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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파키스탄, 인면수심 6살 여아 성폭행범에 사형 선고

송인호 기자 songster@sbs.co.kr

작성 2018.02.25 11:53 수정 2018.02.25 14: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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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파키스탄, 인면수심 6살 여아 성폭행범에 사형 선고
쿠란 경전 수업을 받고 집으로 귀가하던 6살 소녀 '자이나브'를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인면수심의 20대 남성에 사형 선고가 내려졌습니다. 파키스탄의 대테러 담당 법원이 지난 17일,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신속한 판결을 내린 겁니다. 24살의 임란 알리가 6살 여아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이 사건은 당시 파키스탄 전역에서 자이나브를 추모하고, 살해범 수사에 미온적인 주 정부와 경찰을 규탄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파장이 컸습니다. CNN 등 외신들도 앞다퉈 주요 뉴스로 이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자이나브'를 추모하는 파키스탄 시민들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살해범의 또 다른 범행이 공개됐습니다. 펀자브 주 검찰은 공소장에서 살해범이 지난 18개월 동안 자이나브를 포함해 모두 9명의 소녀를 성폭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원은 이 혐의를 모두 인정해 사형과 별도로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또 자이나브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막대한 벌금도 부과했습니다.

살해범은 자이나브의 이웃에 사는 파트타임 건설 노동자로 밝혀졌습니다. 파키스탄 전역에서 시위가 일자 주 정부와 경찰은 자이나브 주변에 사는 남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탐문 수사와 DNA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1,150명의 남성 DNA를 수집해 살해 현장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하는지 대조했습니다. 그 결과 DNA가 100% 일치하는 남성을 찾아냈고, 경찰은 이 남성을 긴급 체포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벌여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자이나브' 살해범, 24살 임란 알리펀자브 주 정부와 경찰은 살해범 체포 소식을 공개 기자회견까지 열어 발표했습니다. 아울러 살해범의 얼굴과 인적 사항도 공개했습니다. 주 정부와 경찰의 태도가 달라진 건 바로 시민들의 힘이었습니다. 천사 같은 여자 아이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임에도 경찰 수사는 미온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이나브가 사는 카수르 지역에서 주민 수백 명은 경찰서를 항의 방문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며 거세게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총을 쏴 2명이 숨졌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자이나브의 장례식이 치러진 후 시위는 파키스탄 전역으로 확산했고, 시민들은 'Justice for Zainav'(자이나브를 위한 정의)라는 관련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등 지구촌이 살해범 체포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결국 이런 시민들의 노력이 파키스탄 공권력을 움직였던 것입니다.
경찰 수사를 촉구하는 시민들나중에 드러난 사실이지만, CCTV를 확보한 경찰은 유력 용의자로 24살 알리를 긴급 체포했습니다. 그런데 증거 불충분으로 남성을 풀어줬고, 그 후 이 남성은 턱수염을 깎는 등 신분을 속이기 위해 변장까지 했습니다. 또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슬람 경전을 외우며 신성한 척 행동까지 했습니다. 수사를 조기에 끝낼 수 있었는데 경찰이 결정적 실수를 한 겁니다.
딸 '자이나브' 사진을 보여주는 아버지살해범의 변호사인 '메허 샤킬' 변호사는 4일 동안 진행된 재판 도중 변호사 임무를 포기했습니다. 살해범의 자백과 목격자들의 증언이 잇따르자, 도저히 양심을 가진 변호사로서 살해범을 변호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재판관의 판결 이후 자이나브의 어머니는 재판부에 공개 처형을 요구했습니다. 자이나브가 살해된 현장에서 살해범을 교수형에 처해 달라고 울며 호소했습니다. 자이나브가 살해된 카수르 지역은 지난 2015년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는 일명 '소아 성애자'들이 대규모로 적발될 정도로 악명을 떨치는 곳입니다. 제2, 제3의 자이나브가 나오지 않도록 파키스탄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