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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기억 없다더니…대화 내용까지 또렷한 박재동

<앵커>

우리 사회의 성폭력 폭로 집중적으로 전해드립니다. 어제(26일) 8시 뉴스는 현직 웹툰 작가의 용기있는 고백을 통해 시사 만화계 거장 박재동 화백의 성추행·성희롱 의혹에 대해 보도( ▶ [단독] 만화계도 '미투'…"시사만화 거장 박재동 화백이 성추행")해 드렸습니다. 박 화백은 성추행은 물론 만난 사실조차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는데, 지난해 통화내용과 어제 해명을 보면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장세만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성추행 의혹은 지난 2011년 8월 결혼을 앞둔 이태경 작가가 만화계의 거장인 박재동 화백을 만나 주례를 부탁하는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이 작가는 박 화백이 자신의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려 했는가 하면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성희롱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고통스러운 침묵을 깬 건 5년 뒤인 지난 2016년이었습니다. 만화가협회에서 만화가 성폭력 사례집을 만들 때 이 작가는 당시 사건을 협회에 제보했고 해당 내용이 실렸습니다.

사례집에 가해자·피해자 모두 익명으로 처리돼 있었지만 만화계에서는 가해자가 박 화백이라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그러자 박 화백은 이 작가에게 전화를 걸어와 제보 여부를 1시간 넘게 따져 물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통화 내용을 들어보면 박 화백은 이 작가를 만났던 사실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뺌합니다.

[박재동-이태경 통화 (지난해) :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기억이 안 나는데 내가 기억이 안 나, 기억이 안 나는데…. (이런 식으로 하시는 것보다는 명명백백하게 가서 밝히시는 게 제 생각에는….)]

하지만, 전혀 만난 일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그런데 어제 SBS 보도가 나간 뒤 박 화백은 당시 이 작가와 나눴던 구체적인 대화 내용까지 분명히 기억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박재동 화백 인터뷰 (어제) : (과거에) 두 사람을 사귀었다, 나중에 한 사람하고 결혼했는데 상실감이 크더라.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이태경 작가를 희롱하려고 했다거나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당시 만남과 대화 내용까지 기억하고 있으면서도 유독 성추행과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는 겁니다.

취재진은 당시 성추행 의혹의 경위를 묻기 위해 오늘도 계속 연락을 시도했지만 박 화백은 전화를 피한 채 침묵하고 있습니다.

[모르쇠 한다고 그런 일이 없어지진 않아요. 없어지는 일이 아닌데. 그분이 모른다고 모른다고 해도 없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건 아셨으면 좋겠어요.]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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