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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클로이 김도 외친 '행그리'….배고프면 부부싸움도 늘어난다고?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18.02.25 10:03 수정 2018.02.25 11:4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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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라이프] 클로이 김도 외친 행그리….배고프면 부부싸움도 늘어난다고?
지난 13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계 미국인 클로이 김 선수가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환상적인 경기력도 화제였지만 클로이 김 선수의 톡톡 튀는 SNS도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클로이 김 선수는 경기 중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아침으로 샌드위치를 먹고 왔어야 했는데, 괜한 고집 때문에 안 먹었다"며 지금은 배고파 화가 난다"는 글을 올려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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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김 트위터 원문 그래픽 //■ "밥 못 먹었더니 행그리해"…알고 보니 과학적인 근거 있다?

클로이 김 선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행그리(hangry)'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요. 이 단어는 배고파서 화와 짜증이 밀려오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배고픈'이란 뜻의 헝그리(hungry)와 '화난'이란 뜻의 앵그리(angry)가 합성된 단어인 행그리는 지난 2015년 옥스퍼드 사전에 신조어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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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그리(hangry)란? '배고픈'이란 뜻의 헝그리(hungry)와 '화난'이란 뜻의 앵그리(angry)가 합성된 단어
배고파서 화와 짜증이 밀려오는 상태 //
한 번쯤은 바빠서 끼니를 거르거나, 먹고 싶은 음식을 참으면서 다이어트를 해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행그리도 느껴보셨을 텐데요. 밥을 굶은 날은 왜 짜증이 나고 스스로 예민해졌다고 느끼는 걸까요? 사실 행그리라는 단어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습니다.

■ "한끼 안 먹었을 뿐인데 짜증나"…포도당이 부족한 '뇌' 때문?

텍사스 A&M대 건강과학센터의 공인영양사인 브렌다 부스티요스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포도당이 뇌 활동의 필수 연료라고 설명했습니다. 부스티요스에 따르면, 포도당은 뇌의 집중력과 사고력을 돕고 자제력을 유지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식사를 건너뛰면 뇌에 필요한 포도당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허기를 느끼게 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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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다 부스티요스 / 텍사스 A&M대 건강과학센터 공인영양사]
"식사 사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 뇌가 사용하는 포도당은 줄어듭니다. 그 수치가 너무 낮아지면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에 음식 섭취가 중요합니다." //
배고픔이 계속되면 우리 뇌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기 시작합니다. 자제력이 부족해진 우리 몸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가 되고 화와 분노를 조절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음식을 정상적으로 섭취했을 때보다 배가 고픈 상태에서 짜증이 더 쉽게 표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조지워싱턴 의과대의 마이클 나이트 교수는 "배가 고프다는 것은 우리 뇌가 연료를 더 필요로 한다는 신호"라며 "초콜릿 등 단것을 먹으면 기분 좋아지는 이유도 혈중 당 수치가 올라가게 되면 뇌는 연료가 들어온 것을 느끼고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라이프/25일 10시] 클로이 김도 외친 '행그리'….배고프면 부부싸움도 늘어난다고?■ 혈당 떨어지니 부부싸움도 늘어…무조건 굶는 식단, 건강도 망친다

행그리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은 100쌍 이상의 부부를 대상으로 아침, 저녁 혈당 수치와 배우자와의 관계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그 결과 배가 고프면 부부싸움을 더 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역시 뇌가 자제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허기가 부부 사이 갈등의 빌미를 만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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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낮을수록 인형에 분풀이 정도 높아짐 //연구진은 여러 쌍의 부부에게 화의 정도를 묻는 대신 인형을 주고 화난 정도에 따라 이를 찌르게 했는데요. 그 결과 배가 고파 혈당이 떨어질수록 인형에 더 분풀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하이오주립대 연구 관계자는 "배우자와 관계가 좋다고 알려진 사람도 혈당 수치가 낮을 때 화를 더 냈다. 중요하게 논의할 것이 있으면 저녁 식사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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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진]
"두뇌는 우리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전체 칼로리의 20%를 소비할 정도로 에너지 부담이 큰 기관입니다. 배우자와 어려운 대화를 하기 전에는 배가 부른 상태인지 확실히 알아봐야 합니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음식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하면 행그리 증상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자제력이 떨어져 오히려 폭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극단적으로 굶기보다는 채소 위주의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을 조언합니다. 만약 식단 관리 중에 갑자기 허기진다면 적정량의 견과류나 토마토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