선수단은 오전부터 강릉하키센터 보안 요원들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외부 음식물을 경기장에 갖고 들어가지 못하는 규정을 무시하고 피자 60판을 반입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보안 요원들이 간신히 피자 반입은 막았지만, 러시아 대표팀은 한 술 더 떠 우승 축하를 위한 주류 반입도 시도했습니다. 보안 요원이 설명한 당시 상황은 이렇습니다.

강릉하키센터 보안 요원 (폭행 피해자)
“러시아 선수단이 피자 반입을 못해 성질이 나있는 상태에서 러시아가 우승해 버렸죠. 그러면서 걔네들이 대기실에서 마실 요량으로 주류 반입을 계속 시도했어요. 근데 그것도 제지를 당하고 어떤 방법을 써도 통과가 안 되니까 아예 검색에 불응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 문제는 폭행 사건으로 커졌습니다. 러시아 대표팀의 한 스태프가 검색에 불응하고 막무가내로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했고, 이를 막아서는 보안 요원에게 물리적인 힘까지 행사한 겁니다. (이 스태프는 신장이 2m를 훌쩍 넘고 몸무게가 130kg에 달하는 엄청난 거구였습니다.)

강릉하키센터 보안 요원 (폭행 피해자)
“핸드 스캐너로 검사를 해달라고 했는데, 그냥 저를 밀치고 들어가서 저는 양팔 벌리고 막았죠. 그런데 워낙 체급차이가 많이 나니까 (제가) 출입구 문 앞까지 밀렸어요. 그리고 (중략) 그 와중에 갑자기 저를 그냥 던지더라고요. 그 사람은 저를 밀었는데 제가 그냥 날아가 버렸어요. 한 4~5m쯤? CCTV 영상을 경찰이 보여줬는데 영상에서 제가 갑자기 사라지더라고요. 영화에서 보면 엑스트라가 주인공한테 맞으면 막 날아가잖아요. 그것처럼 날아갔어요.”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폭행 당한 보안 요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가해자인 러시아 스태프는 선수단 버스 대신 다른 차를 타고 도주했습니다. 다행히 경찰이 러시아 선수단 파티 장소까지 가서 이 스태프를 찾았지만, 가해자는 강릉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도중에도 “보안 요원이 다친 줄 몰랐고, 큰 문제라 생각 안 해서 자리를 떴다”고 핑계를 대며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해자인 보안 요원은 국가적인 행사를 치르면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크게 퍼지지 않게 하기 위해 병원 CT 촬영 검사비 등만 받고 합의를 해줬지만, 가해자의 뻔뻔한 태도를 생각하면 괜히 합의를 해준 것 같다고 후회했습니다. 진정한 사과도 받지 못한 채 문제를 덮으면서 러시아 스태프는 다음날 무사히 출국했고, 피해자는 X-ray와 CT촬영 결과 지연 출혈 가능성이 있어 지금도 병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 선수들의 불법 주류 반입과 음주
우승 후 경기장 내 라커룸에서 음주 중인 러시아 선수단
스태프의 폭행과 별개로 선수들의 행동도 상식 이하였습니다. 경기장에 출입하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검문 검색을 최소 한도로 하는 점을 이용해 러시아 선수들은 수시로 경기장에 음식물과 주류를 갖고 들어갔습니다. (또 경기가 끝나고 이동할 때는 버스 안에서도 종종 맥주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폭행 사건이 있던 당일에도 끝내 경기장에 주류를 반입한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서 샴페인을 터뜨리고 각종 술을 마셨습니다. 또, 규정 위반을 자랑이나 하듯 이 영상을 버젓이 SNS에 올렸습니다. 러시아 선수단 전체에 대한 도핑 징계로 러시아 국가나 국기 사용이 금지됐지만, 이들은 시상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무시한 채 러시아 국가를 불렀고, 러시아 국기를 사방에 걸어 놓고 우승 파티를 했습니다.

현역 NHL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한 이번 대회에서 러시아는 최고 스타들을 보유한 팀이었습니다. NHL 통산 918포인트에 빛나는 주장 대추크와 NHL 득점 왕 출신의 코발축은 NHL에서도 레전드로 통하는 선수들입니다. 이 때문인지 러시아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시종 안하무인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대회 기간 러시아 선수들을 옆에서 지켜 본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들이 과연 금메달을 목에 걸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러시아 아이스하키 선수단 버스 기사
“(러시아 선수들은) 귀족 행세를 한다든가, 나 뿐만 아니라 자기 팀이 아니면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선수들이 경기는 잘하지만 인품 자체는 0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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